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 강요하는 사회, '나이듦'을 생각하다... '에이징 월드' 전시회
발행일 2019.10.10. 14:30
전세계적으로 고령화 현상이 확산, 심화되고 있다. 지난 몇 십년 동안 전체인구 중 60세 이상을 차지하는 인구비율과 인구의 평균수명은 두배가량 증가했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도 65세 이상의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5분의 1을 넘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인간 수명과 관련된 양상이 이전에 비해 많은 변화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늙음'이라는 단어를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인식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이에 '늙음'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인 개념들과 결부시키는 달갑지 않은 현재의 사회현상을 심층적으로 바라본 예술가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에이징 월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10월 20일까지 열리는 '에이징 월드' 전시회 ⓒ김학민
‘에이징 월드’ 전시회는 지난 8월 27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관에서 열리고 있다. 박은태, 안나 비트, 윤지영, 로렌 그린필드, 안네 올로프손 등 국내외 다양한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번 ‘에이징 월드’ 전시회는 전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고령화 문제, 사회 깊숙하게 자리 잡은 노인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문화와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들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해당 전시회에는 표면적인 아름다움과 젊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것조차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는 현대사회의 부정적인 모습을 낱낱이 드러낸다.
다양한 사진 작품들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한다 ⓒ김학민
‘에이징월드’ 전시회에는 크게 세가지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섹션마다 노화에 관한 차별화된 주제를 방문객들에게 보여준다.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설치물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학민
첫번째 섹션에서는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화를 강박적인 외형관리로만 해결하려는 사회적인 풍토와 그러한 풍토를 야기하는 원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사진전시물과 설치물들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관람객들에게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일반적이지 않은 유동적인 조각상들을 통해 노화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여주며 심층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러한 메시지들을 통해 나이 듦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관련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다시 한번 더 곱씹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유동적인 조각상들을 통해 '노화'라는 주제를 더욱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김학민
두번째 섹션에서는 ‘연령차별주의의 신화’ 라는 주제를 통한 전시작품들을 보여준다. 노화에 관련된 다양한 고정관념들이 어떠한 방식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악화되어 가는 지에 대해 살펴보는 섹션이다. 단지 나이 듦을 근거로 차별과 소외를 합리화하고 정당화시키는 연령차별주의는 노인들을 소외시키고 쓸모 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을 정당화한다고 설명한다. 나이든 노인들을 거부하고 더 나아가서는 혐오하게 만드는 이러한 연령차별주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주는 영상, 사진 등의 시청각적인 전시품들이 두번째 섹션에 마련되어 있다. 아직까지는 생소한 연령차별주의라는 개념에 대해 방문객들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겉으로는 아름답게만 보이는 작품도 한발짝 다가가면 심오한 메세지를 발견할 수 있다 ⓒ김학민
세번째 섹션에서는 ‘가까운 미래’라는 큰 타이틀을 가진 전시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앞선 첫 번째와 두 번째 섹션에서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데에 주를 이루었다면, 세번째 섹션에서는 전시회를 방문한 방문객들이 스스로의 노화와 미래에 대해 자유롭게 상상해보는 시간을 선사해준다.
건축과 디자인 위주의 전시물을 통해 방문객들이 직접 미래의 거주환경을 경험을 할 수 있다 ⓒ김학민
우리가 앞으로 경험하게 될 미래의 살아가는 방식, 그리고 미래의 거주환경들을 상상해보며 현재 노화와 관련된 부정적인 사회문제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결하면 좋을 지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권하고 있다. 세번째 섹션에서는 앞선 섹션들과 달리 특이하게 디자인과 건축을 통한 전시가 주를 이루어 관람객들이 몸으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 간단한 클릭만으로 본인이 살아갈 미래의 건물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간단히 본인만의 미래 주거환경을 만들어볼 수 있다 ⓒ김학민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가고 있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화는 어찌 보면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노화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제자리에만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현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인식을 하루 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이번 ‘에이징 월드’ 전시회에서도 노화에 대한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금 당장 바꾸자는 말은 하지 않는다. 3개의 섹션을 통해 이러한 인식의 문제점을 스스로 생각해보고 해결방법에 대해 천천히 생각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번 ‘에이징 월드’ 전시회에 방문하여 '나이듦'이란 무엇인지, 우리 모두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에이징 월드' 전시회
-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 기간 : 2019년 8월 27일 ~ 2019년 10월 20일
- 시간 : 평일 10:00 - 20:00, 주말 10:00 - 19:00, 월요일 휴무 1월 1일 휴관
-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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