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아이도 즐거운 만화소풍!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시민기자 김윤재

발행일 2020.02.05. 13:14

수정일 2020.02.05. 14:00

조회 1,270

주말이 되면 가까운 어디라도 가고 싶지만 딱히 어딜 가야 할 지 몰라 고민일 때가 있다. 특히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무렵의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아이와 자신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을 찾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고민인 분들을 위해 준비했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이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곳, 작년 초 명동역 인근으로 이전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운영하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1999년 개관한 국내 최초의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 육성 기관이다. 2018년 여름까지 한국통감부가 있던 남산 자락에 위치했었지만 기존 건물의 재건축으로 작년 1월부터 대체 공간인 남산센트럴타워로 이전했다.

파란 바탕의 일러스트가 시선을 끈다
파란 바탕의 일러스트가 시선을 끈다 ©김윤재

명동역 4번 출구로 나와, 3분 남짓 걷다 보면 왼쪽 골목 안으로 파랗게 칠해진 건물 외벽에 남산 달덩이 캐릭터가 보인다. 골목길을 올라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입구로 들어가면 캐릭터 체험 공간인 2층 애니소풍이, 건물을 끼고 돌아 남산센트럴타워 입구로 들어가면 만화도서관인 만화의 집(1층)이 나온다. 내부 계단이 있어 어느 쪽으로 입장하든 상관없지만, 유모차의 경우 건물 내 일반 엘리베이터가 2층에 서지 않아 계단이나 화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니 이점을 고려해 입구를 결정하는 편이 좋다.

세대를 아우르는 만화도서관 '만화의 집'

남산센트럴타워 로비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만화의 집
남산센트럴타워 로비 가장 안쪽에 위치한 만화의 집 ©김윤재

1층 '만화의 집'에선 90년대 만화부터 최신 웹툰 단행본, 애니메이션 DVD까지 3만 여 권의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다. 작품 외에도 작법서와 관련된 해외 서적들도 마련되어 있어 감상뿐 아니라 만화를 공부하는 이들이 찾기에도 좋다. 자료만큼이나 방문객의 폭도 넓어 아이들과 함께 앉아 책을 읽거나, 아이들 손에 만화책을 쥐여준 뒤 자신이 읽을 작품을 찾는 부모님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1층 벽면 책장과 중앙 큐레이션 코너
1층 벽면 책장과 중앙 큐레이션 코너 ©김윤재

독특한 도서 분류법도 눈길을 끈다. 1층의 자료들은 ‘소소하고 따뜻한’, ‘생생하고 감격스러운’, ‘뜨겁고 불꽃튀는’처럼 작품의 분위기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소제목 아래 분류되어 있다. 이외에도 중앙에는 큐레이터가 선정한 큐레이션 도서와 신작 자료가 놓여 있고, 영유아코너와 작법서를 모아 놓은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복층인 1.5층에 오르면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연대별로 정리된 만화책과 국가별 도서를 볼 수 있다. 만화의 집 사이트(http://lib.ani.seoul.kr)를 통해 소장 자료 검색이 가능해 현장은 물론, 방문 전 미리 자신이 원하는 자료가 있는지 찾아볼 수 있다.

DVD 영상실과 복층에서 바라본 1층 풍경
DVD 영상실과 복층에서 바라본 1층 풍경 ©김윤재

다양한 테이블은 물론 편히 기대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처럼 책 읽기 편한 환경은 기본으로 마련되어 있다. DVD 영상실과 포토존, 충전용 콘센트 등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방학이어서 그런지 평일 오전, 오픈한 지 한 시간도 안 된 시각이었음에도 눕는 자리는 이미 만석이고 DVD 감상 공간만 한 자리 비어 있었다.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꿈 교실과 작은극장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꿈 교실과 작은극장 ©김윤재

관람 공간 외에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토의, 토론, 강연 등을 할 수 있는 꿈 교실과 정기 상영이 열리는 극장 겸 강의실 '작은극장'도 있다. 작은극장의 정기 상영은 주말 오후 1시와 3시이며, 현장 선착순으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2월에는 '방학에 떠나는 캐릭터 친구들과의 모험이야기'라는 주제로 '라이온킹', '남극대모험', '드래곤 길들이기2' 등 흥미진진한 모험을 떠날 수 있다니 서둘러보자.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함께 떠나는 서울 여행 '애니소풍'

