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올리게 하는 건축은? 익숙한 도시를 새롭게 발견하는 '서울건축문화제'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6.09.23. 12:58

수정일 2026.09.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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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열리고 있으며, 올해 주제전 ‘서울의 발견’은 서울의 아파트·고속버스터미널·고가도로 등 익숙한 도시 풍경을 건축의 시선으로 조명한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이어지며,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과 대학생 연계전시, 서울마루 파빌리온도 함께 선보인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좋은 집, 좋은 건축사를 만나다' 강연 현장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진행된 '우리동네 좋은 집, 좋은 건축사를 만나다' 강연 현장 ©심재혁
도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무엇일까? 프랑스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고, 미국 뉴욕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 이탈리아 피사를 떠올리면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서울도 그렇다. 경복궁과 광화문, N서울타워처럼 오랜 시간 서울을 상징해 온 건축과 공간이 있다. 우리는 때로 건축물을 통해 도시를 기억하고, 그곳에서 보낸 시간을 떠올린다. 건축이 단순히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넘어 한 도시의 인상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인 이유다.

그렇다면 오늘날 서울을 보여주는 건축은 무엇일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기억하게 될 서울의 모습은 어떻게 바뀔까? 그 답을 찾아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찾았다. 올해 문화제는 ‘Assembling Seoul : 서울의 발견’을 주제로 오는 10월 11일까지 이어진다. ☞ [관련 기사] 건축이 이렇게 재밌었나? '서울건축문화제'에서 직접 확인!
10월 11일까지 열리는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10월 11일까지 열리는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심재혁

랜드마크만 건축일까? 익숙한 서울을 다시 ‘발견’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왔던 서울의 풍경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게 된다. 올해 주제전 ‘서울의 발견’은 국형걸 총감독과 신경섭 사진작가의 협업으로 꾸며졌다. 재활용 팔레트를 조립해 미로처럼 공간을 만들고, 그 사이사이에 서울의 도시와 건축을 기록한 사진을 배치했다.
총감독 주제전, '서울의 발견'
총감독 주제전, '서울의 발견' ©심재혁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것은 이름난 랜드마크가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서울과 다른 지역을 오가는 고속버스터미널, 도시를 빼곡하게 채운 대규모 아파트 단지, 경제성장과 함께 서울의 교통망을 확장해 온 고가도로 등 우리가 매일 보고 지나치면서도 쉽게 ‘서울의 건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풍경들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비슷한 높이의 아파트가 끝없이 늘어선 모습은 너무 익숙해 평소에는 특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하지만 전시장에 걸린 하나의 도시 풍경으로 마주하니 서울의 급격한 성장과 주거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건축적 모습으로 다가왔다.
반포 아파트 단지 사이로 멀리 고속버스터미널이 보인다.
반포 아파트 단지 사이로 멀리 고속버스터미널이 보인다. ©서울건축문화제
이렇게 전시를 따라가다 보니 ‘건축’의 범위가 유명한 건물 한 채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전체로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올해 문화제가 내세운 ‘Assembling’이라는 표현도 이러한 서울의 모습과 맞닿아 있었다. 서로 다른 시대에 만들어진 건물과 도로, 주거공간과 기반시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하나씩 모이고 겹쳐져 오늘의 서울을 만들었다.
경제개발의 상징, 고가도로와 아파트
경제개발의 상징, 고가도로와 아파트 ©서울건축문화제
전시는 이를 다양한 요소가 만나 새로움을 만드는 ‘복합밀도(Hybrid Density)’, 빠르게 변화하면서도 연속성을 이어가는 ‘가속진화(Rapid Evolution)’, 세계적인 흐름과 서울만의 개성이 공존하는 ‘글로컬리티(Glocality)’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보여주고 있었다.
수많은 사진으로 표현하는 서울의 건축 ©심재혁
수많은 사진으로 표현하는 서울의 건축 ©심재혁

지금 서울에는 어떤 건축물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서울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면 다음으로는 지금 서울 곳곳에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건축을 만날 차례다. 전시장에는 ‘제44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이 사진과 모형, 설계자료 등을 통해 소개되고 있었고, 2025년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 대상 특별전도 볼 수 있었다.
2025년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 대상 특별전
2025년 제43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중 대상 특별전 ©심재혁
특히 눈길이 간 것은 <u>올해 서울시 건축상 완공 부문 대상을 받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u>이었다. 금천구 독산동에 들어선 서서울미술관은 건축물만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 주변 공간과 연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하나의 건물 안으로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전시된 사진과 모형을 살펴보니 건물과 주변 공간의 경계를 낮추고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건축물 자체뿐 아니라 주변 도시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도 건축의 중요한 부분임을 보여줬다.
대상을 받은 서울시립서서울미술관
대상을 받은 서울시립서서울미술관 ©심재혁
<u>서울특별시교육청 신청사와 아트센터 림, 서울연극창작센터,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u>을 비롯한 다른 수상작도 볼 수 있다. 문화시설과 공공건축, 주택, 업무공간 등 종류도 다양했다. 전시를 살펴보니 화려하거나 거대한 건물만 좋은 건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공간을 이용하고 주변 환경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역시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수상작의 모형과 설명, 건축가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다.
수상작의 모형과 설명, 건축가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다. ©심재혁

