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0분, '자율주행버스' 타고 여의도 출근길 동행해 보니…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11.27. 14:32

수정일 2024.11.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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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 정차 중인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조수연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 정차 중인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조수연
도봉산 광역환승센터를 출발, 강북구 수유역, 미아역 등 주거지역을 거쳐 종로와 서대문, 여의도 광역환승센터로 향하는 160번 버스. 160번 버스는 새벽 시간에 상당히 붐빈다. 왜냐하면, 종로와 서대문 등 도심으로 향하는 환경미화원, 경비원 등 노동자들의 새벽 출근길을 돕기 때문이다.

특히, 160번 버스의 첫차는 새벽 3시 56분. 다른 버스보다 이른 시간대에 2대가 동시 운행하지만, 종로와 여의도 등 도심을 경유해 늘 북적였다. 이에 따라 증차와 첫차 출발시간을 앞당겨 달라는 민원이 많았다. 하지만, 버스 운전기사의 여건 등을 고려하면 새벽 3시 56분보다 첫차를 더 앞당겨 운행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160번 버스에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했다. ☞ [관련 기사] 새벽 출근길 돕는 '자율주행버스' 나왔다! 무료 운행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영등포역을 오가는 노선 160번 앞에 자율주행을 의미하는 ‘A’(Autonomous)를 붙여 ‘A160’번이라는 이름으로 운행하는데, ‘첨단기술은 누구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가장 먼저 사용돼야 한다’는 핵심 시정 철학과 ‘동행’ 철학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인 ‘A160’버스의 내부 ©조수연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인 ‘A160’버스의 내부 ©조수연
그렇다면,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어떻게 운행될까?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총 22석으로, 안전을 위해 입석이 금지된다. 이에 버스 전면에 부착된 ‘LED 좌석표시기’ 또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등을 통해 탑승 전 빈 자리가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좌석이 없다면 시민을 태우지 않고 출발한다. 네이버카카오에서도 ‘새벽 A160’ 또는 ‘A160’을 검색하면 위치와 도착시간, 좌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출발시간은 기존 새벽 3시 56분에서 약 30분 앞당긴 새벽 3시 30분에 출발한다. 기존 160번 버스의 노선을 일부 단축하여 도봉산 광역환승센터를 출발해, 혜화, 종로, 공덕, 여의도, 영등포까지 운행한다. 요금은 안정화 기간인 2025년 상반기까지 무료로 운행하고, 이후 조조할인을 적용해 일반 시내버스 요금인 1,200원을 받을 예정이다.

11월 26일,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를 기다렸다. 운행 첫 날이라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는 취재진까지 모여 더 북적북적했다. 전기 버스라 승차감은 좋았고, 안전을 위해 출발 전 '안전벨트를 착용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 그렇게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힘차게 출발했다.
자율주행 상태와 남은 거리 등을 안내하고 있다. ©조수연
자율주행 상태와 남은 거리 등을 안내하고 있다. ©조수연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안전하게 달렸지만, 버스 전용차로 구간임에도 급정거가 잦았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관계자는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자율주행 시스템”이라며 “웅덩이를 밟아 물이 튀어 오르면 물체로 인식, 급정거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즉, 튀어오르는 물이 사람 혹은 차량과 같은 물체로 보여 피하고자 급정거하는 셈이다. 따라서 관계자는 “비와 눈이 많이 내리는 악천후에는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운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쌍문역 인근에서 탑승하기 시작했다. 대부분 청소노동자였다. 한 시민은 “새벽에 버스를 타고 수유에서 강남 가는 버스를 탄다”며 “자율주행버스라 상당히 신기하다”고 전했다. 다른 시민도 “N버스는 가격 부담이 있어 160번을 이용하는데, N버스와 160번의 간극을 메워주는 것 같다 좋다”고 평가했다.
종로로 가는 구간. 꽤 많은 시민이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다. ©조수연
종로로 가는 구간. 꽤 많은 시민이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에 탑승했다. ©조수연
수유역 인근부터는 많은 시민이 탑승하거나 하차했다. 대부분 종로와 광화문, 서대문으로 향하는 시민들이었다. 많은 시민이 새벽에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의 의미를 엿볼 수 있었다.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부착된 안내사항 ©조수연
자율주행버스 내부에 부착된 안내사항 ©조수연
이 날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을 타고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서 영등포역까지 구간을 탑승해 보았다. 약 2시간 정도 걸렸다. 다만, 운행 첫날이라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됐을 뿐, 영등포역까지 1시간 40분, 여의도역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릴 예정이다.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 기준 종로까지는 1시간이면 도착하게 된다.
영등포역에 도착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조수연
영등포역에 도착한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 ©조수연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를 타보니, 첨단 교통기술이 시민에게 쓰인 좋은 사례로 보여진다. 세계 최초 자율주행 기반 ‘24시간 중단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의 시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서울시의 밀리언셀러인 기후동행카드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고, 수도권 환승할인도 적용되니 새벽 출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이 한층 가벼워질 것 같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_A160

○ 요금 : 무료(단, 승하차시 교통카드 반드시 태그 필요, 내년 하반기 중 유료화 예정)
○ 좌석 : 총 22석(장애인석 포함, 입석금지)
○ 운행시간 : 03:30분(도봉산광역환승센터 출발), 토·일요일 미운행
○ 운행횟수 : 왕복 1회
○ 운행구간 : 도봉산역광역환승센터~쌍문역~미아사거리~종로~공덕역~여의도환승센터~영등포역(편도기준 25.7km)
○ 노선정보 : ☞서울버스정보('A160' 검색 후 노선 확인 가능)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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