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도움을 청하는데, 어떻게 하지?

admin

발행일 2010.04.22. 00:00

수정일 2010.04.22. 00:00

조회 1,990

상황 1: 명동 지하도 입구를 지나려는데 중국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말을 건다. 옆에는 휠체어를 탄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있고, 다급해보인다. 시쳇말로 '대략난감'이다. 그 때 빨간 조끼를 입은 두 명의 여성이 달려온다. 능수능란한 중국어로 대화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들은 이내 리프트담당자를 호출해 건너편으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알고 보니 그들은 길 건너 롯데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싶었던 것. 지하도가 있긴 하나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는 계단구조여서 리프트 이동기의 호출 버튼을 눌러 보았지만, 연결된 마이크로는 한국말만 흘러나왔던 것이었다.

상황 2: ATM기계에서 현금을 인출하려고 기다리는데 내 앞의 여자 두 명이 그 앞에서 토론을 하는 눈치다. 이윽고 고개를 돌리며 말을 걸어오는데 일본어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그들은 땀을 흘리고 있고, 한 명은 눈물까지 맺혀 있다. 도와주고는 싶지만 영어는 통하지도 않고……. 그 때 빨간조끼를 입은 남녀가 다가온다. 알고 보니 내일이 출국 날짜인데 현금을 인출하려고 했지만 불가하다는 메시지만 나와 당황했던 것. 그 카드는 결국 한국에서는 쓸 수 없는 것임이 밝혀졌고, 나이 지긋한 빨간 조끼 한 분이 선뜻 지갑을 열어 현금을 빌려 준다.

위의 두 상황은 실제 있었던 사례를 재가공한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빨간 조끼의 주인공들의 정체는? 바로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라 불리는, 능숙한 영어ㆍ일어ㆍ중국어 실력을 보유하고서 관광객들의 언어소통 어려움을 현장에서 바로 해결해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 신개념 관광안내원들이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은 명동, 남대문을 비롯해 신촌, 이태원, 동대문, 인사동의 총 6개 지역에 'Information'의 첫 글자인 ⓘ가 찍힌 빨간 조끼를 입고 조를 짜서 돌아다닌다.

한국관광공사에 의하면 일본의 골든위크(4.29~5.9)와 중국의 노동절연휴(5.1~5.3)에 약 15만 명이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한다. 길을 잃거나, 목적지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고 있는 외국인이 있으면 당황하지 말고 이들 빨간 조끼 안내원들을 찾아 연결해주자. 특히 중국인들 사이에서 여기 가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신촌(이대앞)에서 중국인들을 마주치게 되면 빨간 조끼 안내원들을 찾아보자. 안내원이 순회하는 코스는 신촌기차역(지상) → KOSNEY → 이대정문 →이대역 2번 출구 → 아지트스테이크 → 에스에이피엠 → 비스트로벅스 → 신촌 지구대다.

한편 한국 관광의 해와 G20 개최의 해를 맞아 외국어에 자신 있고 민간외교관으로 뛰어 보고 싶은 시민들은 관광안내원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외국어능력은 물론 길 안내 등 지리정보뿐 아니라 관광코스 소개 및 쇼핑 안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과 체력을 요구하므로 면접심사는 꽤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어렵게 선발된 정예멤버인 만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의는 서울시관광협회(02-757-7482)로 하면 된다.

하이서울뉴스/조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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