남자들이 참여하면 더욱 재미난 축제~

시민기자 서형숙

발행일 2013.10.07. 00:00

수정일 2013.10.07. 00:00

조회 1,929

우리 동네 안전지도 만들기

[서울톡톡] 아이를 데리고 잠시 공원으로 놀러 나온 준서 엄마도, 취직이 어려워 함께 사는 누나 눈치를 보는 혜진이 외삼촌도, 마음이 답답한 살림살이에 지쳐 바람 쐬러 밖으로 나온 이웃집 남식이 아줌마도 신나게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축제가 있다. 올해로 7회째 열리게 되는 <서울여성문화축제>가 그것이다.

축제 제목 앞에 '여성' 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 이 축제는 남성들이 참여하면 더욱 의미가 있는 축제이다. 마을 주민들의 스스로 힘을 모아 준비한 이번 축제는 10월 12일(토) 오후 2시부터 영등포구 원지공원에서 열리게 된다.

축제 프로그램으로는 여러 가지 전시마당을 비롯해 시민들이 함께 어울려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과 상상마당, 우리 마을 안전지도 만들기, 책다방, 안전한 거리체험, 벼룩시장 등이다. 볼거리로는 지역주민들이 결성한 기타와 밴드 동아리, 마당극 공연과 예술초청 공연 등이 있다.

서울여성문화축제와 올해 주제의 배경

서울여성문화축제에서는 지역의 여성들이 직접 참여하여 본인들이 바라는 지역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것을 언어화하는 과정에서 축제로 탄생하게 되었다.

올해 '성폭력 없는 안전한 우리 마을' 이라는 주제로 행사를 이끌게 된 서울여성회는 "해가 갈수록 여성과 아동에 대한 극단적 범죄가 더 많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지원, 성폭력 범죄에 대한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즘 뉴스에서는 성폭력 관련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특히 아동성폭력의 경우 사건이 발생하면 국민 누구라도 함께 분노한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을 보도하는 태도, 사건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여전히 불편한 한계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된다"고 전했다.

사실 성폭력 범죄가 일어나면, 여성과 아동에게 사건예방과 발생의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피해자 유발론은 남성의 성과 여성의 성에 대한 차별적 고정관념을 전제로 할 것이다. 성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우려와 경각심 속에서 아동들은 수많은 성폭력 예방교육과 성교육을 받고 있으나 형식적인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올바른 관점을 가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에 서울여성회에서는 그 해결방법으로 "여성이 성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시작으로 지역사회가 아동과 여성에게 안전한 감시망을 만들고,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양성평등 가족문화 만들기(좌) 좋은 농산물 고르기 부스체험(우)

우리 동네 안전지도 만들기, 좋은 농산물 고르기 등 여러 행사 다양

서울여성문화축제는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축제이다. 하지만 주민들 자체적으로 해마다 행사를 준비하고 이끌어내면서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이 있다.

작년에도 행사장을 찾아가봤는데 다양한 체험 부스와 교육들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수입품과 국내산 농산물을 가려내는 방법과 몸에 좋은 우리 농산물에 대한 상식을 알려주는 부스가 있는가 하면, 많은 시민들이 눈으로 확인하고 먹어볼 수 있는 시식코너도 함께 했다.

온 가족이 가족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앙케이트와 설문등도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성 평등 가족실천'에 대한 설문 중에서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여성이 변기 커버를 올려놔야 하느냐, 남성이 변기 커버를 내려놔야 하느냐?'의 설문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소한 일로 치부된 일이었지만, 상대방 입장의 성에서 배려해 볼 수 있는 질문이라 많은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하기도 했다.

1인 가족으로 살고 있다는 한 여성이, 나름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들을 피켓에 적어 들고 나와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양한 형태로 변모한 요즘 핵가족화 시대에 대한 문제성과 여성 안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체험을 다 마친 시민들에게는 각 체험부스에서 준비한 기념품도 나눠줬다. 여성들에게는 호신술도 가르쳐주고 호루라기도 준비하여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해가 갈수록 여성과 아동에 대한 극단적 범죄가 많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때, 밖으로 끄집어내기 힘든 문제점들을 여성문화축제의 장으로 이끌어 내 진행될 이번 서울여성문화축제는 그 어느 해마다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축제 참여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안전성을 생각해보고,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성평등실천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한 사회로 변모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좋겠다.

■ 제7회 서울여성문화축제
 - 일 시: 2013년 10월 12일(토) 오후 2시~6시
 - 전시마당: 주제 기획 전시 및 회원모임 전시, 연대단체 전시 어울마당
 - 시민참여 부스: 살고 싶은 우리 마을 상상마당, 우리마을 안전지도 만들기, 책다방,
                         안전한 거리체험, 벼룩시장 등
 - 공연마당: 기타 및 밴드 동아리 공연, 마당극 공연, 초청 공연 등
 - 문의: 서울여성회 02-715-6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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