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새마을운동이 있나요? 기후위기 극복에 나선 새마을회

시민기자 조주호

발행일 2020.06.04. 16:19

수정일 2020.06.04. 16:28

조회 1,677

서울특별시새마을회 김일근 회장(우측)과의 인터뷰 Ⓒ서울시새마을회
서울특별시새마을회 김일근 회장(맨 우측)과의 인터뷰 Ⓒ서울시새마을회

서울특별시새마을회(회장 김일근, 이하 ‘서울시새마을회’)가 기후 위기 극복에 앞장선다는 소문을 듣고 궁금증이 생겨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새마을운동하면 가난의 굴레를 벗기 위해 50년 전인 1970년부터 ‘잘 살아보세!’라는 기치 아래 마을 환경개선, 소득증대, 정신 계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 국민운동으로만 알고 있던 터였다.

서울시새마을회는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시새마을회는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부녀회, 직•공장새마을협의회, 새마을 문고 등 4개 회원단체가 있고 회원 수가 4만 명에 이른다.

현 김일근 회장(68세)은 2018년 2월부터 회장직을 맡아 처음에는 ‘함께하는 마을공동체조성 및 지역사회봉사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2018년 6월 이후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생명살림국민운동 대전환'에 발맞춰 '후세를 위한 생명살림 마을공동체' 조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이라고 했다.

가장 궁금했던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Q. 기존의 새마을운동과 결이 다른 ‘생명살림국민운동’으로 전환할 때 거부감은 없으셨는지?

A. 새마을운동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정성헌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의 뜻에 적극 공감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거부감은 없었어요. 사회운동은 그 시대의 가장 근본적이고 절실한 요구에 부응하는 사회적 실천 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모든 회원들이 대전환에 동참하도록 독려한 결과 지금은 회원의 90% 이상은 공감한다고 자신합니다.

조금 억지스럽게 들릴지 몰라도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날짜와 지구의 날 선포 날짜가 1970년 4월 22일로 일치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마을운동은 결국 지구의 위기를 구하는 운동으로 귀결될 운명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요.(웃음)

Q. 서울시새마을회만의 차별화된 생명살림운동은 무엇인지?

A. 서울이라는 지역적 환경을 고려한, 차별화된 사업이 많이 있어요.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추진하는 ‘1건(建) 2식(植) 3감(减) 운동’을 서울의 환경과 여건에 맞게 사업화하여 추진했거나 추진 중입니다. 1건(建), 2식(植), 3감(减) 운동이란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추진하고 있는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온실가스 줄이기 국민실천운동입니다.

1건(建)은 ‘유기농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 쓰는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그 땅 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면 건강한 먹거리를 얻을 수 있고, 죽어가는 땅을 살리고, 온실가스 감축도 가능합니다.

2식(植)은 ‘나무와 양삼(케나프) 심기’입니다. 나무가 온실가스를 흡수한다는 건 상식입니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충분히 흡수하는 나무가 되려면 몇 십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나무와 함께 1년생 식물 중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가장 뛰어난 ‘양삼(케나프)’을 심자는 것입니다.

3감(減)은 ‘에너지, 비닐·플라스틱, 수입육 30% 줄이기’입니다. 수입육에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소고기 1kg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이산화탄소 26.5kg이 배출된다는 사실, 지구상 사육되는 소가 13억 마리나 된다는 사실, 수입고기의 생산, 운송, 소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푸드 마일리지)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농촌지역에서 할 수 있는 ‘유기농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서울에서 추진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본회 건물 옥상에 태양광발전소 설치와 지역별 어려운 이웃에 미니태양광발전소 설치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요. 매년 가을 실시하던 ‘사랑의 연탄나누기’ 사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과감하게 폐지하고 그 대신 어려운 이웃들에게 미니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주는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지요.

2019년 사랑의 연탄나누기 봉사활동 장면 Ⓒ서울시새마을회
2019년 사랑의 연탄나누기 봉사활동 장면 Ⓒ서울시새마을회

연탄나누기 봉사 폐지 후 설치예정인 경비실 등 미니태양광발전소 모습 Ⓒ조주호
연탄나누기 봉사 폐지 후 어려운 이웃들에게 미니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조주호

서울에는 나무 심을 공간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의외로 자투리땅이 많습니다. 서울시새마을회에서는 특히 마을 골목에 있는 자투리땅을 찾아 나무를 심어 마을 사람들의 쉼터로 조성하는 ‘淸情 골목 숲 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1년생 식물 중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는 양삼(케나프) 모종을 지난 4월부터 본회 사옥 옥상 등에서 키워서 고덕천, 홍제천 등 약 1,100여 평에 파종하고 있습니다. 7, 8월이 되면 꽃이 피고, 이산화탄소 없는 지역으로 소문이 나면 많은 시민들이 사랑하는 지역의 명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과 비닐 •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은 가시적인 성과달성을 목표로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특히 2년 전부터 추진했던 ‘전통시장 1회용 비닐봉지 사용 줄이기’ 운동을 ‘나도 생명살림운동가! 장바구니 들Go~ 전통시장으로 Go!’ 운동으로 확대했습니다. 나아가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상점에 대한 응원 캠페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비닐포장과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는 계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수입육 고기를 덜먹는 운동은 지구적으로 보면 반드시 필요하고 온실가스 절감 효과가 크지만 우리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본회가 위치한 장안동 바로 건너편에 마장동 축산물 시장이 위치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작정 고기 소비를 줄이자는 운동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건강한 채식위주의 식단과 단백질 대체식단 확산을 위한 ‘생명살림 한 끼 밥상 요리경연대회’ 등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 개발을 촉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희망 품은 정 꾸러미 나누기 Ⓒ서울시새마을회
코로나 극복 '희망 품은 정 꾸러미' 나누기 Ⓒ서울시새마을회

