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서울역사박물관 갈까? 역사와 상상을 동시에 경험하는 곳!

시민기자 김대진

발행일 2026.06.02. 13:00

수정일 2026.06.02. 13:24

조회 1,359

프랑스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Fernand Braudel)은 "역사가 진정으로 다루어야 할 것은 영웅과 전쟁이 아니라, 사람들이 매일 살아온 일상의 구조"라고 역설했다. 왕조의 흥망만 아는 것으로는 한 시대의 실체에 다가갈 수 없다는 말이다.

서울역사박물관4월 30일부터 7월 12일까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여는 기획전 <한성부입니다>1394년 한양 천도 이후 1910년까지 약 500여 년간 조선의 수도를 운영하며 서민들의 생활을 관장했던 관청 한성부(漢城府)의 실체를 조명한다. 1997년 <한성판윤전> 이래 수집해 온 사료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전시는 3부로 나누어서 진행된다.

1부는 '어디까지가 한성부인가'를 주제로 한다. 한성부는 도성 내 5부(五部)와 도성 밖 10리의 성저십리(城底十里)를 관할했다. 5부 아래 '방(坊)'을 두어 다스린 구조는 오늘날 서울시-자치구-동(洞)의 위계와 닮아 있다. 1970년 경복궁으로 이건된 뒤 처음 공개된 ‘성저오리정계석표’는 조선 전기 한성부 경계의 실물 증거다.

2부는 '바쁘다 바빠 한성부'를 보여준다. "한성부에 대가리 터진 놈 달려들 듯"이라는 속담처럼 한성부는 민원의 집결지였다. 호적 작성·순찰·검시·가옥 관리는 물론 어가 행렬과 외교 의례까지 지원했다. 특히 도성을 넘어 전국 단위의 호적과 소송을 관리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서울시청과 결정적으로 다르며, 수장 판윤(判尹)이 정2품으로 국정에 참여했던 배경이기도 하다.

3부는 '한성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황희, 박문수, 권율, 민영환 등 익숙한 인물들이 모두 한성부 판윤을 지냈다. 실무를 도맡은 낭청(郎廳)들은 바쁜 업무 속에서도 계회(契會)를 열어 시를 주고받았다. "문서와 장부가 구름처럼 쌓여 늘 관청에 가득하다"는 강희맹의 시구는 600년 전 공직자들의 자부심과 일상을 생생히 담아낸다. 보물 '성석린 고신왕지'와 현존 최고(最古)의 '1379년 한양부 사급입안' 등 90건 99종의 유물이 그 행정사의 두께를 입증한다.

한성부의 기록을 들여다보는 일은 호적과 도시 관리라는 600년의 축적 위에 오늘의 서울이 서 있음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역사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어린 시절 박물관에서 받은 경험에서 시작된다. 서울역사박물관 건물 안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독일 그림책 작가 케르스틴 쇠네(Kerstin Schoene)의 인기작을 활용한 <볼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이 함께 펼쳐진다. 3월 27일 어린이박물관 개관 기념으로 오스트리아 그라츠 어린이박물관과 함께 국제 교류전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디지털을 배제하고 종이와 그림으로만 구성되어 아이들은 종이를 직접 만지고 접으며 동화의 주인공이 되고, 신체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병행된다. 어린이에게는 오감과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따뜻한 향수를 건넨다.

600년 전 조선 한성부의 호적부와 유럽 동화 속 돼지가 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곳. 부모와 아이가 역사와 상상을 함께 경험하는 이 특별함이야말로 서울역사박물관의 진짜 매력이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와 <볼 빨간 돼지의 종이모험> ©김대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와 <볼 빨간 돼지의 종이모험> ©김대진
1층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 입구 ©김대진
1층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 입구 ©김대진
<한성부입니다> 전시 주제벽과 관람 중인 시민들 ©김대진
<한성부입니다> 전시 주제벽과 관람 중인 시민들 ©김대진
'어디까지가 한성부인가' 1부 전시의 시작 ©김대진
'어디까지가 한성부인가' 1부 전시의 시작 ©김대진
한양 천도와 한성부의 역사 설명 공간 ©김대진
한양 천도와 한성부의 역사 설명 공간 ©김대진
한성부의 관할 구역인 도성과 성저십리 지도 전시 ©김대진
한성부의 관할 구역인 도성과 성저십리 지도 전시 ©김대진
2부 '바쁘다 바빠 한성부' 민원의 집결지를 상징하는 전시 벽 ©김대진
2부 '바쁘다 바빠 한성부' 민원의 집결지를 상징하는 전시 벽 ©김대진
조선 시대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안내하는 표 ©김대진
조선 시대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안내하는 표 ©김대진
산림 보호를 위한 가옥 및 무덤 금지 구역 전시 공간 ©김대진
산림 보호를 위한 가옥 및 무덤 금지 구역 전시 공간 ©김대진
'문서와 장부가 구름처럼 쌓인' 한성부 서고의 재현 ©김대진
'문서와 장부가 구름처럼 쌓인' 한성부 서고의 재현 ©김대진
'한성부 사람들' 3부 전시 진입 공간 ©김대진
'한성부 사람들' 3부 전시 진입 공간 ©김대진
한성부 관리들의 급여와 인사고과를 안내하는 전시 ©김대진
한성부 관리들의 급여와 인사고과를 안내하는 전시 ©김대진
역대 한성부 판윤의 기록을 숫자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김대진
역대 한성부 판윤의 기록을 숫자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김대진
전시를 마무리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에필로그 벽면 ©김대진
전시를 마무리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에필로그 벽면 ©김대진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 <볼 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
<볼 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 전시관 입구 ©김대진
<볼 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 전시관 입구 ©김대진
구겨진 종이가 가득한 대형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김대진
구겨진 종이가 가득한 대형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김대진
가족이 함께 하는 종이접기 체험 공간 ©김대진
가족이 함께 하는 종이접기 체험 공간 ©김대진
색칠과 실험에 몰두한 어린이 체험 공간 ©김대진
색칠과 실험에 몰두한 어린이 체험 공간 ©김대진
골판지 블록을 직접 조립하며 노는 아이 ©김대진
골판지 블록을 직접 조립하며 노는 아이 ©김대진

서울역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 55 (광화문역 인근 경희궁 자락)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18:00(입장 마감 17:30), 금요일 09:00~21:00(야간 개장)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 관람료 : 무료
○ 기획전시 <한성부입니다>
⁲- 일정 : 4월 30일~7월 12일
⁲- 장소 :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A
⁲- 내용 : 조선의 수도 한양을 운영했던 관청 '한성부'의 역사와 행정, 수도 서울의 뿌리를 조명하는 사료 집대성 전시
○ 어린이박물관 개관 기념 국제교류전 <볼 빨간 돼지의 종이 모험>
⁲- 일정 : 3월 27일~6월 7일
⁲- 장소 :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 B
⁲- 내용 : 오스트리아 그라츠어린이박물관과의 교류를 통해 마련된 미취학 어린이(0~6세) 대상의 아날로그 종이 체험형 전시(성인 보호자 동반 필수, 온라인 사전 예약 및 현장 접수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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