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악기를 깨워주세요"…악기 기증 나눔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0.10.08. 15:00

수정일 2020.10.08. 19:01

조회 5,059

잠자고 있던 우리집 악기들

잠자고 있던 우리집 악기들 ©김은주

이사 준비를 하다 보니 집에 악기가 생각보다 많았다. 아이가 어릴 적부터 배웠던 바이올린, 크면서 아이 키에 맞춰 구매한 조금 더 큰 바이올린, 남편의 기타와 팬플루트, 내 플루트와 얼후 등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 가족답게 다른 집들보단 많은 양의 악기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또 이런 저런 구실로 이 악기들은 창고 속에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었다. 짐을 정리하며 악기들을 모아보니 살 때는 고가로 샀던 악기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악기 기증은 동서양 악기 구분없이 모두 할 수 있다.

악기 기증은 동서양 악기 구분없이 모두 할 수 있다. ©김은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악기 하나쯤은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특히 연주회를 가서 직접 눈앞에서 라이브 연주를 듣다보면 더욱 절실하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무작정 시작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악기가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 누구나 악기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제도나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시민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는 정책의 일환으로 ‘악기 나눔 공유사회’ 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작년에 처음 시행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얻어낸 ‘악기 기증과 나눔’ 사업은 악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 사랑과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홈페이지에서 악기 기증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홈페이지에서 악기 기증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2020년 악기 나눔 사업은 10월 5일 시작으로 11월 15일까지 진행되며, 누구나 집에서 잠자는 악기를 기증할 수 있다. 악기를 배우고 싶은데 악기 사는 것이 부담된다면 악기뱅크를 통해 매달 일정 금액의 대여비를 지불하고 악기를 빌려 쓸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작년에는 악기 기증과 나눔 사업을 통해 총 25종 626점의 악기를 기증받았고, 악기들은 청소년센터, 아동복지협회, 50플러스센터, 우리동네키움센터, 꿈의오케스트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에 전달되어 의미 있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모습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모습 ©김은주

집에 안 쓰는 악기가 있다면 누구나 악기 나눔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참여방법은 집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가게(서울 소재 29개 매장)이나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낙원상가 1층)에 방문해 기증하면 된다. 기증할 수 있는 악기는 바이올린, 플루트, 기타, 가야금, 피아노, 드럼 등 동양과 서양 악기 모두 포함되며 리코더, 탬버린, 오카리나와 같은 소모성 악기는 기증에서 제외된다. 악기를 직접 가지고 나오기 힘든 경우에는 미리 전화나 홈페이지에서 기증신청 후 착불택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악기를 기증한 사람에게는 책정된 악기 기증가액만큼의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고장이 났거나 낡은 악기도 기증할 수 있다.

고장이 났거나 낡은 악기도 기증할 수 있다. ©김은주

악기가 망가졌거나 낡고 오래되어 소리가 잘 나지 않을 것 같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증 받은 악기는 낙원악기상가의 악기수리 장인들의 도움을 거쳐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와 조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고쳐져서 새로운 악기로 탄생되면 악기가 필요한 시민들에게 재기증이나 대여가 이뤄지며 악기를 더욱 필요로 하는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우선 전달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철저하게 소독과 건조 과정도 거칠 예정이다.

악기를 수혜 받고 싶은 단체나 사회적 시설들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홈페이지를 통해 '악기 수혜자' 신청을 할 수 있다.

2020 악기나눔 공유사회- 백신 프로젝트 포스터

2020 악기나눔 공유사회- 백신 프로젝트 포스터 ©김은주

이번 사업은 ‘2020 악기나눔 공유사회 – 백신(100Scene) 프로젝트’와 함께 한다. ‘잠자는 악기에 새 숨결을, 지친 마음에 희망백신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희망의 가치를 공유하는 캠페인이라 더욱 의미 있다. '백신(100Scene) 프로젝트'는 악기 나눔 사업의 전 과정을 스토리 위주로 촬영해 100개의 장면으로 만든 영상콘텐츠를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한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마음의 희망백신을 접종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악기를 나누며 희망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니 남을 돕는 그 자체가 건강해진다는 의미로도 느껴진다.

당장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겐 절실하게 필요하고, 작은 나눔이 누군가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 혹시 집에 잠자고 있는 악기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나눔을 실천하며 누군가에게 희망의 백신이 되어보면 어떨까? 나눔이 희망이 되는 일에 직접 동참해보면 그 희망이 돌고 돌아 나에게도 전달된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 http://www.nakwon-communityar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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