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화행사 많은 곳은? 서울 맛집 모인 곳은? '여기'서 확인!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4.08.22. 14:44

수정일 2024.08.22. 17:57

조회 4,194

7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발표한 '서울 구석구석 펀시티' 보고서 ©서울시
7월, 서울디지털재단에서 발표한 '서울 구석구석 펀시티' 보고서 ©서울시

나의 문화생활권 8할은 대학로다. 삼청동 거리나 열린송현녹지광장, 공예박물관, 경복궁, 역시 단골 나들이 공간이다. 종로구는 날마다 축제 같다. 지난해에만 1,030개의 문화 행사가 열리며, 서울에서 가장 많은 행사가 열린 자치구였다. 종로구를 잇는 지역은 445개의 문화 행사가 열린 중구다. DDP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덕수궁 등이 있는 중구 역시 매력적인 공간이 많다. 한옥마을이 조성된 은평구에서는 271개의 행사가 열리며 그 뒤를 이었다.

이런 통계나 조사는 어디서 하는 걸까? 바로 7월에 발표한 서울디지털재단‘서울 구석구석 펀시티(Fun City) 보고서’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펀시티’란, 서울시가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위해 추구하는 관광 슬로건으로, 각종 공공데이터 분석을 통해 서울 각 지역의 즐길거리 조성 현황을 파악하는 사업이다.
외국에 미쉐린 가이드가 있다면 우리에겐 ‘블루리본’이 있다. 매년 블루리본을 받은 카페 ©박은영
외국에 미쉐린 가이드가 있다면 우리에겐 ‘블루리본’이 있다. 매년 블루리본을 받은 카페 ©박은영

펀시티에는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맛집이 가장 많은 곳으로 강남구를 선정했고, 흔히 인생네컷으로 불리는 ‘셀프 사진관’은 홍대거리가 있는 마포구에 가장 많았다고 보고됐다. 사람들이 약속 장소에 진심인 것은, 좋아하는 사람과의 식사가 주는 작은 행복이 무엇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맛을 보장한다는 미쉐린 가이드의 식당은 강남구가 56개 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용리단길로 불리는 용산구가 20곳, 서초구가 18곳 순이었다.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식당이라면 일단 사악한 가격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전문가에게 맛을 인정받은 고급 요리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여기서 잠깐, ‘미쉐린 가이드’의 유래를 알아봤다. 최초 미쉐린 가이드란,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쉐린이 출판하는 가이드북으로 처음에는 자동차 운전자를 위한 안내서였다. 1926년 음식이 맛있다고 소문난 호텔에 별을 붙인 것을 시초로 식당에 별을 붙이는 방식은 1933년 시작됐으며, 이때부터 전문 평가단에 의한 암행 조사 방식을 취했다. 미쉐린 가이드가 타이어 회사와 연결됐다는 유래가 흥미로웠다.
블루리본을 많이 받은 성북구 카페 바스크 ©박은영
블루리본을 많이 받은 성북구 카페 바스크 ©박은영

외국에 미쉐린 가이드가 있다면 우리에겐 ‘블루리본’이 있다. '블루리본 서베이'는 2005년부터 시작한 ‘국내 최초의 맛집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아직은 생소할 수 있는 '블루리본 서베이'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수집한 일반인들의 평가 데이터를 반영해 매년 발행한다.

블루리본은 미쉐린 가이드가 별 개수로 레스토랑을 평가하듯, 블루리본의 개수로 레스토랑의 등급을 구분한다. 블루 리본 1개는 ‘시간을 내어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 2개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며, 3개는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이는 곳’이란 의미다. 사실, 입맛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으며, 맛집도 그날의 여건에 따라 더 맛있는 음식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블루리본이 있는 맛집이라면 그런 염려는 넣어둬도 될 것 같았다.

블루리본 2~3개가 선정된 서울의 324개의 맛집 중에는 120개가 강남구에 있었다. 이어 종로구 45개, 중구 33개, 서초구 31개 순으로 선정됐다. 평가 결과를 블루리본 개수로 나타낸다는 것이 귀여운 발상 같았다.