2층 애니소풍 로비, 안내데스크 옆엔 발권용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2층 애니소풍 로비, 안내데스크 옆엔 발권용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다 ©김윤재

만화의 집이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이었다면 2층 애니소풍은 온전히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서울 여행을 콘셉트로 광화문과 남산 등 서울의 명소 곳곳에서 뽀로로와 소피루비, 타요와 슈퍼윙스, 터닝메카드 등 국내 애니메이션 대표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을 위한 무료 물품 보관함과 입구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뽀로로
관람객을 위한 무료 물품 보관함과 입구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뽀로로 ©김윤재

무료 관람이었던 만화의 집과 달리 애니소풍은 입장권을 사야 하며, 입장할 때 받는 도장으로 재입장이 가능하다. 도장을 받아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거대한 뽀로로 얼굴이 관람객을 반겨준다. 입구 오른쪽은 캐릭터와 함께하는 서울 여행으로, 왼쪽은 체험 공간 위주로 꾸며져 있다. 관람 순서는 없지만 출구가 왼쪽에 있으니 오른쪽부터 관람하고 나오는 편을 추천한다.

캐릭터들로 북적이는 120번 버스와 슈퍼윙스로 꾸며진 서울공항
캐릭터들로 북적이는 120번 버스와 슈퍼윙스로 꾸며진 서울공항 ©김윤재

다양한 캐릭터들이 타고 있는 120번 버스와 광화문을 지나면 소피루비의 캠핑카가 있는 한강이 나온다. 캠핑카 안엔 소피루비의 옷이 걸려 있어 입고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다. 맞은편엔 각각 슈퍼윙스와 엄마까투리 캐릭터들로 꾸며진 서울공항과 서울숲이 있다. 비행기처럼 몸을 숙여 움직이면 캐릭터들이 그대로 날아다니는 모션 인식 게임부터 클라이밍, 작은 미끄럼틀 등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시설들이 설치되어 있다.

충전 중인 타요 친구들과 나무늘보가 앉아있는 서울숲 루프탑
충전 중인 타요 친구들과 나무늘보가 앉아있는 서울숲 루프탑 ©김윤재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타요 캐릭터 모형의 전동카트를 탈 수 있는 남산이 나온다. 그 뒤론 3개의 상영관에서 요괴메카드 등의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는 초이락 시네마, 나무늘보 등을 만나볼 수도 있는 서울숲 루프탑이 있다.

뽀로로 친구들을 촬영 중인 Ani스톱모션과 포름VR 코너
뽀로로 친구들을 촬영 중인 Ani스톱모션과 포름VR 코너 ©김윤재

다시 입구 쪽으로 오면 3개의 체험 공간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Ani스톱모션에선 캐릭터 모형과 태블릿PC를 이용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제작 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스톱모션 제작 원리에 따라 모형을 조금씩 움직이고 사진을 찍으면 바로 움직이는 영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태블릿PC에 그림을 그리면 전면 스크린에 반영되는 뽀로로 드로잉과 아이들을 위한 VR게임 포름VR이 운영 중이다.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입구부터 관람객들을 반긴다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입구부터 관람객들을 반긴다 ©김윤재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매주 월요일만 휴관하고 매일 운영한다. 웹툰이 유행하기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이불 덮고 누워 만화책을 보는 것만큼 만족스러운 겨울 여가도 없던 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겨울,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그때에 기억을 되살려 보는 건 어떨까.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 위치 : 서울시 중구 소공로 48 남산센트럴타워 1~2층 (명동역 4번 출구, 도보 5분)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기타 센터 지정일
○ 운영 시간 및 입장료
    – 1층 만화의 집 10:00~20:00 무료 관람
    – 2층 애니소풍 10:00~18:00 (17시 발권마감) 어린이(36개월~만12세 이하) 6,000원 /성인(만 13세 이상) 4,000원
○ 홈페이지 : http://ani.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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