Q. 서울시새마을회는 이번 코로나19 발생 후 많은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활동을 얼마나 하셨는지?

A. 봉사활동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코로나19 발생 원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인간의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 때문에 동물들이 갖고 있던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파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지구상 뭇 생명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어떻게 하면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필요합니다.

제가 새마을운동을 시작한 지 40년이 넘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새마을운동이 가장 잘하는 것을 꼽으라면 봉사활동이 1번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존의 의지와 실천력이 가장 강한 조직이 새마을이죠. 새마을단체는 누가 시켜서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가 아닙니다. 이웃의 불편과 아픔은 곧 나의 불편과 아픔이라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할 일을 찾아 ‘스스로 함께’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게 체질화된 단체 같아요. 

남성 회원들이 중심이 된 새마을지도자협의회는 31,516명이 8,685개소에 대해 방역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여성 회원 중심의 새마을부녀회는 기간 중 53,150장의 마스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보급한 바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만든 면 마스크는 보건소로부터 KF-80수준의 여과 기능을 입증받을 정도로 정성을 담아 우수한 품질의 마스크를 보급했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의 접촉 차단을 요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바깥출입이 어려운 이웃이 필요로 하는 물품을 담은 꾸러미를 출입문에 걸어두는 ‘희망 품은 정 꾸러미 나누기’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하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을 뿐 아니라 지방으로 확산시켜 감염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새마을부녀회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있는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새마을부녀회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있는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이 지하철역 방역 활동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이 지하철역 방역 활동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Q. 많은 시민단체와 마찬가지로 새마을회도 젊은이의 참여가 부족한 것으로 안다. 서울시새마을회에서 젊은 회원의 참여와 지도자 육성을 위해 추진한 사항이나 젊은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이 있으신지?

A. 맞습니다. 사무국 직원만 보면 서울시새마을회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전국에서 가장 젊을 거예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회원, 특히 지도자의 경우 젊은이의 참여가 낮은 것은 사실이고 아쉬운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특히 기후 위기나 지구 생명의 위기 문제는 결국 미래세대가 맞닥뜨릴 문제인데 미래세대인 젊은이들의 관심이 부족한 것은 안타깝습니다.

서울시새마을회에서는 젊은이의 참여와 지도자 양성을 위해 Y-SMU 포럼 활성화와 생명살림 탐구교실 운영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Y-SMU 포럼(Youth-Saemaulndong Forum)은 청년, 학생들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는 글로벌 리더십 배양과 새마을운동 차세대 지도자 육성을 목적으로 전국 새마을회와 해당 대학교 단위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지역사회운동의 세계 표준 확산을 위한 온오프라인 활동, 국내외 각종 봉사·지역 내 청소년 봉사대 지도 관리 및 연계활동, 지역가치 높이기·도농 교류활동 등이며, 새마을운동중앙회 홈페이지(https://www.saemaul.or.kr/)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중심이 된 Y-SMU 활동은 이제까지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했지만 금년 하반기부터는 많은 대학과 대학생이 있는 서울시새마을회가 중심이 되어 차별화된 Y-SMU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전까지는 주로 농촌봉사활동을 해왔으나 앞으로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생명살림 교육과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생명살림탐구교실은 우리나라에서도 제2, 제3의 그레타 툰베리를 배출한다는 목표로 초중고학생에게 기후위기, 지구 뭇 생명의 위기를 알리고, 상호 토론을 통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시킬 것입니다.

2019년 YSUM 농촌봉사활동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2019년 Y-SUM 농촌봉사활동 모습 Ⓒ서울시새마을회

Q. 서울시민들은 새마을회에 대해 어느 정도 호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이미지 개선을 위한 특별한 활동이 있는지?

A. 전에 비해 새마을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이미지는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몇년 전만 해도 새마을운동단체라고 소개하면 '아직도 새마을운동이 있나요?' 라며 반문하는 사람이 많았고 초고속 압축 성장을 추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생명살림운동을 시작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운동을 헌신적이고 실천적 운동 단체인 새마을에서 추진한다는 사실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자체 유튜브 개설 등을 통하여 더 많은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과의 소통 노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시민들에게 더 많이 사랑받는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서울특별시 새마을회
주소 : 서울시 동대문구 천호대로 389
문의 : 02-2216-1881
홈페이지 : https://www.saemaul.or.kr/sub/activity/activity-v2.php?di=awt&campCode=seoul&branchCode=c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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