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종점'에 담긴 서울 옛모습, 7월 미래유산 되다!

시민기자 박세호

발행일 2020.07.17. 13:22

수정일 2020.07.17. 13:22

조회 412

서울시는 매달 '서울미래문화유산'을 선정, 소개한다. 7월에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서울타워', 포목시장의 명가이자 마약김밥·빈대떡으로 유명한 '광장시장', 그리고 은방울자매의 대표곡인 '마포종점' 등이 지정되었는데, 이곳은 모두 7월과 인연이 있다. '광장시장은 1905년 7월 10일에 설립되었고, '마포종점'은 1968년  7월 20일 발매되었다. 남산서울타워는 1975년 7월 30일 준공하며 이들 모두 7월에 시민들 곁으로 찾아왔다. 

7월의 '서울미래문화유산'을 직접 만나 보았다. 

7월의 서울미래유산 - '남산서울타워'

하늘로 우뚝 솟은 남산서울타워. 시내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보인다.
하늘로 우뚝 솟은 남산서울타워. 시내 웬만한 곳에서는 다 보인다. Ⓒ박세호

남산을 오르면,  하늘로 시원하게 솟아오른 타워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남산서울타워'는 1975년 7월 30일 세워진 국내 최초의 종합 전파탑이다. 준공 이후 체신부, 체신공제조합에서 관리하다가 1999년 12월 YTN에서 인수했다. 2005년 12월, 개보수 공사를 완료하고 '서울타워'에서 'N서울타워'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15년 복합문화공간인 '서울타워플라자'를 40년 만에 민간에 개방하면서 '남산서울타워'로 다시 바뀌었다.

높이 236.7m, 해발고도 479.7m에 달하는 거탑 남산서울타워는 1980년 일반 공개 이후 시민들의 휴식공간이자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미래유산 중 하나이다. 특히 타워를 오르면 레스토랑 등 업소와 함께 전망탑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7월의  서울미래유산 - 광장시장

광장시장 입구  
광장시장 입구 Ⓒ박세호

'광장주식회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시장 경영회사다. 개항 이후 거대자본을 앞세운 외국상인들이 밀려오며 상권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상인들이 모여 1905년 7월 10일경 '광장회사'를 설립하고 예지동 4번지에 광장시장을 건립했다. 일제강점기에는 동대문시장을 형성해 일본인의 거대자본에 대항하였고, 해방 이후 '동대문종합시장'이 설립되면서 '광장시장'으로 불리게 되었다. 자본과 운영진, 상인이 대부분 조선인으로 이뤄진 주식회사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 한복과 포목 전문 도매시장으로 강세를 띠어왔다. 

7월의 서울미래유산 - 마포종점

마포종점 노래비  
마포종점 노래비 Ⓒ박세호

은방울자매의 노래 '마포종점'은 운행을 중단한 전차의 추억과 함께 영등포와 마포 간 다리가 없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로, 가사 중에는 '마포종점'뿐만 아니라 '당인리발전소'와 '여의도비행장'까지 등장해 60년대 서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밤깊은 마포종점 갈곳없는 밤전차 / 비에젖어 너도섰고 갈곳없는 나도 섰다
강건너 영등포에 불빛만 아련한데 / 돌아오지 않는 사람 기다린들 무엇하나
첫사랑 떠나간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저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밤 / 하나둘씩 불을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
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 / 돌아오지 않는 사람 생각한들 무엇하나
궂은 비 내리는 종점 마포는 서글퍼라

'마포종점'은 지금의 불교방송(BTS) 건물 앞 부분이었다. 5호선 마포역 4번 출구로 나오면 금방이다. 언덕을 넘으면 마포어린이공원이다. 이곳엔 ‘마포종점’ 노래비와 사연을 담은 표지석이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이 한적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고, 눈을 들면 강건너 여의도의 높은 빌딩들이 보인다.

노래에는 사연이 있다. 얼마 전 작고하신 작사가 정두수 선생이 설렁탕집 주인에게 슬픈 얘기를 들었다. 신혼부부가 이 동네에서 셋방살이지만 행복한 날을 보냈다.  그러다 남편은 유학을 갔고, 홀로 남은 아내에게 어느날 비보가 날아왔다. 이국 땅에서 남편이 과로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 여인은 퇴근 시간 무렵이면 넋을 잃은 표정으로 마포종점으로 마중을 나오기도 했으나, 얼마 후 어디론가 떠났다는 것이다. 작사가 정두수 선생은 단숨에 가사를 쓰고 세상에 곡을 내놓았는데, 경제 개발에 가려진 채 여전히 힘겹게 살아가던 서민들의 애수와 정서는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며 노래는 크게 히트하였다. 은방울자매는 한 세대 전 원조 걸그룹 격으로,  ‘마포종점’ 노래는 1968년 발매되었고, 공교롭게 그 해 서울에서 전차는 마지막 운행을 기록했다. 

어두움이 내려 깔리는 '당인리발전소'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어두움이 내려 깔리는 '당인리발전소(현 서울화력발전소)'의 모습 Ⓒ박세호

여의도가 건너다 보이는 마포나루터 공원은 산책과 운동과 자전거타기에 좋다.
여의도가 건너다 보이는 마포나루터 공원은 산책과 운동과 자전거타기에 좋다. Ⓒ박세호

무심코 지나다니던 불교방송 건물 앞에서 표지석을 새로 보았다. 마포종점에서의 3.1운동 기념 표지석이었다.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서 낭독에 참가했던 군중이  그 날 오후 8시 마포전차 종점에서 운집하여 만세 시위를 한 것을 기리는 것이었다. 단순히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배경인 줄 알았던 이곳이 만세운동의 역사적 장소라고 하니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마포종점'이 더욱 의미있게 느껴졌다. 

'서울미래유산'에 얽히 좀더 흥미로운 이야기들은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http://futureheritage.seoul.go.kr/)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불교방송 건물 앞에 놓인 3.1운동 기념표지석
불교방송 건물 앞에 놓인 3.1운동 기념표지석 Ⓒ박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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