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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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5.03. 00:00
시민기자 이정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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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카페, 브런치, 커피…. 이런 말만 들어도 생활 속에서 잠시 마침표 한 번 찍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생각난다. 차 한 잔 마시는 시간,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짧지만 귀중한 시간이다. 유럽을 여행한 사람, 혹은 사진으로만 본다 해도 노천카페의 모습은 낡은 사진처럼, 혹은 빈티지풍의 옷처럼, 멋스럽다. 길가의 노천카페들은 일렬로 좌석을 내놓고, 사람들은 햇빛을 받으며 차 한 잔과 함께 책을 보던지, 친구들과 쉴새없이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와 사교의 문화가 길거리의 노천카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자외선 걱정에 햇빛을 받는 것을 즐기지 않기 때문인지, 바깥 공기가 좋지 않아서인지, 문화의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는 노천카페가 흔치 않다. 그런데 요즘은 옥상을 정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꾸미려는 노력과 맞물려 옥상카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옥상카페는 특히나 요즘처럼 덥지도 춥지도 않은 시기에는 더더욱 찾게 되는 공간이다. 인사동이나 삼청동을 비롯, 평창동, 남산 등 경관이 좋은 곳에 위치한 옥상카페에는 아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골목 안쪽으로도 카페들이 생겨나면서 가정집을 개조해 멋진 테라스를 만든 곳들도 눈에 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찾은 인사동에서 몇 군데의 옥상카페를 발견했다. 편하게 전시장을 들러 구경할 수도 있고, 인사동 거리에 즐비한 볼거리들도 구경한 후, 옥상에 올라가 차를 마시며 바라보는 인사동의 모습은 또 다르게 보였다. 인사동의 수많은 인파를 좀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는 여유도 좋고, 얼굴을 스쳐가는 봄바람을 느끼는 것도 새롭게 다가왔다. 인사동의 명물로 떠오른 쌈지길의 하늘공원은 이미 잘 알려진 장소이고, 지난 해 개관한 목인박물관의 옥상카페도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다. 갤러리현대나 국제갤러리처럼 갤러리에 들러 큰 창이 있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공간이 있기는 하지만, 목인박물관은 전시품을 둘러보고 나서, 박물관 마당이나 옥상의 카페테라스에 앉아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예술적 향기도 느끼면서, 사람들도 구경하고, 자연이 주는 햇살과 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옥상카페가 떠오르고 있다. 이런 공간이라면 더 늘어나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반기지 않을까 싶다. 가끔은 높은 곳에 올라가 한 발짝 떨어진 상태로 세상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어지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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