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내려앉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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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1.11. 00:00

수정일 2008.11.11. 00:00

조회 1,623



시민기자 유부선




문득 문득 그리운 사람이 생각나는 계절인 가을, 오랫만에 그리운 얼굴들과 반가운 해후를 가졌다. 생활 터전이 서로 다른 탓에 어쩌다 집안행사가 있을 때 만나는 게 전부인 세자매가 한자리에 모인 것. 장소는 서울의 가을을 제대로 맛볼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정동길’이었다.

정동길 끝에 위치해 도심속 비밀 정원같은 깔끔하고 아기자기한식당 ‘어반가든’에서 퓨전요리로 점심으로 배를 채운뒤 가을이 물든 정동길을 걸으며 우리 세자매는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가을이 깊에 드리워진터라 은행잎이 흩날리는 운치와 멋스러움이 있는 정동길 주변 곳곳에 유서깊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한 세월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화여고 백주년관을 지나쳐 학교 안으로 들어가면 유관순열사가 빨래하던 우물이 남아 있었고 역사의 아픔과 함께했던 고난의 세월을 위로해주듯이 담벽에는 이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맞은편으로는 우리나라의 줄리어드라고 불리우는 예원학교가 자리 잡고 있고 아래로 내려오니 경운궁(덕수궁)에 속한 접견소 및 연회장으로 지어진 건물인 중명전이 있다.

중명전은 우리나라에서 궁중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로는 최초의 것 중의 하나이다.
영친왕의 비인 이방자의 소유로 되어 있었으나, 그 뒤 팔려 지금은 개인 소유로 되어있다.
옛 대법원 청사의 파사드만 보존해 신축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여유롭게 전시를 관람하는 것도 좋다

또한 천경자 화백의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
시립미술관 정문에는 유치원생들이 소풍 나온듯 돗자리를 깔고 앉아 그림과 놀이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한가해보인다.

정동길의 넓은 인도 길가에 드리운 느티나무와 붉은 단풍나무 그리고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노오란 은행잎을 두손으로 받아도 보며 덕수궁 돌담길을 끼고 걸어오니 마침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조선시대 궁성문 개폐의식 궁성 시위의식 순라의식 등을 묶어 이를 재현하는 행사라는 설명과 함께 수문장들이 입은 의복이 참으로 가을스런 색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수문장 교대식이 끝나고 적당히 걷기 좋은 날씨와 피부에 와 닿는 기분좋은 찬공기를 마주하며 청계천까지 걸었다. 어느새 서울의 대표적 명소가 된 청계천은 언제 걸어도 기분좋은 곳이다.
마침 청계천 입구에 꾸며놓은 가장 가을스런 가을의 대표주자 허수아비가 친근하게 우리를 반긴다.

세계적 예술가 올덴버그의 작품 ‘스프링’이 있는 청계광장의 분수는 자기 역할을 하며 물줄기를 뿜고 있었고 한가한 시간이라 비교적 여유롭게 청계천에서 아기자기하게 놓여진 예쁜 돌다리도 건너보고 서로 서로의 모습을 디카에 담기에 바쁘다.

많이 걸어 다리 아파 보이는 우리를 향해 어서와 앉아 쉬어가라는듯한 눈짓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벤치. 덩그란히 놓여있는 벤치도 참 멋스럽게 다가온다.
그 벤치에 앉아 가을을 한껏 누려보는 시간을 보냈다.
모처럼 서울의 명소와 그곳에 내려앉은 가을을 제대로 만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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