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은 지금! 연초록 물결~

시민기자 김영옥

발행일 2017.05.16. 16:21

수정일 2017.05.16. 16:21

조회 1,905

연초록으로 물든 서울숲의 메타세콰이어길 ⓒ김영옥

연초록으로 물든 서울숲의 메타세콰이어길

“숲속을 걸어요~ 산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속을 걸어요~ 꽃향기가 그윽한 길,

햇님도 쉬었다 가는 길, 다람쥐가 넘나드는 길,

정다운 얼굴로 우리 모두 숲속을 걸어요…”

서울숲을 걷는 내내 어릴 적 배웠던 동요 ‘숲속을 걸어요’가 입속에서 맴돌았다. 연초록 물결 가득한 서울숲은 정말 싱그러웠다. 오후의 햇살을 막아줄 나무들은 곳곳에 즐비했고 연초록의 나뭇잎들은 풍성했다. 서울숲 광장을 지나자 나타나는 메타세콰이어길에서는 봄의 절정을 보는 듯했다.

서울숲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웨딩촬영중인 예비부부 ⓒ김영옥

서울숲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웨딩촬영중인 예비부부

서울숲의 가장 넓은 공간인 ‘가족마당’에는 봄 소풍 나온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음악이 됐다. 좋은 계절에 결혼하는 예비부부의 웨딩촬영 모습은 행복에 겨워 보였고, 다양한 빛깔의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커플들은 리즈시절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있었다. 가족마당 가장자리로 저마다 나무 그늘에 자리 잡고 앉아 실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은 편안해 보였다.

햇살에 빛나는 나뭇잎이 그려내는 다채로운 농담(濃淡)은 다양한 빛깔의 초록을 느끼게 했다. 가족마당 바로 옆에 있는 ‘사색의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초록 세상에 들어온 듯, 그 자체로 한 폭의 수채화였다.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 ⓒ김영옥

튤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연인

화려한 벚꽃이 진 자리엔 싱그러운 나뭇잎들이 두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했다.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앙증맞은 풀꽃들과 작은 등을 켜 놓은 듯한 튤립의 자태는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영주시가 서울시민들에게 영주 사과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2007년 서울숲에 조성했다는 영주 사과길에도 하얀 사과꽃이 흐드러지게 폈다.

햇살이 반짝이는 수변 쉼터 앞 호수 ⓒ김영옥

햇살이 반짝이는 수변 쉼터 앞 호수

도심 한복판 어느 곳에서 이렇게 많은 초록빛을 두 눈 가득 담을 수 있을까. 사색의 길을 지나 다다른 수변 쉼터 앞 작은 호수는 오후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수변 쉼터를 지나 오른편으로 펼쳐지는 울창한 숲길 ‘숲속길’은 잠시 호사스런 망중한(忙中閑)을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었다.

사슴 우리에서 만난 꽃사슴들(좌), 바람의 언덕에 세워진 조형물(우) ⓒ김영옥

사슴 우리에서 만난 꽃사슴들(좌), 바람의 언덕에 세워진 조형물(우)

서울숲을 가로지르는 성수대교 밑을 지나 오른편으로 난 길을 조금 올라가니 ‘사슴 우리’가 나타났다. 꽃사슴의 예쁜 눈망울도 잠시 응시할 수 있어 더없이 반가웠다.

사슴 우리 맞은편 계단 위로 경쾌한 느낌의 조형물이 있다. 이곳은 꼭 와보고 싶었던 ‘바람의 언덕’이었다. 바람의 언덕 조형물에서부터 시작되는 보행 가교에서는 사슴 우리를 내려다볼 수도 있었고, 멀리 응봉산과 응봉산 정상의 정자도 조망할 수 있었다. 초봄이었다면 온통 노란색으로 가득했을 응봉산이 너무도 잘 보였다.

보행 가교 위에서 바라보는 강남, 강동, 강서 지역 ⓒ김영옥

보행 가교 위에서 바라보는 강남, 강동, 강서 지역

보행 가교 끝으로 갈수록 한강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강바람이 세게 불어 왔다. 보행 가교 시작점의 이름이 바람의 언덕인 이유가 있었다. 서울숲 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강바람의 위세가 자못 컸다. 강변북로 위를 가로지르는 보행 가교 위에선 강남과 강동, 강서 지역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서울숲 보행 가교에서 바라본 성수대교와 한강 ⓒ김영옥

서울숲 보행 가교에서 바라본 성수대교와 한강

발밑으로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보행 가교 위의 아찔함 뒤엔 탁 트인 한강이 품에 안겼다. 오후 햇살로 한강은 빛나고 있었고,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엔 많은 라이더들이 질주 본능을 불사르고 있었다.

한강 수변공원과 서울숲 선착장, 한강시민공원과 연결된 서울숲 보행 가교는 뜻밖의 매력적인 풍경을 선물했다. 성수대교 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면서 한강의 풍광을 만끽했다면 성수대교 바로 밑, 강변북로 하부에 만들어진 큼직한 터널을 통과하면 다시 서울숲으로 돌아올 수 있다.

서울숲과 한강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 ⓒ김영옥

서울숲과 한강을 연결하는 지하 터널

추상적인 느낌의 벽화가 그려진 터널은 ‘숲에서 강’으로 순간 이동하는 것 같았다. 마법 같은 시간을 지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터널 끝은 다시 서울숲이었다. 노부부가 서울숲의 풀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모습이 평온하게 느껴졌다.

풀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 ⓒ김영옥

풀꽃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

 

■ 서울숲공원 프로그램 안내

서울숲투어

 ○ 일정 : 5월 24일(수) 14:00~15:30, 5월 26일(금) 14:30~16:00

 ○ 대상 : 관심 있는 누구나

 ○ 테마 :

  1) 나무에 얽힌 역사이야기

  2) 작아서 더 아름다운 풀꽃이야기

  3) 꽃 피는 나무 이야기

 ○ 인원 : 선착순 20명

 ○ 참가비 : 1,000원(1인당)

 ○ 신청 : 인터넷 예약 (서울시공공서비스 yeyak.seoul.go.kr)

 ○ 문의 : 서울숲컨서번시 프로그램팀(02-460-2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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