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 또 하나의 랜드마크가 탄생했다!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9.10.08. 11:09

수정일 2020.06.17. 10:03

조회 2,759

한동안 시민들에게 잊혔던 노들섬이 음악섬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9월 28일, 서울시는 한강 노들섬을 음악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정식 개장했다. 노들섬은 용산구 이촌동과 동작구 노량진을 잇는 한강대교 중간에 위치해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던 이곳에 잔디마당, 노들스퀘어뿐만 아니라 라이브하우스, 뮤직라운지, 래코드 옆 라운지, 노들서가 등 음악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서울의 새로운 공간들을 만들었다.

노들섬은 이전부터 다양한 이름들을 지녔다. 조선시대에는 모래밭 마을이라는 뜻인 ‘사촌’이라 불렸고 일제강점기 때는 ‘중지도’라고 칭했다. 노들섬이란 이름은 1995년에 개칭되면서 지금까지 불리게 됐다. 노들의 의미는 ‘백로가 놀던 징검돌’이다. 현재 노량진 주변을 말한다. 그래서 이 근처 나루터를 노들나루라고도 했다. 이를 한자로 바꾼 것이 노량진이다.

노들섬 개장식 ⓒ김진흥

노들섬은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 모래밭이었던 이곳에서 시민들은 물장구를 치며 휴식을 즐겼다. 서울의 역사 기록에서도 이러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노들섬은 1968년부터 시행된 한강개발계획으로 유원지의 기능을 상실했다. 그리고 1970년대에 한 기업이 노들섬을 국가로부터 넘겨 받았다. 이 회사에서 노들섬의 모래를 다른 공사에 쓰다 보니 강물이 들어왔고 섬 둘레에 시멘트를 입혀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노들섬이 사유지가 되면서 자연스레 시민들의 발걸음도, 관심도 줄어들었다.

 

2005년 서울시가 노들섬을 다시 매입했다. 이후 노들섬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2012년까지 지지부진했던 노들섬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시민토론회 등 시민들과 전문가들의 논의가 계속 이어지며 탄력을 받았다. 2015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기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확정됐다. 2017년 노들섬에서 서식했던 맹꽁이들을 다른 적합한 곳으로 서식지 조성 및 포획 이주를 시행했고 여러 논의 끝에 2019년 9월 28일에 지금이 모습으로 개장을 알렸다.

버스킹 공연과 마켓움이 어우러진 노들섬 잔디광장 ⓒ김진흥

노들섬 개장 행사는 노들음악, 노들자연, 노들문화, 노들의 맛 등 4개의 콘텐츠들로 구성됐다. 그리고 시간에 따라 야외에서 또는 실내에서 행사를 이어갔다. 음악섬답게 섬 이곳저곳에서 음악이 흘렀다. 노들섬 잔디마당에서 장희원, 홍차바다, 장가이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야외공연을 펼쳤다. 실내에서는 라이브하우스에서 짙은, 수란, 데이브레이크 등의 가수들이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라이브하우스 맞은편에서는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4명의 DJ들이 노들섬 뮤직라운지에서 시민들의 흥을 돋웠다.

연인과 같이 노들섬을 방문한 한 시민은 “평소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인데 실제로 가수들이 버스킹하니 신기했고 직접 라이브로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자연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체험 중인 시민들 ⓒ김진흥

노들섬은 서울에서 찾기 어려운 자연친화적인 풍경들을 담고 있는 섬이다. 서울시는 개장일에 맞춰 노들섬의 과거와 현재를 자연을 통해 설명하는 ‘노들섬 식물산책’, 우리 주변에 버려진 빈 용기들을 가져오면 공기정화식물을 심어주는 ‘내 곁에 작은 숲’, 반려식물을 만들어보는 ‘당신의 취향 그리고 식물’ 등 자연과 관련된 여러 콘텐츠들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노들섬은 음악섬이자 복합문화공간이다. 노들섬 곳곳에서 여러 문화 체험들이 진행됐다. 잔디 광장에서 ‘노들섬X마켓움’이 열렸다. 이는 함께하는 더 큰 즐거움이라는 슬로건 아래 부산을 거점으로 펼친 다양한 카테코리의 150여 팀이 참가하는 문화페스티벌이다. 개장일부터 2일간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상품들로 선보였다. 고래 도마 만들기, 피크닉 소품 렌탈, 노들섬 DIY 워크숍 등 체험 프로그램들도 이어졌다.

