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구 공동육아방, 잘 나가는 이유 있었네!
발행일 2020.07.24. 13:00
“언론사에서 열린육아방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시에 문의하면 꼭 중랑구를 추천한다고 기자가 말해주더라고요.”
서울시는 2020년 2월 기준으로 영⦁유아, 아동들을 위한 보육⦁돌봄 시설 6,251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키즈 카페처럼 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열린육아방'은 65곳이다. (최근 개설된 곳들도 생겨서 더 늘어난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부터 열린 육아방 사업을 진행하면서 많은 부모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중랑구는 서울시 열린육아방보다 먼저 육아방 운영을 시작했다 ⓒ김진흥
한편, 서울시 열린육아방보다 먼저 육아방을 운영한 자치구가 있다. 서울시가 벤치마킹한 중랑구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1호점 아이틔움 공동육아방 개소와 함께 시작했다.
2020년 7월 현재, 중랑구에서는 올 초에 개소한 아이신나 육아방까지 12개 공동육아방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10개는 중랑구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5호점은 중랑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동원시장 안에 있는 8호점은 동원시장 시장상인회가 각각 위탁 운영하는 중이다.
중랑구 공동육아방은 서울시 육아방들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시설로 꼽힌다. 각 시설마다 콘셉트가 다르고 요즘 트렌드에 맞는 장난감과 콘텐츠를 비치했다. 아이와 함께 온 부모도 편히 쉴 수 있도록 독서, 휴식 공간 등을 마련했다. 모유수유실도 만들어 눈치 보지 않고 편히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꾸몄다. 연간 45,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영⦁유아 부모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전히 중랑구 공동육아방은 많은 지자체들로부터 문의를 많이 받는다. 중랑구를 넘어 서울시 대표적 육아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중랑구 공동육아방에 대해 유기정 중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시 열린육아방의 롤모델인 중랑구 공동육아방 ⓒ김진흥
Q. 중랑구 공동육아방은 어떤 계기로 신설됐나요?
A. 제가 2010년 중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센터장으로 오면서 중랑구 인프라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여러 엄마들과 대화하면서 알아보니 중랑구에 저소득층이 많으면서 25개 구 중에 영유아수가 꽤 많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위한 인프라가 적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부모들이 많았죠. 그래서 공동육아방 사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Q. 공동육아방을 이용하는 아이 연령대는?
A. 기본적으로 만 0~5세가 이용하고 있어요. 만 2세가 가장 많이 방문하고요. 엄마가 보통 집에서 키우기 힘들 때 많이 오는 편이죠.
아이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중랑구 공동육아방 ⓒ김진흥
공동육아방에는 수유실도 마련되어 있다 ⓒ김진흥
Q. 그런데 공동육아방 이전에도 공공 육아방 개념이 있지 않았나요?
A. 네, 정부에서 마련한 ‘공동육아나눔터’가 있었어요. 그러나 요즘 엄마들은 매력이 없는 육아방이나 키즈 카페에 잘 가지 않는 것 같아요. 육아방 장난감이 집보다 뛰어난 지, 공간이 안전하게 잘 조성되어 있는지 등 꼼꼼히 보는 편이에요. 공간만 있다고 해서 가는 건 아니더라고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점들을 개선해 괜찮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Q. 공공 시설이 평범하고 매력이 없다는 인식이 많이 있습니다. 기존 이미지를 깨뜨리기 위한 중랑구의 노력은 무엇이었나요?
A. 우선 공간을 만들 때 엄마보다 아이에 초점을 더 맞췄어요. 다른 공간들은 아이보다 엄마, 직장 여성에 좀 더 치중한 편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영유아기 특징이 무엇이고 발달이 어떻게 이뤄지며 어떤 장난감이 이 아이들에게 유익한지를 잘 알고 있는 곳이에요. 더구나 직원들 대부분이 아동학 전공자이고 이 시설을 통해 혜택을 많이 보는 사람이 아이라는 생각을 가져서 아이가 어떻게 만족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공사하기 전부터 계획을 세우며 준비했고 공사 중에도 일일이 점검하면서 시설이 잘 갖춰지도록 했어요. 물론 좋은 장난감들과 여러 소품들은 기본적인 거고요.
여러 역할극 놀이가 가능한 중랑구 공동육아방 ⓒ김진흥
Q. 그래서인지 육아방에 장난감 외에도 즐길 수 있는 여러 공간들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한 곳에 자주 오면 지겨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 키즈 카페를 한곳만 가지 않고 여러 군데를 다니는 엄마들도 있고요.
