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따라 걷고, 빛 따라 머무는 아름다운 밤! 새로 돌아온 '노들섬'의 가을밤

시민기자 신창근

발행일 2026.10.08. 13:00

수정일 2026.10.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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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 수변부가 9월 18일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의 첫 단계인 수변문화공간으로 새로 열렸다. 1.5km 순환 산책로와 정원, 노들서가·노들갤러리 등이 들어섰고, 개방 열흘 만에 약 10만4천 명이 찾았다. 서울시는 2027년 수상정원, 2030년 하늘예술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며, 10월 2~11일에는 노들섬에서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가 열린다.
노들섬 수변문화공간 개방…11일까지 한강 빛섬축제 진행
노을에서 빛의 밤까지, 다시 만난 노들섬 ©신창근

다시 열린 물가, 노들섬 한 바퀴가 달라졌다

한강 한가운데 자리한 노들섬을 다시 찾았다. 익숙했던 ‘노들섬’ 표지 뒤로 파란 하늘이 활짝 펼쳐졌지만, 조금만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니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9월 18일 노들섬 수변부가 ‘노들 글로벌 예술섬’ 조성의 첫 단계인 수변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폭 4~6m, 길이 약 1.5km의 순환형 산책로가 정비되고 생태정원과 놀이정원, 그라스정원, 틈새정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개방 열흘 만인 9월 28일까지 약 10만4천 명이 찾았다고 하니 새로워진 노들섬을 기다린 시민들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노들섬부터 박물관까지! 이번 주 야간개장 명소 안내

직접 걸어보니 무엇보다 한강과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컸다. 예전에는 공연이나 행사가 있을 때 찾아오는 곳이라는 인상이 강했다면, 이제는 목적 없이 천천히 걸어도 좋은 섬이 됐다. 물가를 따라 이어진 산책길에서는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한강과 서울의 풍경이 따라왔다.

그리고 역시 노들섬의 절정은 해 질 무렵이었다. 강 건너 빌딩 사이로 해가 내려앉자 한강 수면 위로 길게 황금빛 길이 생겼다. 억새 옆에 앉아 노을을 바라보는 사람,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를 누르는 사람, 말없이 강을 바라보는 사람까지. 잠깐만 보고 가려던 발걸음이 자연스레 느려졌다.

꽃길과 아치 사이로…걷는 길마다 달라지는 가을 풍경

새로 단장한 노들섬은 산책로만 넓어진 것이 아니었다. 길을 따라 꽃과 풀, 나무가 어우러진 작은 정원들이 이어진다. 가을바람이 불 때마다 그라스류의 긴 이삭이 흔들리고, 그 사이사이 피어난 꽃들이 산책길의 표정을 바꾼다.

특히 눈길을 끈 곳은 지상과 수변을 이어주는 ‘틈새정원’이다. 겹겹이 이어지는 아치형 구조물 아래로 들어서면 액자 속에 한강 풍경이 들어온 듯하다. 계단을 한 칸씩 움직일 때마다 보이는 하늘과 강의 비율이 달라져 같은 장소인데도 풍경이 계속 새로워진다. 실제로 사진을 남기는 시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아이와 함께라면 놀이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 걷고 싶다면 생태정원과 수변 산책로를 따라가도 좋다. 걷다가 앉을 곳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한강을 바라보고 쉴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있어 ‘빨리 한 바퀴 돌아봐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조금 더 머물다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수변문화공간 개방은 노들섬 변화의 시작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2027년 수상정원, 2030년 하늘예술정원을 단계적으로 조성해 수변과 지상, 공중이 연결된 ‘노들 글로벌 예술섬’으로 완성할 계획이다.

걷다 지치면 책 한 권, 예술 한 점…노들섬에서 쉬어가는 법

산책을 하다 잠시 쉬고 싶어 노들서가에 들어가 봤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야외의 활기와는 또 다른 차분함이 느껴졌다. 노들서가는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휴게공간이다. 꼭 무언가를 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누구나 들어와 앉아 책을 넘기고, 잠시 쉬었다 다시 산책을 이어가기 좋았다. 노들섬 공식 누리집에서도 노들서가를 ‘책과 음악이 함께하는 노들섬 휴게공간’으로 소개하고 있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노들갤러리도 만난다. 산책 중 자연스럽게 전시공간을 만난다는 점이 노들섬다운 재미다. 공원과 문화시설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걷고, 쉬고, 전시를 보고, 다시 한강으로 나오는 경험이 하나의 동선 안에서 이어진다.

앞으로의 노들섬이 궁금하다면 ‘NODEUL : NEXT SCENE’ AR 체험도 눈여겨볼 만하다. AR 글래스를 통해 현재의 노들섬 풍경 위에 2027년 수상정원과 2030년 하늘예술정원이 조성된 미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지금 걷고 있는 풍경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를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다.

노들섬이 단순히 ‘예쁜 한강공원’에 머물지 않고 책과 음악, 전시, 정원과 산책이 한곳에서 이어지는 문화예술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걷는 내내 실감할 수 있었다.