그림책 콘서트가 열린 노들서가 ⓒ김진흥

책과 관련된 콘텐츠도 주목됐다. 북 카페와 함께 있는 노들서가에서는 신유미 작가와 함께한 ‘그림책 콘서트’를 비롯해 노들서가 도슨트, 고수라 작가의 ‘글쓰기 워크숍’ 등 여러 프로그램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노들서가는 18개의 독립 출판사와 책방들이 모여 있어 앞으로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 할 예정이다.

한편, 노들서가 위 루프탑에서는 요가가 진행됐다. 아크로 요가, wave step 등 인기 요가 강사들과 함께하는 요가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아이와 함께 요가했던 한 시민은 “아이가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같이 신청했다. 사람들이 많이 봐서 좀 부끄럽기도 했지만 선생님들도 재밌게 해주시고 아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DJ들의 공연장 뒤로는 바(bar)가 있다 ⓒ김진흥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재미난 일이 있어도 배가 부르고 난 뒤에야 흥이 나는 법. 노들섬에서도 음식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런데 노들섬 먹거리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노들섬 운영 총감독을 맡은 서울시립대 김정빈 교수는 “노들섬에서는 마녀 김밥, 더 피자 사운드 등 많은 사회적 기업들과 함께 한다. 특히, 피자집은 발달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식당이다. 노들섬 편의점도 발달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가 운영하는 특별한 곳이다.”라며 설명했다.

주제에 따라 다양한 음식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앤 테이블’도 존재한다. 이번에는 가을을 맞이해 송보라 셰프가 강원도에서 직접 공수한 봉평 토종메밀, 버섯, 감자 등으로 만든 음식들을 마련했다. 음악을 들으며 발효된 음료를 맛볼 수 있는 발효 라운지 바 ‘복순도가’, 자전거 카페 ‘보이(voi)’ 등 개성 있는 음식들을 노들섬에서 즐길 수 있다.

밤이면 아름다운 빛으로 운치를 더하는 노들섬 야경 ⓒ김진흥

노들섬의 변화된 모습만큼이나 운영에서도 놀라운 점이 있다. 노들섬은 서울시가 아닌 전문 기업들이 맡는다. 도시기획집단 사회적 기업 ‘어반트랜스포머’와 공연 연출 및 음향사업 전문 기업인 ㈜플랙스앤코가 노들섬의 전반적인 운영을 한다. 김정빈 교수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노들섬이 음악섬 및 복합문화기지로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들섬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석양 풍경 ⓒ김진흥

 노들섬 설계를 맡은 한 관계자는 “2016년에 시작한 노들섬 설계에서 가장 큰 원칙은 시민들의 생각을 담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크기, 겉보기에만 치중해 시민들의 공감대가 떨어졌다. 그러나 시민의 공간으로 노들섬이 자리 잡기 위해 시민의 입장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광장이다. 시민들이 언제든지 편히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노들섬에서 바라보는 서울시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해서 열린 공간으로 만들었다. 노들섬에서 맞이하는 서울시의 석양 풍경을 추천한다.”라고 언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노들섬은 오랫동안 잊힌 섬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개장하면서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음악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모했다. 서울의 가을을 이곳에서 누리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노들섬 입구로 이어진다 ⓒ김진흥

노들섬은 24시간 열려 있는 곳이다. 다만 건물 내 시설들은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노들섬 누리집(nodeul.org)을 방문해 확인하길 바란다. 대체로 월요일은 휴무다. 

노들섬은 주차 공간이 없다. 노들섬은 시민들의 논의를 통해 대중교통을 지향하는 섬으로 계획됐기 때문에 일반 방문객 차량들의 주차 공간이 따로 없는 것이다. 가까운 공영주차장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길 추천한다. 버스 정류장이 노들섬 바로 앞에 있어 편리하다.

 

◆ 노들섬 정보

- 위치 서울시 용산구 양녕로 445 노들섬

- 운영 시간 야외 및 옥외공간 24시간 개방., 내부 시설 오전 11시~ 밤 10시

- 문의 02-749-4500

- 홈페이지 node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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