손바닥만 한 모형이 실제 공간으로

전시장 안쪽에서는 분위기가 또 한 번 달라졌다. 작은 건축 모형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는데, 제15회 대학생건축과연합회(UAUS)의 연계전시 ‘U&US : Re-membering in School’이었다. 학교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을 대학생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이다.
제15회 대학생건축과연합회(UAUS)의 연계전시 ‘U&US : Re-membering in School’
제15회 대학생건축과연합회(UAUS)의 연계전시 ‘U&US : Re-membering in School’ ©심재혁
모형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같은 ‘학교’에서 출발했음에도 결과는 전혀 달랐다. 여러 높이의 계단과 공간을 연결한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부터 수많은 원통형 재료를 쌓아 새로운 공간을 만든 <BACKROOM>, 투명하고 알록달록한 소재를 활용한 작품까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학교를 표현했다.

학교는 교실과 복도, 계단처럼 정해진 공간으로 구성돼 있지만 그 안에서 학생들이 만나고 이야기하고 쉬면서 또 다른 장소가 만들어진다. 작품들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학교 공간을 건축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게 했다. 
  •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심재혁
  •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심재혁
  •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 학교라는 공간을 대학생의 시선에서 새롭게 해석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작은 모형에서 보았던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를 전시장 밖 서울마루에서 실제 크기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서울마루에는 은색 구조물과 목재 프레임, 길게 늘어진 흰색 천, 노란 천막 등 서로 다른 모습의 파빌리온이 설치돼 있었다.
전시장 밖 서울마루에서 실제 크기로 만날 수 있다.
전시장 밖 서울마루에서 실제 크기로 만날 수 있다. ©심재혁
아주대학교의 <일탈>은 목재 구조물 안쪽으로 기다란 천이 내려와 있어 사이를 걸어볼 수 있었다. 연세대학교의 <저기요...?>에서는 노란 천 아래 사람들이 서로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작은 모형으로 볼 때는 구조와 형태에 먼저 눈이 갔다면 실제 파빌리온 안에 들어가 보니 느낌은 달랐다. 구조물의 높이와 재료의 질감은 물론 햇빛과 바람, 그 안에서 사람이 앉고 움직이는 방식까지 공간을 완성하는 요소라는 점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 연세대학교의 <저기요...?>
    연세대학교의 <저기요...?> ©심재혁
  • 아주대학교의 <일탈>
    아주대학교의 <일탈> ©심재혁
  • 연세대학교의 <저기요...?>
  • 아주대학교의 <일탈>

미래 서울의 랜드마크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건축문화제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처음 떠올렸던 ‘랜드마크’의 의미도 조금 달라졌다.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하나의 건축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도시의 모습은 반드시 유명한 건물 하나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을 빼곡하게 채운 아파트,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고속버스터미널, 경제성장 과정에서 만들어진 고가도로도 서울의 시간을 기록한 도시의 일부였다. 여기에 새롭게 지어지는 미술관과 공공건축, 건축을 다룬 기록과 미래세대가 상상한 새로운 공간까지 더해지며 서울은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조립되고 있었다.
  • 학생 아이디어 부문 대상과 최우수상
    학생 아이디어 부문 대상과 최우수상 ©심재혁
  • 학생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
    학생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 ©심재혁
  • 학생 아이디어 부문 장려상
    학생 아이디어 부문 장려상 ©심재혁
  • 학생 아이디어 부문 대상과 최우수상
  • 학생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
  • 학생 아이디어 부문 장려상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에서 익숙해서 미처 건축이라 생각하지 못했던 서울의 풍경을 새롭게 바라보고, 나에게 서울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은 어디인지 직접 ‘서울의 발견’을 해보길 바란다.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 기간 : 9월 15일~10월 11일
○ 장소 : 서울도시건축전시관(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9)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90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 휴무 : 월요일, 추석 당일
○ 프로그램 : 주제전, 제44회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기획전 등
○ 입장료 : 무료
서울시 건축문화포털
인스타그램(@saf.kr)

시민기자 심재혁

정책 속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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