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지 마세요! 이 꼬마들의 연주실력
발행일 2010.12.13. 00:00
구로구 초등학생 30명으로 구성된 ‘우리동네 오케스트라’가 지난 11월 30일 저녁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첫 번째 연주회를 가졌다. ‘우리동네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모델로 서울시향이 올해부터 추진해왔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오케스트라’라는 음악 교육을 통해 개인적인 자존감이나 소통능력을 향상시켜 줌으로써 삶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고, 나아가 지역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다.
처음에 악기를 전혀 다루지 못했던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아이들은 하루하루 달라지는 실력을 보여주면서 불과 6개월 사이에 바흐의 미뉴에트, 하이든의 놀람교향곡, 슈베르트의 군대행진곡, 모차르트의 장난감교향곡 등을 연주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 설레는 마음으로 ‘우리동네 오케스트라’ 단원이 된 구로구 초등학교 3학년생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첫 무대를 갖게 됐는데, 아직은 인원이 30명에 불과하고 악기도 바이올린과 첼로가 전부여서 ‘오케스트라’로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구로구 초등학교 학생 30명씩을 연차적으로 증원하여 2013년에는 120명으로 늘리고, 관악기와 타악기 연주도 함께 하여 명실공히 오케스트라로서 손색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 들려서 기대가 크다. 또, 내년에는 대상지역을 추가 선정해 1개 오케스트라를 더 운영하고 3년 후 성과를 종합평가해서 서울 전 지역으로 확산할 예정이다.
어느 새 구로의 자존이 되고 긍지가 된 예술무대인 구로아트밸리, 어디선가 합주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왔다. 전문가들이 내는 소리와는 어딘가 다른 음이었다. 소리 따라 계단을 내려갔더니 지하 소강당 연습실이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바흐반, 베토벤반, 헨델반, 하이든반, 모차르트반 5개 반 합주연습이 있다 해서 찾아갔다. 내일이라도 무대에 설 것처럼 분위기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포르타토와 스타카토를 열심히 설명하고 수 차례 지적하는 김영훈 음악 감독의 강의는 여느 대학 강단 같았다. 아직은 어린 저 아이들이 이론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의아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잠시 전의 기우를 떨쳐버리고, 어린이 연주자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켜는 익숙한 손놀림에 카메라를 고정시켜놓고 어느 새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었다. 강의를 듣고 악기 연습을 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개인지도하고 있는 김영아, 박수정, 서광욱, 황동균 선생님의 시선과 손길도 예사롭지 않다. 크리스마스 캐럴송을 열심히 연주하는 아이들의 마음에는 이미 성탄을 맞이한 것 같은 들뜸이 있어서인지 더욱 신나고 즐거웠다.
연습을 다 마친 아이들은 어느 새 보면대와 악보, 의자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무엇인가를 또 열심히 써내려 가고 있었다. 레슨을 받거나 합주 연습을 하는 날은 상세하게 일지를 써야 하는데, 고척초등학교 3학년 윤현정 학생이 가장 일지를 잘 쓴다고 하여 살펴봤더니, 쓰는 것이 아니라, 아주아주 즐기고 있었다. 현정이는 아예 무대에 올라가 엎드려서 일지쓰기를 마저 끝내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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