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천, 청계천 지나 풍물시장까지 둘레길 코스 좋아!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0.10.07. 14:38

수정일 2020.10.07. 14:45

조회 3,443

이게 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집에 머물러야 하는 긴 연휴, 각자의 방법으로 답답한 마음을 다스려야 할 때다. 정릉천에서 출발하여 청계천을 지나 서울풍물시장으로 향하는 둘레길 코스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성북구 정릉동 삼각산 계곡에서 발원한 정릉천은 하월곡동의 월곡천을 만나 청계천으로 흘러 다시 중랑천과 한강으로 합류하는 도심의 하천이다.

정릉천은 성북구 정릉동 삼각산 계곡에서 발원한 하천이다

정릉천은 성북구 정릉동 삼각산 계곡에서 발원한 하천이다 ⓒ박은영

복개되어 정릉로로 이용되고 있는 정릉로 21길 지점부터 종암사거리까지의 구간을 지나면 그늘이 펼쳐진다. 1999년 하천 위에 놓인 내부순환로 다리 아래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고려대까지의 구간은 친환경 조명기구를 설치, 장애물을 없애는 등 착한 산책로로 조성해 말끔한 모습이다. 아울러 자전거길과 둘레길이 별도로 조성돼 자전거를 타고 달려도 좋을 것 같다. 정릉천에 야외 공연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 등을 조성했다. 그늘 아래 하천을 따라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작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이중섭, 박경리, 신경림 등 우리나라 근현대를 대표하는 문화예술인이 거닐던 길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른 느낌이었다.

청계천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간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청계천에서는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간을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박은영

동대문구를 지나 청계천에 이르면 자연 친화적인 생태공간으로 한층 더 많은 다양한 풍경들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다. 각종 수생식물과 양서류의 서식공간으로 조성된 만큼, 청둥오리와 중대백로 등도 쉽게 마주칠 수 있었다. 조금 더 걸으니 청계박물관이다. 청계박물관은 1960년대 있던 속칭 학고방이라하던 판잣집으로 조성됐다. 판자촌이 있던 자리에 초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어 시대의 흐름을 직접 눈앞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2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소망의 벽

2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소망의 벽 ⓒ박은영

청계천을 걸으며 볼 수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젊은 남녀를 위한 청혼의 벽도 만날 수 있고 무학교를 지나면 청계고가 존치교각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복개공사를 하지 않은 곳으로 고가도로 교각만 세 개를 남겨두어 보존하고 있다. 청계6경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에 있는 소망의 벽은 가로세로 10센티미터의 도자기 타일에 자신의 소망을 그려 넣은 것으로 무려 2만 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작품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풍경들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청계8가 황학교에 이르렀고, 오늘의 종착지 풍물시장으로 향했다.

전통적인 물품과 현대적인 물품을 판매하는 서울 풍물시장

전통적인 물품과 현대적인 물품을 판매하는 서울 풍물시장 ⓒ박은영

처음 방문한 서울풍물시장은 전통적인 물품과 현대적인 물품을 모두 판매했으며 그 규모가 대단했다. 과거 황학동은 서울의 사대문 가운데 하나인 동대문의 바깥에 위치해 주로 논과 밭이던 지역이었다. 여기서 주로 채소를 생산해 서울 주민들에게 공급되었지만,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오갈 곳 없는 피란민들이 청계천 주변으로 몰려들면서 급속도로 판자촌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들이 생계를 위해 노점과 고물상을 시작한 것이 황학동시장의 시작이었다. 만물시장, 벼룩시장으로 유명했던 황학동시장에서 유래한 전통시장으로 황학동에서 동대문운동장으로 이전했다가 2008년에 현재의 자리에 개설되었다고 한다.

황학동시장은 골동품으로 전국적으로 수집해 판매하며 번영을 누렸다

황학동시장은 골동품으로 전국적으로 수집해 판매하며 번영을 누렸다 ⓒ박은영

황학동시장은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골동품을 주로 취급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한국전쟁 이후 사회의 재건과 새마을운동 같은 도시화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골동품을 전국적으로 수집해 판매하며 번영을 누렸으며, 헐값에 산 골동품이 국보급이나 문화재급으로 판정받아 큰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 경제 위기가 닥치면서 이전부터 증가했던 노점들이 급증했는데, 2000년대 초반 청계천 복원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2003년에 폐쇄된 동대문운동장 축구장으로 옮겨 동대문풍물벼룩시장을 개설했다. 그 후 2008년 현재의 자리에 서울풍물시장을 열었다. 

서울풍물시장 1층에는 공예와 골동, 의류와 생활잡화를 판매한다

서울풍물시장 1층에는 공예와 골동, 의류와 생활잡화를 판매한다 ⓒ박은영

서울풍물시장은 2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1층에는 정문에서 오른쪽에 공예와 골동, 왼쪽에 의류와 생활 잡화를 파는 점포들이, 뒤쪽에 식당가가 위치해 있다. 2층에는 각종 생활 잡화와 취미 생활용품들을 파는 가게들이 있고 테마존으로 구성된 ‘청춘1번가’와 의류 판매장 등이 있다. 상가 내 골목골목 들어찬 생활용품이나 진귀한 물건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온 골목 구경을 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서울풍물시장은 2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서울풍물시장은 2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박은영

2012년 예능프로그램 촬영에 이어 젊은이들의 방문이 이어지자 2015년에 조성한 청춘1번가는 과거의 포목점, 이발소, 사진관 등을 재현해놓아 과거의 삶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그곳에는 10여 팀의 젊은 공예작가들이 운영하는 상점이 있고, DJ 부스가 있는 청춘다방, 만화방 등이 있어 추억 나들이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코로나의 백신 개발로 활기를 띤 재래시장의 모습을 하루빨리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서울풍물시장은 전철 1호선 신설동역 6번 출구에서 250m, 2호선 신설동역 9번, 10번 출구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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