이밖에 펀시티에서는 서울에서 야시장이 가장 많이 열려 밤에 활동하기 좋은 곳으로, 14개의 야시장이 열린 관악구를 선정했다. 전통시장 수가 많고, 대학생 등 젊은 인구가 밀집해 있고, 편리한 접근성 등이 통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MZ세대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은 인생네컷 즉, 셀프 사진관은 마포구가 73곳으로 가장 많았다. 그밖에 종로구 43곳, 강남구 38곳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셀프 사진관이 많은 자치구일수록 외국인 방문객도 많은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어딜 가나 보이는 인생네컷, 찍어봐서 안다. 지나고 남는 건 네컷으로 남기는 우리의 추억이다.
시청 8층 하늘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서울 사람의 서울 기록' 전시 ©박은영
시청 8층 하늘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서울 사람의 서울 기록' 전시 ©박은영

며칠 전, 시청 8층의 하늘갤러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서울의 공모 선정작인 김진선 작가의 ‘서울 사람의 서울 기록’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가 대중교통과 도보로 서울의 25개 자치구를 돌며 서울 지역의 매력을 탐방하고 기록한 결과물들을 드로잉, 레포트, 사진, 오브제 등으로 전시했다. 필름 형식의 작은 사진들을 보며 이곳이 홍제천이고 남산임을 확인하는 과정 또한 흥미로웠다. 전시는 7월 24일~9월 20일,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이 전시장에서 성북구에 5년 연속 블루리본을 받은 카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시 작가를 통해 알게 된 성북구의 블루리본 카페가 무척 반가웠다. 돌아와 폭풍 검색을 하고 지난 8월 초 그곳을 방문했다. 버스를 탔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지나는 길에 우연히 발견하기는 쉽지 않은 위치였다.
카페 바스크의 내부 ©박은영
카페 바스크의 내부 ©박은영

'바스크'라는 간판보다 블루리본이 먼저 보였다. 이곳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꾸준히 블루리본을 받고 있는 곳으로, 핸드드립이 유명한 카페였다. 다소곳한 모양의 은은한 푸른색 리본은 근엄하게 카페의 얼굴이 되어 자리하고 있었다. 영업시간도 길지 않은 월~토요일 12:00~19:00까지로, 매주 목요일이 정기휴무다. 어쩐지 맛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 느껴졌다.

카페 내부는 차분하고 정갈했다. 휴가기간의 평일 낮이라 한산한 분위기였다. 바리스타가 추천해 준 이름도 어려운 커피와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던 케이크를 기다리고 있자니,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아이 손을 잡고 찾아와 커피와 케이크를 먹거나 포장하는 젊은 엄마들이 많았다.
  • 바리스타가 주문한 커피를 만드는 모습 ©박은영
    바리스타가 주문한 커피를 만드는 모습 ©박은영
  • 바리스타가 추천해준 커피와 조각 케이크 ©박은영
    바리스타가 추천해준 커피와 조각 케이크 ©박은영
  • 핸드드립 커피가 유명한 카페 바스크 ©박은영
    핸드드립 커피가 유명한 카페 바스크 ©박은영
  • 원두도 팔고 있다. ©박은영
    원두도 팔고 있다. ©박은영
  • 바리스타가 주문한 커피를 만드는 모습 ©박은영
  • 바리스타가 추천해준 커피와 조각 케이크 ©박은영
  • 핸드드립 커피가 유명한 카페 바스크 ©박은영
  • 원두도 팔고 있다. ©박은영

블루리본에서는 1년 내내 사이트를 통해서 독자의 평을 수집하고 있으며,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1년에 한 번 업데이트된 '블루리본 서베이' 책자를 발행하고 있다.

서울은 이미 곳곳이 힙하다. 경리단길, 연남동길, 가로수길, 힙지로, 힙담동, 용리단길이나 일본의 어느 한적한 소도시 느낌이 나는 성북천 길 역시 그대로의 멋이 있다. 어디서든 그 지역의 맛집이나 카페를 찾고 싶다면, '서울 구석구석 펀시티' 보고서와 블루리본을 통해 알짜 정보를 얻어보는 건 어떨까. 자세한 내용은 서울디지털재단의 누리집 ‘연구보고서’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핵심 내용은 오는 9월 중 재단 유튜브에 공개될 예정이다. 어디를 가도 핫플레이스인 서울, 더 신나는 여정을 즐겨보는 거다!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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