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울리면 비켜주세요" 소방차 길 터주기 요령, 이것만은 꼭!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4.08.23. 15:50

수정일 2024.08.23. 18:09

조회 2,451

“다시 한번 점검하겠습니다. 펌프.” “펌프 탑승 완료.”
“네, 다음 탱크.” "탱크 탑승 완료."

지난 8월 22일 오후 2시. 사이렌 소리가 민방위 훈련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은 2024 을지연습(8월 19일~22일)의 마지막 날로 전 국민이 민방위 훈련에 참여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미 거리 전광판에는 을지연습과 민방위 훈련에 관해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흘렀고, 아파트 게시판에는 홍보물이 붙었으며, 핸드폰에도 안내문자가 왔다. 거리에는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거리에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김윤경
거리에 민방위를 알리는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다. ⓒ김윤경

을지연습은 전쟁 및 테러 등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비상 대비 훈련이다. 전국 소방서에서는 을지연습-민방위의날과 연계해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진행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역시 서울 소재 소방서들과 ‘2024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의 주요 내용은 사람들에게 길 터주는 요령을 안내하고 출동로 확보를 하기 위한 체계 확립에 있다. 을지연습 마지막 날인 8월 22일, 경찰차와 군 등이 합동한 ‘2024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동승했다.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동승했다. ⓒ김윤경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에 동승했다. ⓒ김윤경

시간보다 일찍 종로소방서에 도착했다. 소방대원들은 평소의 업무로 분주해 보였다. 출동 5분 전이 되자 대원들이 신속하게 계단을 내려가 각각 정해진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은 특별 훈련인 만큼 총 8대의 소방차량과 경찰차, 군차량, 복구 차량 등이 함께했다.

내가 탄 지휘차에는 나를 포함, 소방대원 총 8명이 탑승했다. 개인적으로 지휘차를 타 보는 건 처음이라 조금 신기하게 느껴졌다. 이미 앉아 있는 소방대원들은 모두 침착하게 훈련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광화문을 거쳐 행진을 하듯 다니는 소방 차량들  ⓒ종로소방서
광화문을 거쳐 행진을 하듯 다니는 소방 차량들 ⓒ종로소방서

드디어 오후 2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지휘차는 경찰차를 따라 출발했다. 지휘차 뒤로 펌프차와 탱크차, 구조버스(구조100), 구조공작차(구조200), 굴절차, 고가차, 구급차 등 소방차량과 유관기관 차량이 뒤따랐다. 예상시간은 15분 정도로 종로소방서를 출발해 광화문에서 세종대로 사거리를 지나 종로 2가를 거쳐 다시 소방서로 돌아오게 된다.

“소방차 길 터주기, 이제는 양보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불법 주차 등으로 소방차가 신속하게 출동하지 못할 경우, 화재가 확산되고 응급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수 있습니다.”
차 안에 탄 남성, 여성 소방대원이 안내를 하고 있다. ⓒ김윤경
차 안에 탄 남성, 여성 소방대원이 안내를 하고 있다. ⓒ김윤경

차 안에서는 남녀 소방대원이 번갈아 가며 안내방송을 했다. 알다시피 2018년 6월부터 응급차가 지나갈 때 비켜 주지 않는 경우. 최대 벌금 200만 원까지 부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지휘차를 비롯해 출동 차량들이 광화문을 통과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는 경찰들이 열심히 차량을 안내했다. 민방위 훈련임에도 대피하지 않고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도 보여 조금 아쉬움도 들었다. 1년에 한 번 있는 만큼 실제 위험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대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안전 의식이 깨어 있는 건 물론, 길 터주기 등에 관련해 평소 잘 알아 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지휘차에 탑승해 살피는 소방대원. ⓒ김윤경
지휘차에 탑승해 살피는 소방대원. ⓒ김윤경

종로소방서 6곳의 센터에서는 매달 한 번씩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전통시장처럼 도로가 좁아 소방차 통행이 곤란한 지역이나 다니기 힘든 도로를 자체적으로 선정해 훈련하고 이후 보고하고 있다고 한다.

소방차의 진입을 막는 건 차량만이 아니다. 전통시장 등 협소한 길에 좌판 등이 있어 긴급차량 운행에 방해가 되는 경우, 좌판을 치워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종로소방서 김민우 현장대응단장. ⓒ김윤경
종로소방서 김민우 현장대응단장 ⓒ김윤경

“요즘은 많은 시민들이 소방차가 지나가면 길을 터줘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요. 단지 어느 쪽으로 비켜야 할지 혼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잘 숙지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함께 탑승한 김민우 현장대응단장이 말했다.

지휘차에 탑승했던 또 다른 소방대원은 담배꽁초가 원인이 된 화재가 빈번하다며, 담배 필 때 꼭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소방차량들 ⓒ김윤경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는 소방차량들 ⓒ김윤경

길 터주기 방법, 이것만은 알아두자!

일단 교차로의 경우, 교차로를 피해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로 이동 후 일시 정지한다. 일방통행로라면 오른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한다. 단, 긴급 자동차의 통행 지장이 우려될 경우 왼쪽 가장자리에 일시 정지해도 된다.

편도 1차선 도로는 오른쪽 가장자리로 최대한 진로를 양보하며 운전하거나 일시 정지를 해야 한다. 편도 2차선 도로는 긴급차량이 1차선으로 갈 수 있도록 2차선으로 이동해 운행한다. 편도 3차선 이상 도로는 긴급차량이 2차선으로 갈 수 있도록 일반 차량은 1, 3차선으로 이동한다.
갑작스러운 화재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고 있다. ⓒ김윤경
갑작스러운 화재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하고 있다. ⓒ김윤경

취재를 마치고 천천히 종로소방서를 나왔다. 줄지어 정차된 소방차량을 쳐다보며 소방서 건물 앞 포토존을 쳐다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소방대원들이 부랴부랴 내려와 재빠르게 차량에 올라타고는 출동하기 시작했다. 아직 훈련이 남았을까? 
거리와 아파트, 핸드폰에서도 을지연습과 민방위 훈련의 동참을 알리고 있었다. ⓒ김윤경
거리와 아파트, 핸드폰에서도 을지연습과 민방위 훈련의 동참을 알리고 있었다. ⓒ김윤경

“아뇨. 지금 화재가 발생해 출동하는 거예요.” 옆 소방대원에게 물었더니 훈련이 아닌 화재 진압을 위해 출동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발생한 화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8월 22일 이날은 부천 한 호텔에서도 큰 화재가 있었다. 

작은 실수 하나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사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과 비상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더이상 화마로 목숨을 잃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평상시 예방과 안전에 만전을 기하길 기대한다.
소방차 길 터주기! 이제는 양보가 아닌 의무입니다. ⓒ김윤경

시민기자 김윤경

서울을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고 전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