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도전, 이제는 결코 두렵지 않다!

admin

발행일 2009.11.27. 00:00

수정일 2009.11.27. 00:00

조회 3,298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료현장체험 동행취재

요즘 최고의 화두는 단연 일자리다. 취업과 창업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위해 만들어진 일자리플러스센터는 다른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특히 창업을 돕고 있다. 하지만 창업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경험부족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자칫 실패할 때는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신적인 충격도 대단하다. 이런 고민을 줄이고 성공적인 창업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생겼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료현장체험이 그것이다. 여성창업과정 5일간 프로그램 중 하나로, 수료생 50명은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현장체험을 했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 여성창업과정 마지막 날 커피숍 체험현장을 찾은 정은미(30) 씨를 동행 취재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의류디자이너로 근무하다 올 초 창업에 뜻을 두고 8월 퇴사했다. 그러나 막상 커피숍을 창업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여성창업과정에 참가했다. 그는 5일간의 교육기간이 너무 짧다고 느낄 정도로 내용이 유익하다며 열심히 수강했다. 그리고 선뜻 올해 말 창업하겠다는 계획도 과감히 수정했다. 그만큼 창업이 여러모로 검토할 것이 많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그는 내년 봄 집에서 가까운 홍대 부근에 그만의 색깔 있는 커피숍을 낼 생각이다.

'ㅁ' 커피숍의 김종석 대표(35)가 멘토로 나섰다. 그는 작년 이맘때 숙대입구에 개인 커피숍을 차렸다. 이제 1년밖에 안됐지만 숙대입구의 ‘커피숍 정글’에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숙대입구엔 대형 브랜드 커피점이 4개나 있고 카페커피, 테이크아웃커피 등 40여 개의 커피숍들이 학교 주변에 널린 하숙집만큼이나 많은 곳이다. 그의 가게는 그 중에서도 외진 곳에 자리해 눈에 띄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자기만의 향과 맛을 내는 커피숍으로 평일보다 토, 일요일에 손님이 더 많은 커피숍이다.

그는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회사를 그만 둔 상사나 선배들이 가게를 차리고 망하는 것을 보고 성공적인 창업을 꿈꿨다. 2007년 말 회사를 나와 1년 동안 창업공부를 했다. 창업스쿨을 다니고 2백군데 가게를 살피고 상권과 시장조사는 물론 계수기를 들고 골목길 유동인구까지 파악하고 이곳에 자리 잡았다. 적은 자본 때문에 부동산중개소에서 문전박대도 부지기수로 당했다. 결국 창업스쿨 동료들한테 1년 후 번듯한 가게를 내고야 말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대박난 성공은 아니지만 창업 스토리를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그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창업카페모임도 만들었다. 그의 적극적인 자세는 강사활동으로 이어졌다. 그는 서울신용보증재단과 서울시소상공인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창업강좌의 단골강사이기도 하다.

정은미(30) 씨가 체험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커피제조기술과 마케팅이다. 커피숍 운영의 핵심이다. 정씨는 평소 커피애호가라 했다. 커피가 단순히 마시는 음료가 아니라 거기엔 철학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런 연유인지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 선 그는 김대표가 일러주는 방식대로 잘 따라했다. 에스프레소 이름 비슷하게 커피가 ‘익스프레스’하게 탄생했다.

하지만 정씨가 현장체험에서 가장 전수받고 싶은 기술은 핸드드립커피, 이른바 원두를 볶아 내리는 커피다. 먼저 김대표의 능숙한 시범이 있었다. 물을 끓이고, 커피 원두를 기계로 갈고, 커피 가루 위에 주전자로 물 붓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내리는 과정이다. 김대표는 “커피를 제대로 뽑으려면 3개월은 족히 걸린다”며 “드립커피는 가게 주인의 기분상태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만큼 커피 맛이 예민하다는 얘기다. 김대표 역시 핸드드립커피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절대 손님 앞에 서지 않는다고 한다. 이어 벽면에 진열된 다양한 커피원두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정씨는 김대표의 손맛커피에 대한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고 메모했다.

다음은 커피숍 내부를 한 바퀴 돌면서 인테리어와 마케팅 관련 얘기가 이어졌다. 바리스타를 마주하며 걸터앉을 수 있는 긴 바를 갖춘 38평 규모의 매장은 여느 카페와 비슷하다. 그러나 김대표는 굳이 카페라고 말하지 않았다. 굳이 지칭한다면 통나무 커피카페. 사실 요즘 카페가 너무 식상할 정도로 많은 것을 의식한 것이다. 일반 카페커피와 차별화하려는 그만의 전략이다. 카페라는 용어를 포기하면서 독특한 자기만의 취향과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것이다. 개인커피숍은 그 점포만의 특색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천장을 제외하곤 벽면 전체와 화장실 입구까지 고객들이 그리거나 쓴 포스터나 소품들이 인테리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들 인테리어를 고객과의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매우 소중히 아끼고 있다. 개인커피숍은 브랜드커피점과 달리 고객과의 만남을 특히 중요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표의 커피숍은 일요일 고객전략이 특이했다. 교회 예배 후 고객들이 이곳에 대거 몰리기 때문이다. 그들만을 위한 분위기를 간혹 만들지만 그것은 단순히 매상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라고 귀뜸했다.

한편 불리한 입지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김 대표는 깨끗한 매장을 강조했다. 자기도 그렇지만 직원들도 시간나면 설거지 하는 모습을 고객에게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는 지론이다. 정씨는 김대표의 청결한 커피숍 운영에 대해 매우 공감하는 눈치였다.

김대표는 현장체험을 마무리하면서 정씨에게 말했다. “카페나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은 아예 지워버려야 합니다. 어떤 창업이든 비기는 건 없습니다.” 지고 이기는 것뿐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그는 새삼 강조했다. 그러면서 짧은 현장체험을 자기 것으로 잘 살리되 2%의 자기만의 지혜를 가미하길 당부했다. 또한 그는 “커피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숍 분위기와 문화, 그리고 고객가치까지 공유하는 커피숍이라면 장소가 어디든 고객들이 언제든 찾는다”고 주장했다. 6시간 계속 된 커피숍 현장체험을 통해 창업 자신감을 확인한 정씨는 “창업 이후 안정될 때까지 지속적인 컨설팅을 해주는 경영지도에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강조하는 커피숍 창업 팁

▶커피숍은 청결이 생명이다. 항상 설거지 하거나 청소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직원을 부리려면 사장부터 몸을 부지런히 굴려야 한다. 서비스 속성이 그렇다.
▶직원 친구나 지인이 오면 좋은 징조다. 가게 분위기가 좋다는 방증이다.
▶화장실 특히 여성화장실에 신경을 많이 쓴다. 여성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말보다 귀가 좋아야 한다. 레시피대로 커피를 만들면 잡담이 필요 없다.
▶주문받는 법에 능숙해야 한다. 메뉴주문판에 다양한 커피제조기법이 들어 있다.
▶직원을 뽑을 때 면접을 3번 본다. 기존직원, 주인, 고객이 ok할 때까지.

시민기자/이혁진

#창업 #여성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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