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다른 부부가 같은 병에 걸리는 이유는?
김희진 교수
발행일 2025.04.04. 15:34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6) 기억력이 좋아지는 식사법
필자는 환자를 보면서 가장 신기한 것이 가족이 같은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부모, 자식 간에야 유전자를 공유하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가 같은 신경계 질병에 걸린다는 것은, 한국은 동성동본 결혼도 금기해서 부부간은 겹친 유전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말 신기할 지경이다.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하면 결국 부부간에 받은 같은 스트레스, 그리고 같이 평생을 공유한 음식이 아닐까 한다.
노화함에 따라 치매는 자연스럽게 올 수 있는 증상인데다가 만약 무심코 내가 한 생활습관, 식습관이 나쁘다면 바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치매의 고위험군이 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되는 세월은 거스를 수 없는 절대성을 가진다. ‘시간을 잡아야’ 바로 우리가 두려워하는 여러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시간을 잡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다.
뇌를 늙게 만드는 4가지 식습관을 피하라
첫 번째는 노화를 부르는 과다하게 섭취하는 비만이다. 비만은 만성 염증,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텔로미어 단축 등을 통해 신체의 노화 속도를 증가시키는 핵심적인 위험 요인이다.
두 번째는 바로 뇌를 작게 만드는 흡연이다. 사실 흡연을 식습관으로 포함시켜야 할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흡연은 만성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신경세포 손상을 증가시키고, 뇌 혈류 감소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초래함으로써 인지 기능 저하와 신경 퇴행을 가속화하여 뇌 노화를 앞당긴다.
세 번째는 과다한 백색의 공포(소금, 설탕, 나쁜 지방)를 피해야 한다.
네 번째는 아무 생각 없이 섭취하는 가공식품과 패스트 푸드이다. 피부 노화를 불러오고 간을 망가뜨리는 알코올, 트랜스지방이 들어간 패스트푸드,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육, 설탕이 많이 들어간 탄산음료 등은 노화를 촉진시키는 음식이다.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인스턴트식품에는 트랜스지방 외에도 염분과 당분이 많이 들어가 있고,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색소와 방부제, 기름 첨가물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탄산음료는 그냥 설탕 덩어리를 마시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뇌가 즐거운 음식
기본적인 원칙은 과일, 채소, 통곡물, 저지방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식품, 설탕,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섭취를 줄이는 방법이다.
지구상에서 뇌와 노화에 탁월한 아주 좋은 음식들이 많겠지만, 일부러 챙겨 먹으면 좋은 식물성 기름 3가지를 잊지 말자. 참기름, 포도씨유, 들기름이다.
참기름은 항산화물질인 세사몰(sesamol, 깨에 존재하는 리그난 종류의 하나인 세사몰린이 가수 분해되어 얻어지는 항산화성 물질)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영양분이 쉽게 변질되지 않으며, 기름병에 소금을 조금 넣어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서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나쁜 LDL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방해한다.
포도씨유는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토코페롤, 베타-시토스테롤이 있어 피부 미용과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고,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
들기름은 아마씨유와 함께 전 세계가 인정한 ‘슈퍼 오일’로 손꼽히는데, 일본에서는 영양제처럼 복용하기도 한다. 오메가-3 지방산(주로 리놀렌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60% 이상으로 기름 가운데서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암 발생률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들깨에 들어 있는 로즈마리산은 항산화와 항염증, 항암 작용을 한다.
단백질과 지방을 현명하게 먹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단백질의 구성단위는 아미노산이다. 아미노산은 인체의 근육과 인대, 장기의 중요한 구성 성분으로 성장을 촉진하고 효소와 호르몬을 생산하는 데 필요하다. DNA의 유전 정보도 단백질이 없으면 전달되지 못한다.
또한, 지방이라고 해서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다. 지방은 주요 에너지의 공급원이고,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며, 성 호르몬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원료이고, 비타민A‧E 등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를 위해 꼭 필요하다. 불포화지방산은 우리 몸에 이롭지만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음식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치매 걱정 덜어주는 치유의 식사법
첫 번째 방법은 뇌에도 좋은 16시간 간헐적 단식법이다. 뇌 활동의 주 에너지는 포도당이다. 그런데 단식 상태에서는 지방산을 연소해 에너지를 얻는다. 이 과정에서 음식 섭취를 제한함으로써 케톤이 생성되도록 만들 수 있는데, 케톤 상태의 뇌에서 뇌신경 성장 인자의 분비가 활성화되고 기억력에 중요한 해마의 생성이 활발해진다. 그래서 케톤 생성을 활용하는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 감량을 하거나 뇌전증을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두 번째 방법은 적게 먹고 젊게 살기이다. 성인을 기준으로 자신의 체중, 신장, 근육량을 고려해 아침에 500~800㎉, 점심에 500~800㎉, 저녁에 400㎉ 정도로 열량을 제한하고 간식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것을 잘하려면 ‘허기’를 못 이기고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날뛰는 ‘폭식’은 절대 금지다.
이를 예방하려면 먼저 ‘한 시간에 한 모금’ 식으로 규칙을 정하거나, 적당한 크기의 물병 하나를 채운 다음 천천히 마시는 식으로 수분 섭취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단식을 마친 뒤에는 섬유질, 단백질, 건강한 지방이 주를 이루는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단식하는 사람은 피로하거나 짜증이 날 수 있으므로 운동은 식사하고 나서 가볍게 하기를 권한다.
세 번째는 자신에게 맞는 식사 패턴 찾기이다. ‘아침식사파 vs 저녁식사파’ 중 항상 어느 패턴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당뇨나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는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는 저열량 아침식사를 하라고 권유한다.
반면 대사증후군이 없는 사람은 아침과 점심, 저녁을 적당량 나눠서 먹는 게 좋다. 저녁에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저녁식사를 충분히 해도 된다. 다만 취침 전 두세 시간 전에는 식사를 끝마치는 것이 깊은 수면에 좋다.
식사는 내가 노력할 수 있는 항노화방법 중 가장 어렵고도 쉬운 방법이다. 독자분들이 명심하셔야 하는 것은 내가 노력하는 오늘 하루의 식사가 나를 하루만큼 더 젊게 만든다는 것을 꼭 잊지 마셨으면 한다. 다양한 정보들이 많이 있지만, 오늘 하루 아주 작은 하나의 습관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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