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명산은 봄꽃 릴레이 중!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0.04.27. 09:34

수정일 2020.04.28. 09:16

조회 3,134

꽃이 만발한 아파트 산책로

꽃이 만발한 아파트 산책로 ⓒ김은주

살고 있는 아파트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수명산으로 연결되는 오솔길이 있다. 이곳으로 이사왔던 이유 중 하나가 아름다운 수명산이 뒤에 있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산책도 여유롭게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4년이나 살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이사 온 해 몇 번의 산책을 제외하고는 수명산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도시공원 내 사람 간 접촉 주의를 요하는 현수막

도시공원 내 사람 간 접촉 주의를 요하는 현수막 ⓒ김은주

코로나19로 멈춰진 일상, 일상 속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자연스레 가까운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는 일이 잦아졌다. 멀리 이름난 명소에서 벚꽃을 구경하는 것이 아닌 아파트 단지 안의 소박한 화단 속에 피어난 꽃들과 눈 맞춤하며 날마다 깊어가는 계절을 느꼈다. 제한된 사회생활로 운동량이 현저히 떨어져 수명산 걷기를 시작했다. 수명산은 계절감을 뽐내며 매일매일 푸르게 변해갔다.

반려동물 배변봉투함과 곳곳에 마련된 쉼터

반려동물 배변봉투함과 곳곳에 마련된 쉼터 ⓒ김은주

일상의 품격을 높여주는 수명산 숲속 탐방로는 강서구 발산동에 위치하고 있다. 발산동이란 지명에서 알 수 있듯 수명산은 발산이라고도 불렸다. 마치 밥주발을 엎어놓은 모양을 하고 있는 수명산은 산 높이가 70m 남짓이라 산책과 운동을 겸하기에 부담 없는 곳이다. 수명산은 아파트 단지와 학교로 둘러싸여 있어 도심 속 숨통과도 같은 역할을 해주기에 충분한 곳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유아동네 숲터'라는 표지판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이 와서 안전하게 숲길을 거닐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어르신들이 바둑이나 장기를 둘 수 있게 마련된 시설도 보였다. 곳곳에 조성된 다양한 운동기구들은 이 지역 주민들이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것들이 많았다.

수명산 근린공원의 모습

수명산 근린공원의 모습 ⓒ김은주

화곡고등학교, 덕원여자고등학교, 강신초등학교 등 많은 학교가 수명산과 맞닿아 있다. 나무계단으로 말끔하게 조성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산벚나무, 조팝나무, 산철쭉 등 다양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앙상한 마른 가지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새 잎이 돋고 여리여리한 잎사귀들이 연둣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운동기구 앞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동네 주민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나무계단

산책로를 따라 조성된 나무계단 ⓒ김은주

벚꽃이 지고 난 뒤 철쭉이 만발하고 있다. 마치 봄이라는 릴레이 경주를 하면서 벚꽃이 바통을 철쭉에게 넘겨준 것만 같다. 수명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아름다운 산철쭉에 반하게 된다. 산책로 아래쪽엔 수명산 근린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곳엔 배드민턴장, 테니스장, 놀이터가 있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아쉽게도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문을 닫은 상태이다. 수명산 근린공원은 근처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길 하나 사이로 가까워  지역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수명산에 마련된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주민들

수명산에 마련된 운동기구에서 운동을 하는 주민들 ⓒ김은주

수명산은 지역주민이 사랑하는 산이다. 매일의 일상을 함께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며 이웃 간 만남이 이뤄지는 소통의 장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계절의 정직한 모습을 동네 근처에서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제한된 일상 속에서 수명산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도심 속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산길을 산책하며 숲속을 걸을 수 있는 환경이 감사하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봄과 가까워진 숲길이었다. 타박타박 걸으며 봄 향기에 취해보는 시간이었다.

■ 수명산
○ 위치 :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 대중교통 : '5호선 우장산역' 4번출구→도보 13분 / '강서05번' 버스, 발산초등학교역 하차→도보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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