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놀이터

admin

발행일 2010.01.14. 00:00

수정일 2010.01.14. 00:00

조회 2,493



시민기자 석성득




긴 겨울방학을 아이들과 함께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 하루쯤 시간을 내서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향해 보자. 우리나라 최고의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 그 건물만 바라봐도 웅장하다. 고고한 자태로 전시실 천장이 닿을 듯 높이 솟아 있는 경천사지십층 석탑을 지나 고고관, 역사관, 미술관, 기증관, 아시아관이 1층에서 3층까지 발걸음을 재촉한다.

구석기시대에서부터 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선사와 고대의 시간을 넘나들어 보자. 몇 번을 둘러보고 관람하지만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어릴 적 역사시간에 문화란 우리 삶의 찌꺼기를 모아 놓은 역사의 산물이라고 했던 선생님의 말이 떠오른다. 토기와 농기구들, 손떼 묻은 장신구들에서부터 화려한 백제금동대향로와 신라의 금관을 바라보면 문화란 끊임없이 우리 삶의 흔적을 남기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생각도 해 본다. 문화해설가의 설명을 곁들어 들으면 시간은 좀 더 소요되지만 한 작품을 감상해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공부가 되기도 한다.

이번 달부터는 어린이 대상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태양의 아들, 잉카’전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우리 가족은 잉카 탐험대’는 1월 28일까지 매주 화. 목요일 오전 10~11시에 열리는데 3~6학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프로그램으로, 페루의 문화와 전시 구성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전시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도 제시해 준다. 6~9세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잉카, 신들의 선물’의 경우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씩 열린다. 연극놀이 방식으로 페루의 역사와 문화를 일깨운다. 교육은 모두 무료이며 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go.kr)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시 중인 ‘태양의 아들, 잉카’전을 따로 관람하려면 매표소에서 표를 구매해야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한 후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박물관에도 들러보자. 다양한 놀이와 체험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거, 농경, 음악, 전쟁의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눈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아이들은 눈동자가 초롱초롱해진다. 고대인들은 주로 어디에서 살았을까, 고대인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고대인들은 주로 어떤 음악을 들었을까 등 평소에 궁금증이 많았던 아이라면 그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움집과 흙집 들어 가보기, 조형물로 기와집짓기, 직접 곡식 갈기, 아궁이가 있는 옛날 부엌과 가스레인지로 쉽게 요리하는 현대의 부엌에서 소꿉놀이하기, 농사짓는 도구와 농부의 쟁기질하기도 직접 해볼 수 있다. 고구려 고분벽화 속에서는 무희를 만나 볼 수 있으며, 영혼을 울리는 고대인들의 악기도 만지며 영상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이 그저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재미있는 한 가지 체험은 신라시대의 왕관을 직접 써 보는 것이다. 화려한 왕관을 머리에 이고 그 무게에 견디지 못해 비틀거리는 아이를 바라보면 웃음이 난다. 그저 화려하게만 보였던 역사 속의 왕들의 고초를 한번쯤 생각해 볼 수도 있으리라. 그밖에도 전쟁에 나갈 때 병사들이 걸쳤던 갑옷도 입어 볼 수 있다. 입장하기 전에 박물관가게에서 파는 체험활동 파일을 준비하면 다양한 문양의 탁본체험도 할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은 역시 아이들 세상이다. 체험시간 한 시간 반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박물관 이용방법은 홈페이지(www.museum.go.kr/child)로 예약하면 된다. 관람인원이 1회당 200명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친절한 설명으로 체험활동안내를 도와준다.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일일 프로그램으로 ‘박물관 퀴즈 왕’이 펼쳐진다. 다른 그림 찾기, 문양 따라 그리기 등의 학습도 이뤄진다. 또 매주 금요일 열리는 ‘헬로, 박물관’에서는 고대 농경문화를 배우고 콩을 갈아 다식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화요일에서 금요일 10:30~11:10에는 어린이박물관 영상실의 ‘책 읽어주는 박물관’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전통민화를 소재로 한 동화 ‘어흥 호랑이’, ‘깍깍 까치’를 읽어주고 종이로 호랑이탈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4~7세 유아 단체 및 개인(회당 40명)이 가능하며 인터넷 신청 및 현장접수를 받는다.

야외전시장에서는 가볍게 산책하면서 석탑, 부도, 석등 등 다양한 우리나라의 석조문화재를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종인 보물 2호 보신각 종도 감상할 수 있다. 용산 가족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하루를 넉넉히 아이들과 놀면서 역사문화체험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곳이다. 변화를 거듭하며 지나온 선조들의 발자취에 흠뻑 취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 알뜰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찾아가는 길은 4호선 이촌역에서 걸어서 5분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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