A. 맞아요. 저희도 당연히 그 점을 잘 알고 있어요. 요즘 엄마들도, 아이들도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은 성향이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겹지 않도록 2달에 한 번씩 주제를 바꾸면서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있어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같은 공간이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 중랑구 공동육아방의 특징이자 장점이에요. 그리고 중랑구 공동육아방 각각 지점마다 콘셉트가 다 달라서 여기저기 방문하면 아이와 더 재밌는 시간을 보낼 거라고 봐요.
올 초에 개소된 아이신나 육아방 ⓒ중랑구
Q.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고 트렌드에 맞게 운영하는 모습이 돋보이네요. 또 중랑구 공동육아방의 특징이 무엇이 있나요?
A. 부모와 아이가 서로 대화하면서 더 효율적인 놀이 학습이 가능할 수 있도록 ‘놀이토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놀이 활동을 지원하는 ‘놀이토리 선생님’을 배치해 영유아 발달에 적합한 놀이 가이드를 알려줘요.
그리고 공동육아방 각 지점마다 ‘소통의 날’이 있어요. 매주 소통의 날을 통해 주기적으로 우리동네 보육반장과 상담을 가질 수 있어요. 보육반장을 통해 중랑구 새로운 소식이나 축제, 참여하면 좋은 행사 정보들부터 어느 장소가 아이들에게 좋은지, 야간 병원이 어딘지 등 육아와 관련된 정보들을 공유하며 소통하고 있죠.
그런데 중랑구에서 더 도와주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육아서비스예요. 서울시에서 중랑구로 반장 6명을 보냈는데 저희 단체에서 운영하는 개소는 10개니까 부족하잖아요. 그래서 중랑구에서 순수 구비로 4명을 더 뽑아 10명을 채워 각 지점 당 한 보육반장이 맡아 진행하고 있어요. 이것 말고도 각 지점당 선생님이 한 명씩 있고 육아방 전체를 관리하는 사람도 있어요. 선생님들은 서울시에서 열린육아방 지원으로 50%씩 지원하지만 육아방 전체를 관리하는 사람은 중랑구에서 100% 월급을 지원해 주세요. 구청장님이 이 분야에 관심 많으셔서 더 잘 운영되는 것 같아요.
중랑구 공동육아방에서 서울시 육아 정책들뿐만 아니라 육아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김진흥
Q. 얼마 전 서울의 다른 자치구에서 육아방 장소를 구하기 어려워 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중랑구는 어땠나요?
A. 중랑구 공무원들이 평소 장소를 찾기 위해 애를 많이 쓰세요. 좋은 장소들을 택해서 저희 센터에 전해주세요. 먹골꼬마, 상봉키움과 같은 몇몇 지점들은 경로당 2층에 육아방들이 대표적이에요. 공무원들이 경로당에 찾아가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박카스 전하면서 잘 봐달라면서 교류를 많이 했고 설득해서 지어진 것이거든요. 구청장님의 의지와 함께 공무원들의 열정이 없다면 공동육아방 운영이 쉽지 않았을 거예요.
중랑구 공동육아방은 각 지점당 1명씩 선생님이 있고 중랑구에서 지점들을 관리하는 사람을 고용해 공동육아방을 감독하고 있다 ⓒ김진흥
Q. 구청장님의 의지, 공무원들의 열정, 중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운영이 소위 서울시에서 잘 나가는 육아방의 비결이군요. 현재 코로나로 인해 잠정 중단된 상황인데, 코로나 이후로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요?
A. 아직 정확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어요. 하나의 대책으로 온라인 학습 동영상을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인스타그램을 통해 놀이 키트를 보낸 후 아이와 함께 따라할 수 있도록 동영상을 게재하는 중이에요. 그리고 유튜브에도 영유아 아이들과 어떻게 노는지, 교감하는지 등 여러 영상들을 올릴 예정이에요. 공동육아방이 다시 운영되면 공동육아방에서 효율적으로 놀 수 있는 콘텐츠들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잠정 중단됐던 중랑구 공동육아방이 개소 준비를 하고 있다. 7월 21일부터 먹골꼬마 공동육아방이 열린다. 다만, 하루 2회, 회차당 1가정이 2시간씩 이용으로 축소 운영될 예정이다. 육아방 신청은 중랑구청 홈페이지(https://www.jungnang.go.kr/portal/main/contents.do?menuNo=201065)를 통해 가능하다.
○ 중랑구 육아종합지원센터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9Zd-HrdR1RU_sa91R0uSQ
○ 서울시 열린육아방, 공동육아나눔터 : https://news.seoul.go.kr/welfare/archives/509656?tr_code=sh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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