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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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8.10.30. 00:00

수정일 2008.10.30. 00:00

조회 1,603



시민기자 조문숙




10월 중순까지도 더운 날씨가 지속되어 올해 과연 단풍이 들까 했는데 역시나 자연의 시계는 순리대로 흘러가나 보다. 대중교통을 타면 에어컨을 켜다가 갑자기 히터를 틀 정도로 온도의 차이가 급격하게 달라졌으니 말이다.

10월 중순에 설악산으로 단풍을 다녀오신 부모님이 나뭇잎 색깔이 대부분 푸른색이라고 하셨는데 엊그제 뉴스를 보니 설악산 뿐 아니라 내장산에도 곱디곱게 단풍이 들었다는 소식이 들린다. 주말이면 관광버스 대절해 단풍구경 나온 관광객들로 고속도로가 붐빈다. 또 굳이 멀리 이동하지 않는다고 해도 서울대공원이나 서울숲, 하늘공원 등 서울의 큰 공원이나 궁을 가보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단풍잎들로 눈이 호강한다. 살기 팍팍한 소식뿐이지만 그래서 더더욱 자연이 주는 위안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닌 게 아니라 요 며칠 아파트 주변의 나무들을 봐도 색깔이 달라졌다. 그렇게 냄새를 풍기던 은행나무 주변에는 주말에 바람이 많이 불었던지라 떨어진 잎사귀가 수북하다. 햇살을 받아 변한 색깔을 뽐내고 있는 단풍은 노랗고 빨갛다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오묘하게 아름답다. 인도변 한 편에 수북이 쌓여있는 낙엽들을 보며 걸어 보는 것은 다른 어느 계절에도 느낄 수 없는 사색감이 있어서 좋다.

자연의 법칙대로 낙엽이 되고 그러면서 봄의 새싹을 준비하는 가을 나무들은 나름 굉장히 분주한 겨울채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운치 있게 걷기 좋은 덕수궁 돌담길을 비롯해서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등 낙엽 밟기 좋은 장소는 낙엽을 쓸지 않기로 했다고 들었다. 습기를 완전히 다 증발할 채 바싹 말라 떨어진 낙엽을 밟는 소리, 올해는 낙엽 속에 발을 디디며 한 번 경험해 봐야겠다. 그나마 남은 잎사귀들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가지만을 드러내는 완연한 겨울나무의 모습이 되어 버릴테니 말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마음만 열면 여유와 감상에 젖어들 수 있는 낙엽길, 그 속에서 가을 정취를 흠뻑 느끼고 긴긴 겨울채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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