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화약, 무기 제조창 엿보기! ‘군기시유적전시실’

시민기자 박세호

발행일 2019.12.18. 15:00

수정일 2019.1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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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민대학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우수 국방기술을 설명하는 채연석박사 Ⓒ박세호

자유시민대학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우수 국방기술을 설명하는 채연석 박사 Ⓒ박세호

지난 12월 12일(목) 서대문구 송월길에 있는 서울자유시민대학 본부에서 2019년 ‘서·동남권 시민 아카데미 강좌’가 열렸다. 1층 큰 강의실이 꽉 차고, 보조의자까지 동원될 정도였다. 강사는 채연석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6대 원장, 한국과학재단 전문경력인사, UST교수)였다.

군기시 내 직급과 역할에 따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그림으로 묘사하였다 Ⓒ박세호군기시 유적전시실에 게시된 총통과 신기전

군기시유적전시실 내 직급과 역할에 따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그림으로 묘사한 모형(좌), 군기시적전시실에 게시된 총통과 신기전(우) 

채연석 박사는 이날 강좌에서 폭탄을 만들었다는 고려시대의 최무선과 그의 아들 최해산에 관한 역사 강좌로 우리 민족의 일원이면 누구나 가슴에 새겨야 할 주제로 큰 감동을 주었다. 최무선이 남긴 설계도와 그의 아들 최해산이 전통을 이어받은 신기전(神機箭)은 인류 역사상 세계 최초 다연발로켓화포로 인정을 받고있다. 특히 구체적인 설계도가 남은 유일한 케이스로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채연석 박사는 '신기전을 제시한 최무선과 거북선을 만든 이순신 장군'을 중심으로 하는 광범위한 주제로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며 뛰어난 군사무기 강국이었는지를 일깨워주었다. 또한 오래 전부터 여러 차례 고증을 통해 재현한 신기전에 대해 뉴스, 기획기사, 특집과 동영상 등 PPT 자료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하며 보여줬다.

서울시민청 군기시유적전시실 앞의 불랑기자포 Ⓒ박세호

서울시민청 군기시유적전시실 앞의 불랑기자포 Ⓒ박세호

공개된 동영상 촬영과 공중파를 통해 방송됐던 신기전의 폭발력과 위력에 참석자들은 두세 차례 뜨거운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채박사는 비격진천뢰, 진천뢰, 일반 무기와 기타 화포류 등 전반적인 무기제조와 유적지 등을 설명하는 가운데, 서울시청 신관에 있는 군기시유적전시실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소개를 했다.

강의를 듣게 된 바로  다음날(12월 13일), 강사인 채연석 박사가 언급한 바로 그 군기시유적전시실을 찾았다. 이전에는 무심코 입구쪽만 보다가 발길을 돌려 나왔던 공간이었다. 군기시 종사자들의 작업 내용, 그리고 화포류에 관련된 내용들을 꼼꼼히 정리해 놓았다. 이 전시 시설들은  신청사 건설 시 그 자리에서 발굴된 유물들이라고 한다.

서울시 시민청에 있는 군기시유적전시실은 무기와 화약을 만들던 유적지였다 Ⓒ박세호

서울시 시민청에 있는 군기시유적전시실은 무기와 화약을 만들던 유적지였다 Ⓒ박세호

조선시대의 화약무기 기술이 세종대왕 말기에 완성됐다. 그만큼 세종대왕 역할이 컸다. 임진왜란 당시 백성이 고초를 겪었지만, 화약무기 기술이 있었기에 바다와 육지에서 왜적을 밀어내고 국토를 되찾았다. 또 세종 시대에 완성된 폭탄 기술이 중국,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탁월하게 앞선 기술이라는 주장 또한 당당하게 제기되었다.