노을 뒤엔 빛의 시간…‘더 오래 머무르는 밤’이 된다.

해가 완전히 지었다고 노들섬에서의 하루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노들섬은 밤부터 또 다른 장면이 시작된다.

10월 2일부터 11일까지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가 노들섬에서 열리고 있다.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0시 30분까지 한강과 수변공간을 무대로 레이저아트와 미디어아트, 공연과 강연 등이 이어진다. 올해 주제는 ‘빛의 서사시(Rhapsody of Light)’. 낮에 걸었던 산책길과 정원이 어둠 속에서는 빛을 품은 예술 공간으로 다시 변신한다. ☞ [관련 기사]낭만 한도초과! 노들섬 '한강빛섬축제' 10월 2일 개막

이 축제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면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형 야간경제’의 방향도 읽을 수 있다. 서울형 야간경제는 단순히 밤늦도록 소비하자는 정책이 아니라, 퇴근 뒤에도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게 시민의 시간을 넓히고, 그 체류가 관광과 지역상권의 활력으로 이어지게 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한강을 DDP·남산·광화문과 함께 주요 야간거점으로 육성하고 빛섬축제 등 야간 콘텐츠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빛섬축제는 축제장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축제를 관람한 뒤 노량진 ‘만나로’ 제휴처를 방문해 인증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한강대로 일대의 F&B 제휴 매장들과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누리집에는 12곳의 F&B 제휴 매장이 안내돼 있다. ‘노들섬의 빛을 본 뒤 주변 지역의 맛과 공간까지 만나보라’는 연결이다.

노을을 보러 왔다가 산책하고, 책을 읽고, 전시를 보고, 해가 지면 빛의 예술을 즐기고, 다시 주변 골목까지 발걸음을 이어가는 밤. 직접 걸어보니 ‘야간경제’라는 말이 꼭 거창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다. 밤늦게까지 더 많이 소비하는 서울이 아니라, 저녁 이후의 시간을 더 풍요롭게 누리고 그 시간이 자연스럽게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것. 새로 돌아온 노들섬의 가을밤이 보여주는 장면도 바로 그런 모습이 아닐까.

이번 가을에는 조금 일찍 노들섬을 찾아 산책부터 시작해 보자. 해가 지기 전에는 한강 노을을 한가득 담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들섬을 만날 수 있다. 낮과 밤 사이, 서울의 시간이 조금 더 길고 풍성해진다.
파란 하늘과 흰 구름 아래 노들섬 건물 외벽에 원형 로고와 ‘노들섬’ 글자가 보인다.
9월 18일 수변문화공간을 새롭게 개방한 노들섬 ©신창근
노들섬 수변에서 바라본 한강 위로 주황빛 해가 내려앉고 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노들섬의 황금빛 한강 노을 ©신창근
노들섬 야외 공간에 ‘NODEUL: NEXT SCENE AR체험’이라고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뒤로 미래 노들섬 조성 모습을 소개하는 안내판과 체험 부스,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미래의 노들섬을 먼저 만나보는 ‘NODEUL : NEXT SCENE’ AR 체험존 ©신창근
‘노들서가’라고 적힌 아래 유리문이 활짝 열려 있고, 시민들이 출입하고 있다.
산책 중 책과 함께 잠시 쉬어가기 좋은 노들서가 ©신창근
노들섬 틈새정원을 아래쪽에서 올려다본 모습이다. 회색 벽면 사이로 큰 아치 구조물이 위치하고 있고, 주변 나무와 식물이 어우러져 독특한 공간감을 만든다.
겹겹의 아치 사이로 새로운 풍경을 만드는 틈새정원 ©신창근
노들섬을 빛의 예술무대로 바꾸는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신창근
노들섬 축제장에 보라색 ‘빛섬축제’ 조형 글자와 대형 해치를 비롯한 서울의 캐릭터들이 설치되어 있다.

2026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

○ 기간 : 2026년 10월 2일~11일
○ 장소 : 노들섬 일대
○ 운영시간 : 18:30~22:30
○ 프로그램 : 레이저아트, 동행라이트, 빛섬렉처
○ 교통
① 지하철
- 9호선 노들역 2번 출구에서 한강대교 방면으로 도보 약 700m
- 1호선 용산역 1번 출구 → 신용산역 정류장(03-004)에서 버스 탑승 → 노들섬 정류장 하차
- 4호선 신용산역 3번 출구 → 신용산역 정류장(03-004)에서 버스 탑승 → 노들섬 정류장 하차
② 버스 : '노들섬' 정류장 하차
③ 셔틀버스 : 신용산역(4번출구) - 노들섬 - 노들역(2번출구) - 노량진역(3번출구) | 약15분 (4대 순환) l 18시~22시 운행
④ 이크루즈 특별노선 : 여의도 – 노들섬 (편도 / 왕복) 평일 4회 (17:00 ~ 22:50) / 주말8회 (15:30 ~ 22:50)
☞ 이크루즈 탑승 예약
○ 공식 인스타그램(@mediaartseoul)
○ 누리집

시민기자 신창근

서울의 숨은 매력과 체감형 정책을 발굴해 시민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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