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베토벤 음악 듣고 싶다면? 이번 공연 강추!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8.08.09. 09:31

수정일 2018.08.09. 14:31

조회 930

베토벤의 음악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베토벤의 비밀노트’ 공연

베토벤의 음악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베토벤의 비밀노트’ 공연

한 시간 남짓 공연 중 딴짓하는 어린이를 볼 수가 없었다. 공연 내내 귀에 익은 아름다운 선율에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세종문화회관이 방학을 맞는 아이들에게 부모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어린이 명품 클래식 공연 시리즈’ 두 번째, <베토벤의 비밀노트>를 선보였다. 오는 8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어린이를 위해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한다. 천재 작곡가 베토벤의 음악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기 감상할 수 있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스크린에 곡을 설명하는 자막이 나와 이해를 돕고 있다.

베토벤 월광소나타가 울려 퍼지고 있다. 스크린에 곡을 설명하는 자막이 나와 이해를 돕고 있다.

왜 <베토벤의 비밀노트>이란 이름을 달았을까? 답을 얻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성적이고 괴팍스럽기까지 한 베토벤! 그러나 이면엔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 줄 정도로 인간적이기도 했다. 말년에 이르러 점점 청력을 잃게 되자 은둔형으로 둔갑했지만 표현하고픈 꿈과 그려지는 악보의 현실 사이에서 그는 인간적인 고뇌를 누구보다도 많이 한 음악가였다. 악보에 남겨진 수많은 수정과 고침의 흔적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아픔을 슬기롭게 딛고 일어 선 그의 음악세계는 ‘월광소나타(Piano Sonata No.14 Moonlight)’에서 보듯이 슬프고도 신비하며 환상적인 세계로 펼쳐진다. 그러니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악성(樂聖)으로 아이, 어른 모두에게 꿈과 행복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설레임 속에 막이 올랐다. 무대커튼이 걷혀지고 밝고 깔끔한 리듬의 바가텔이 서곡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7인조 클래식 연주자들이 무대 안쪽에 자리잡았다. 이어 축구를 좋아하는 민서가 등장한다. 바이올린 연습하기를 바라는 아빠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음악에는 관심이 없고 축구에만 관심을 보인다. 이때 민서의 곁에 나타난 베토벤. 친근한 그의 음악을 만나면서 민서는 조금씩 변해간다. 누구에게나 잠재돼 있던 음악 감성이 호기심과 함께 일깨워진다.

민서가 어린이 관객에게 다가가 종이컵으로 전해지는 음의 진동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민서가 어린이 관객에게 다가가 종이컵으로 전해지는 음의 진동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악기의 소리가 가장 아름답게 울려 퍼지도록 설계된 꿈의 공간 체임버홀! 곡이 바뀔 때마다 구름과 별, 달이 무대 안 벽면을 밤하늘처럼, 때로는 베토벤 말년의 전원처럼 아름답게 수놓는다. 강렬한 ‘비창소나타’가 무대를 압도하는 것도 잠시 곧 아이들의 귀에도 익은 ‘엘리제를 위하여’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체임버홀을 행복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였다. 점점 베토벤의 감미로운 음악에 빠져 들어가는 민서. 축구가 뜻대로 되지 않아 실망에 빠져 있을 때 운명의 문이 열린다. 그 유명한 ‘운명교향곡’과 함께!

민서는 베토벤의 고운 선율에 점차 호기심을 갖게 되고 악기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고는 악기를 통해 음악에 매료되며 심취되어 간다. 악기를 합하면 어떤 화음이 되는지 궁금한 민서 스스로 지휘도 해본다. 이때 베토벤이 청력이상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먼저 다가선다. 종이컵과 손가락에 실을 연결하고 자기소리를 들어보게 하는 민서. 종이컵으로 소리가 줄을 타고 흔들리는 진동을 느끼게 되고 피아노로 연결되어 음악과 작곡에 활용할 수 있음을 베토벤과 함께 체험한다.

악기소리에 점차 흥미를 갖게 된 민서가 직접 지휘까지 해보고 있다.

악기소리에 점차 흥미를 갖게 된 민서가 직접 지휘까지 해보고 있다.

은은하고 감미로운 ‘월광소나타’의 선율이 체임버홀을 신비스럽게 휘감는다. 그러다 터키행진곡이 씩씩하게 울려 퍼지면서 홀은 새 국면을 맞는다. 장내 분위기는 ‘합창교향곡’ 중 ‘환희의 송가’로 절정에 달하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편곡을 하였기에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함께 흥얼거리는 모습도 많았다. 또 출연진이 직접 객석의 아이들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건네고 함께 공연의 일부에 참여시키는 배려도 아주 반응이 좋았다.

체임버홀은 모든 악기가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마법의 방이다. 이곳에서 베토벤의 유명한 원곡들을 어린이를 위해 편곡한 버전으로 최고의 클래식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것이니 매료되지 않을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호른 같은 악기 설명도 곁들여져 더욱 좋다. 클래식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인식은 날려버렸다.

공연을 마치고 출연 스태프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공연을 마치고 출연 스태프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방학에 아이와 함께 문화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세종문화회관에서 <베토벤의 비밀노트>를 감상할 것을 권한다. 공연 관람 후,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위치한 ‘세종 이야기, 충무공 이야기’ 전시도 관람해 보자.

■ 2018 세종어린이시리즈 ‘베토벤의 비밀노트’
○ 기간 : 2018.08.03 (금) ~ 2018.08.16 (목)

○ 장소 : 세종체임버홀

○ 시간 : 8.03(금)~8.16(목) (공연시간 : 50 분 / 인터미션 없음)

평일, 토요일 11시, 14시, 일요일 14시, 16시

8.14(화) 오후7시30분

○ 연령 : 만4세입장가(2014년 이전 출생)

○ 티켓 : R석 35,000원, S석 25,000원

○ 홈페이지 : 세종문화회관

○ 문의 : 세종문화회관 02-39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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