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달 8월, 장충단공원에서 되새겨 보는 극일의 의미
발행일 2019.08.19. 18:20
광복의 달을 맞아 장충단공원을 다녀왔다
8월 광복의 달이다. 마침 한일 간 외교 무역 전쟁(?)이 한창인 때인지라 올해 맞는 74주년 광복절은 더욱 의미 깊은 것 같다.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도하 매체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에 당한 치욕의 순간과 항일 및 극일의 순간들을 담은 프로그램을 어느 해보다 더 빈번히 접하게 된다. 광복과 관련된 여러 행사들도 자주 보인다. 서울시도 타종행사, 기념음악회 및 2019 서울무궁화 축제 개최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는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기울이고 있다. 또한 서대문 독립공원, 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으로의 역사 여행 등 지난 역사에 관심 갖기를 권장하기도 한다. 극일의 숭고한 뜻이 담긴 역사의 현장을 찾아보는 것은 마땅히 뜻 있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마음 속 박수로 공감, 동의한다.
그런 의미로 지난 주말에 다녀온 곳은 장충단공원이다. 평소에도 자주 오가는 곳이었지만, 그날은 여느 때보다 더 꼼꼼히 공원을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목하 열렬히 벌어지고 있는 반일, 반 아베 일본 총리 정서에 한껏 고조된 탓이리라.
장충단 터
장충단공원은 잘 알려진 대로 치욕과 극일의 역사가 공존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구한말 을미사변과 임오군란으로 순직한 충신과 열사들을 배향하고자 1900년 고종황제가 세운 장충단이 있던 곳이다. 안타깝게도 장충단은 일제가 한일합방으로 폐사해 버렸고 그곳에서 지내던 제례도 금지해 버렸다. 심지어 일제는 그곳에 이토 히로부미의 개인 절(박문사)이나 일본 군인들의 동상을 세웠다. 지금은 치욕과 극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장충단비만 공원에 남아 있다.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호인 비문 앞면의 ‘장충단’ 세 글자는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석을 세우게 된 배경을 적은 뒷면의 문장은 순국지사 민영환 선생이 지었다. 장충단비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6번 출구 앞에 있는 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광장 중앙에 세워져 있다.
장충단공원에서 만난 순국 열사들의 동상
장충단공원에는 장충단비 외에도 항일 및 극일의 흔적들이 여럿 있다. 먼저 구한말 해외에서 외교활동을 펼치다 순국한 열사들과 관련한 상징들이다. 고종 황제의 밀사로 네덜란드 헤이그에 파견됐던 '일성 이준 열사 동상'과 영국에서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린 '순국열사 이한응 선생 기념비'가 공원 오른편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이한응 열사의 기념비에는 '슬프다 나라는 주권을 잃어버리고...'로 시작하는 그의 유서가 새겨져 있다. 당시 비분강개했을 이 열사의 모습을 떠올리자 절로 숙연해 진다. 두 분 열사의 동상과 비석이 놓인 곳을 각각 돌아본 뒤 포털사이트로 두 분의 족적을 검색해 읽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보았다.
한국 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
1919년 파리강화회의에 우리 민족의 독립 염원을 호소한 ‘한국 유림 독립운동 파리장서비’도 장충단공원에 있는 항일의 표식이다. 파리장서는 김창식 선생을 비롯한 유림 137인이 연명한 독립 청원서다. 이 문서는 당시 파리강화회의에 민족 대표로 참석한 김규식 선생을 통해 전달되었었다. 이 운동은 이후 유림들이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에 투신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 비석은 장충단비 앞쪽 우측 언덕 위에 놓여 있다.
장춘단공원에 방문해 보자
어디 그 뿐인가. 광복 직전 조선어학회 사건 등으로 모진 탄압을 받은 한글운동의 대표 주자 중 한 분인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도 장충단공원에 서 있다. 그것은 장충리틀야구장 옆 계단 길을 조금 오르다보면 만날 수 있다. 공원 옆 대로에서 국립극장 방면으로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 3.1독립만세 운동의 주역인 유관순 열사의 동상도 장충단공원 극일의 상징이다.
그리고 16세기 말 임진왜란 때 승병장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왜나라 일본을 무찌르는데 큰 공헌을 한 사명대사의 동상도 장충단공원에서 마주할 수 있다. 비록 시대는 달리 하지만 사명대사의 정신은 구한말 항일 운동으로 이어진 우리 민족의 뿌리임에 틀림없으리라.
지난 주말에 찾아 나선 장충단공원 살펴보기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공원을 새삼 알고 또 반일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광복의 달 8월에 찾아보는 극일의 역사 현장으로 장충단공원 방문을 추천하고 싶다.
■ 장충단공원 ○주소 : 서울시 중구 동호로 261(장충동2가 196-1) ○교통: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하차 6번 출구 -> 약 60m 도보 1분 -> 장충단비 ○문의 : 서울시 중부공원 녹지사업소 공원운영팀 02-2266-46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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