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문턱을 낮추는 서울 관광

admin

발행일 2010.06.08. 00:00

수정일 2010.06.08. 00:00

조회 1,621

이제 한류는 세계의 문화코드가 되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더욱 그 맹위를 떨치고 있다. 처음에는 인기 연예인들의 유명세로 시작했는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문화·관광을 넘어 우리나라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사실 의외로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노래와 드라마를 즐기고, 남대문이나 동대문, 명동의 골목골목을 서울 토박이들 이상으로 세세히 알고 있다. 더욱이 기본 수준 이상의 우리말을 구사하는 관광객을 만나기라도 하면 우리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류의 무대인 서울을 그리워만 하면서 한류 붐의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장애인들이다. 신체적인 장애 때문에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를 궁금해 하기만 했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리기 시작한다. 서울시는 국내 및 외국 장애인들에게 적합한 맞춤형 관광코스를 개발하여 아름다운 서울을 만끽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미 그 사전조사를 마쳤으며 국내외 장애인을 대상으로 11차례에 걸쳐 시범투어를 실시할 것이다. 여기에 초청되는 119명은 투어 전반에 걸친 타당성 조사 및 개선작업에도 참여하여 늦었지만 의미 있는 노력에 힘을 보탤 것이다.

그 제1탄으로 지난 5일 일본 도쿄에서 장애인 3명을 포함한 7명(활동보조인 3명, 기자 1명)이 입국하여 8일까지 4일간 시범투어가 이루어졌다. 시범투어 코스는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서울타워-남산한옥마을-남대문시장-난타공연 관람-명동-광화문광장 및 청계천-경복궁-인사동'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 남대문시장을 동행취재 하였다.

주인공이라고도 할 장애인 3명은 모두 현직 공무원들로 서울을 매우 잘 아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도쿄시 공무원인 후루야 씨로서 이번이 무려 14번째 한국방문이었다. 보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조심스럽고 신중한 걸음을 내딛던 그는 서울의 지하철에 대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차례 서울을 방문해 오면서 느낀 점은 지하철역에 구비된 장애인 편의시설들의 지속적인 향상이었다고. “이제는 서울 지하철이 일본의 경우보다 더 잘 되어 있습니다. 예전에 엘리베이터 찾기 힘들었던 때도 있었는데 말이죠. 또한 바닥이 평평하고 플랫폼과 선로의 간격도 넓지 않아서 안전감이 들었어요.” 충고도 빠트리지 않았다. “미안한 말씀이지만 버스는 아직 일본의 경우가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상버스가 흔한 것 같지도 않고요.” 이후에도 그의 애정 어린 조언은 다양한 부분에 이어졌다.

여성으로 역시 도쿄시 공무원인 아라이 씨에게 일본에서는 장애인투어가 활성화되어 있는지 물어 보았다. 휠체어를 탄 그는 이전부터 휠체어투어가 있기는 하지만 동호회 수준이라서 일반화된 상태는 아니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향후 상품화 될 서울의 장애인투어에 기대를 하는 눈치였다.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의 물가를 감안하면 해외여행이라지만 분명히 비용면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여진다.

니시토쿄시 소속으로 2010년 밴쿠버 장애인올림픽 아이스 슬레지 하키에서 일본팀의 은메달 획득에 기여한 다카하시 씨는 한국인 아내와의 여행과 쇼핑으로 시종 밝은 얼굴이었다. 다부진 체격에 자유자재로 휠체어를 움직이던 그였지만 장애인용 화장실을 찾지 못하자 불편한 모습을 숨길 수는 없어 보였다. 시범투어를 바탕으로 많은 후속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었다.

서울은 '뉴욕 타임즈'지로부터 2010년 가볼 만한 곳 3위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이고 매력적인 도시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위상에 걸맞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느 누구라도 불편 없이 서울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조만간 국내 장애인들의 시범투어도 아홉 차례에 걸쳐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오는 9월에는 중국인 장애인들의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이번 시범투어가 전원 공무원에 전원 친한파였다면 그 때에는 다른 직업과 한류초심자의 시각도 담아낼 수 있도록 구성해 볼 일이다. ‘가볼 만한 곳 3위’가 ‘가보니 좋은 곳 1위’에 오르기 위한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시민기자/박우진
parkwj@koi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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