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슴 아프고 배고팠던 기억 되살려, 절약으로 경제위기
극복합시다!
어제(24일) 오후 6시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어렵던 시절 겨우겨우 만들어먹던 그 ‘귀중한’ 주먹밥과
보리개떡을 무료로 맛보는 이색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23일부터 실시 중인 재난대비 가상훈련 ‘2004 을지연습’을 맞아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기획된 것.
가슴 아프고 배고팠던 기억을 되살리고 근검절약을 통해
최근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기회가 되도록 주먹밥과 보리개떡, 쑥개떡 등 예전 '보릿고개' 시절의 음식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인데, 여성단체연합회가 이날 마련한 주먹밥 500개와 보리개떡 300개는 순식간에 날개 돋친 듯
사라졌다.
⊙ "할아버지, 할머지 세대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귀한
시간"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시민들과 함께 보리주먹밥을 시식하며 "힘든 시절에 어려운 생활고를 겪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뜻깊은 시간"이라며 "쉼없이 바쁘게 달려온 현대인들이 자신을 느리게 되돌아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요즘이야 볶음주먹밥, 김치주먹밥, 달걀말이 주먹밥, 야채쌈 주먹밥 등등… 간편하면서 웰빙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아 편의점 히트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어렵고 궁핍했던 한국전쟁 당시에는 차게 얼어붙은 주먹밥이라도 먹을 수
있는 게 행운일 정도였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 "이렇게 거친 음식을 매일
드셨다니..."
그나마 지금처럼 볶은 고기도 넣고 검정깨를 입힌 주먹밥이 아니라 밥 한 덩이에 소량의
소금을 넣어 뭉친게 전부였으니,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고 발전된 지금의 주먹밥은 그 시절에 비하면 호사를 누린다고 할 수도 있겠다.
외할머니와 모처럼 서울광장에 나온 윤성애(광운대 1년)양은 "6·25 전쟁 때 먹을 것이 부족해 보리개떡, 옥수수죽
등으로 끼니를 이었다고 할머니가 종종 말씀하실 때마다 실감이 나질 않았었데 이렇게 거친 음식을 매일 먹었다니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라며 이제부턴 정말 음식투정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
가난과 추억이 체험상품이 된 시대.. 세월의 변화를 느낀다
가난한 시절의 대표음식엔 보리개떡도 빼놓을 수 없다. 쌀이 귀하던 시절, 보릿겨를 빻아 반죽해 찐
보리개떡은 그야말로 배고픔과 싸우던 시절의 간식이었다. 요즘 아이들이 즐겨 찾는 피자나 햄버거에 비하면 밋밋하고 텁텁한 맛에
한 입 베어 물고 돌아설 수도 있으나 이 역시 그때는 그나마 없어서 못 먹던 귀중한 음식이었다. 오래된 일도 아니다. 고작해야 50년
남짓한 세월이 지났을 뿐이다.
젊은 세대들은 이름만 듣고는 고개를 갸웃거릴 주먹밥… 보리개떡…. 어려웠던 시절 손님들에겐 내놓기조차
민망한 음식들이지만 최근 ‘건강바람’을 타고 비타민이 풍부한 건강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양평군 한 농촌에서는
‘보릿고개 마을’을 만들어 가난과 추억을 체험상품으로 개발해 관광객들이 쇄도한다니 세월이 변하긴 변했나보다. |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