군기시유적전시실 측면사진 Ⓒ박세호

군기시유적전시실 측면사진 Ⓒ박세호

채연석 박사와 대학원 연구팀은 이번에 고창군 무장읍성에서 발견된 비격진천뢰 대포는 임진왜란 때 사용된 것이라고 확인했다. 비격진천뢰는 폭탄을 정밀 조준해 목표물에 날려 보내는 방식이었으며 그 위력도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기전(神機箭)이란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의 시민청에서 일부 그 설명자료를 볼 수도 있다. 조선 시대에 사용된 화살로, 로켓 원리가 작용한다. 고려 말 최무선이 화약국에서 제조하여 ‘주화’라고 이름 붙인 것과 같은 원리이다. 세종 때 이후부터 신기전으로 불렸다. 대신기전, 산화신기전, 중신기전, 소신기전 등 네 종류가 있었는데, 조선 제5대 문종 이후 발사대인 화차가 개발되면서 1백여 발의 신기전을 동시에 발사하였다. 신기전기는 둥근 나무통 100개를 나무상자 속에 7층으로 쌓은 후 나무 구멍에 신기전 100개를 꽂고 동시에 점화하면  15발씩 차례로 100발이 발사되었다.

서울자유시민대학의 본부 건물 Ⓒ박세호

서울자유시민대학의 본부 건물 Ⓒ박세호

서울시청 신관 지하에 있는 시민청에는 늘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군기시유적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그런데 삭막한 유적지 바닥이나 보면서 해설자료도 부족해 그냥 돌아서 나오곤 하는데, 관련된 지식을 전해주는 심층 강좌를 듣고 나면  자세히 관찰하고, 메모도 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이고 학구적인 자세를 갖게 된다.

채연석 박사는 "영화 <신기전>에서 신기전을 현실에서 복원해 성과를 거뒀다. 영화사에서 촬영을 마친후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 전시 보관용으로 기증했다. 우리 역사가 외세에 침략 받고 괴롭힘 당하기만 한 허약한 국가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주변에 더러 있다. 하지만 어느 시대나 국가의 안위를 위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국경선을 다지며 국력배양을 위해 노력한 선조들도  많다."고 말했다.

군기시유적전시실 무인들의 복장. 관복과 군복이 서로 대조된다 Ⓒ박세호

군기시유적전시실 무인들의 복장. 관복과 군복이 서로 대조된다 Ⓒ박세호

조선의 무기 제조기술은 화약류 제조에도 대단히 우위에 있어서 임진왜란 후반기에 강세를 보였다. 우리 나라가 전쟁 대비 면에서 약세에 몰린 불리한 전황이었지만 각종 전투에서 왜적의 전력에 정면으로 막대한 타격을 주고 진로를 봉쇄했다. 해전에서도 화공으로 일본 수군을 제압했다. 채연석 박사는 거북선의 진실된 모습을 되찾고, 복원하는 데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시민청을 찾아보자. 지하 1층 2호선 방향 입구에서 들어가자마자 바로 우편이다. 도우미 해설사가 있어서 신청하면 역사배경에서 해설까지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조선시대에 사용된 신기전 발사무기는 현대의 ‘다연장로켓’과 같다. 화차는 1451년(문종 1) 문종에 의하여 처음 제작되었다. 문종 때 화차는 신기전기와 총통기(銃筒機) 중 하나를 화차의 수레 위에 올려놓고 사용했다.

다만, 신기전기 화차의 실물 유적은 이곳 군기시유적전시관에 없고, 복원된 유적이 전쟁기념관과 행주산성기념관에 있다. 신기전기의 구조는 길이 7촌5분(229.9mm), 너비와 두께가 각각 1촌8분(55.2mm)인 사각나무기둥에 지름 1촌5분(46mm)의 둥근 구멍이 뚫린 나무통 100개를 나무상자 속에 7층으로 쌓은 것이다. 발사 때에는 신기전기가 실려 있는 화차 수레의 발사 각도를 조절한 뒤 각 줄의 신기전 약통의 발화선에 일괄 점화하면, 동시 혹은 차례로 100발이 발사되었던 것이다.

내년에도 기관 단체 학습관 등에서 신기전, 거북선, 화포 등의 강좌가 수시로 있을 예정이다.  군기시유적전시관은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다.  전시실을 나오며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이틀 간의 여정이었다.

군기시유적전시실

▶ 전시일시: 상설전시(문의 02-739-7733)
▶ 전시자료: 전시패널(26개), 모형, 복제유물, 전시유물
 - 전시모형: 조선시대 유구모형, 불랑기자포, 장군전 등 3점
 - 복제유물: 화살촉더미 등 11점
 - 전시유물: 불랑기자포(보물 제 861-2호) 등 57건 61점
▶ 이전 복원 유구: 건물지 11기, 호안석축 등 (8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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