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컬처살롱, 용산공원에서 소리 명상해 보니…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4.07.19. 13:40

수정일 2024.07.19. 13:41

조회 173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과거 미군 장교 숙소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과거 미군 장교 숙소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윤혜숙

아직도 담벼락에 철조망이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곳을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다. 그곳은 어디일까?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이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용산미군기지 동남쪽 부지로 과거 미군 장교 숙소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이곳을 국민에게 개방하였다. 용산공원의 일부를 개방한 거라서 용산공원 부분개방부지로 불렸던 이곳의 명칭을 현재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로 부르고 있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와 인접해서 용산가족공원이 있고, 용산공원의 남서쪽에 용산어린이정원이 있다.
2020년 8월부터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윤혜숙
2020년 8월부터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를 시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 가려면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서빙고역에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용산공원 장교숙소는 과거 미군 장교숙소 부지였던 곳이다. 이곳은 한강에 인접해 일제강점기부터 줄곧 경작지로 활용되었다. 6‧25전쟁 기간 미8군이 용산기지를 복구하면서 군수품의 효율적인 운반을 위해 서빙고역에서 용산기지 내로 지선(支線)을 새로이 설치해 운용하였다. 현재는 폐철도로 남아 있다. 부지의 북쪽에는 군수창고가 자리 잡고, 부지 서쪽에는 철길로 자연스럽게 경계가 만들어졌다. 이후 1970년대에는 미군 헬기장으로 사용되다가 1986년 부지 4만 9,368㎡(약 1만 5,000평)가 우리 정부로 공식 반환되어, LH공사(구 대한주택공사)가 미군 장교 숙소를 건설해 2019년 말까지 임대‧운영하였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서 <우리동네 컬처살롱>이 열리고 있다.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서 <우리동네 컬처살롱>이 열리고 있다.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서 <우리동네 컬처살롱>이 열리고 있다. 지역 밀착형 문화교류 활동으로, 7월 10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수·금요일에 진행한다. 수요일은 시니어 대상, 금요일은 청년 대상으로 한 강좌가 열린다. 시니어 대상 강좌는 건강, 정서, 취미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 체험인 반면, 청년 대상 강좌는 치유, 문학, 예술을 주제로 한 문화예술 체험이다.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 내 우리동네 컬처살롱 프로그램 공지가 뜨자마자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7월 10일에 열리는 첫 강좌에 참석했다. '소리 명상 살롱'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강좌에 참석하기 위해 부지런히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입구로 입장하면 안내라운지가 있다.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뒷문으로 나가니 '마중누리'가 있다. 이곳은 전시실, 강당, 휴게실 등 다목적실로 이용하는 공간이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붉은색 2층 건물로 비슷하게 보여 원하는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안내라운지 벽면에 나와 있는 시설 안내도를 잘 확인하고 해당 공간을 찾아가길 권한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우리동네 컬처살롱 첫 강좌 '소리 명상 살롱'을 수강했다. ⓒ윤혜숙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우리동네 컬처살롱 첫 강좌 '소리 명상 살롱'을 수강했다. ⓒ윤혜숙

싱잉볼 명상 인도자인 서홍 강사(사운드배스 서울 대표)가 다양한 크기의 싱잉볼 앞에 앉아 있었다. 서홍 강사는 소리 명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명상의 뜻을 알려줬다. ‘명상’은 자신의 마음이 깨어 있는 상태로 알아차리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명상을 ‘마음 챙김’이라고도 한다. “명상을 한다”라고 할 때, 고요히 눈을 감고 차분하게 마음속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명상은 여러 종교에서 관찰되는 훈련법이기도 하다. 불교는 명상을 통해 스스로 진리를 깨달아서 해탈하는 것이 목적이다.
명상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완해서 쉬게 한다. ⓒ윤혜숙
명상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완해서 쉬게 한다. ⓒ윤혜숙

서홍 강사는 “명상은 쉼이다”라고 했다. 명상을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이완해서 쉬게 한다. 마음은 생각, 감정, 느낌으로 나타난다. 우리의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체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상을 하면서 자신의 몸을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몸은 오감을 자각한다. 오감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한 느낌이다. 오늘 강좌에서 청각, 후각, 촉각을 느껴보는 시간이라고 했다.
후각을 통한 자각에 필요한 아로마 향을 수강생의 손바닥에 뿌려줬다. ⓒ윤혜숙
후각을 통한 자각에 필요한 아로마 향을 수강생의 손바닥에 뿌려줬다. ⓒ윤혜숙

강좌를 시작하면서 강사는 수강생들에게 “나의 몸과 마음은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각자의 몸과 마음 상태를 얘기한다. 중년을 넘긴 한 수강생은 “그동안 정말 바쁘게 살다 보니 마음이 아팠어요. 네팔로 여행 가서 우연히 싱잉볼을 접하게 되었고, 그 소리의 울림이 좋아서 이 강좌를 신청했어요. 일하느라 바쁠 땐 몰랐는데, 가만히 있으면 몸의 여기저기 통증이 느껴져요”라고 말한다. 
강사의 인도에 따라 수강생들은 앉은 자세에서 두 팔을 하늘 위로 뻗어본다. ⓒ윤혜숙
강사의 인도에 따라 수강생들은 앉은 자세에서 두 팔을 하늘 위로 뻗어본다. ⓒ윤혜숙

첫 번째 시간은 싱잉볼 명상을 시작하기 전 맛보기 과정이다. 먼저 후각을 통한 자각이다. 직원이 수강생의 손바닥에 아로마 향을 뿌려준다. 그 향을 맡으니 심신이 편안해진다. 그다음 촉각을 통한 자각이다. 양손을 마주한 채 손바닥을 비비니 아로마 향이 공중에 퍼지면서 코끝에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청각을 통한 자각이다. 수강생들이 강사 쪽으로 머리를 둔 채 반듯하게 누웠다. 강사가 수강생에게 다가가 종을 흔들고 있다. 그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강사는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명상으로 인도하면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 현재에 집중할 것과 “후유”하고 소리 내면서 숨을 내뱉을 것이다. 현재에 집중하면 비로소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아차릴 수 있다. 한숨을 쉬면 실제로 심박수가 현저히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평소 깊이 호흡한 뒤 한숨을 쉬듯이 숨을 내뱉는 것은 긴장을 완화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강생들이 편안하게 누워서 싱잉볼 명상에 심취하고 있다. ⓒ윤혜숙
수강생들이 편안하게 누워서 싱잉볼 명상에 심취하고 있다. ⓒ윤혜숙

두 번째 시간은 본격적인 싱잉볼 명상에 심취하는 과정이다. 싱잉볼 소리가 강의실 공간에 퍼지면서 마치 온몸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싱잉볼 소리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타고 흘러가는 듯했다. 그래서 싱잉볼 명상을 사운드배스(Sound Bath)라고도 한다.

한 수강생은 “싱잉볼 소리가 미세해서 뼈까지 건드리는 것 같아요. 울림이 한 쪽 귀에서 다른 쪽 귀를 관통해서 흐르는 느낌이었어요”라고 말한다.
강사는 “싱잉볼 소리가 이명에도 좋다고 해요. 우리 신체 중에서 민감한 부위에 작용해요. 오늘의 두 시간 체험에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나중에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되면 오늘의 체험이 떠오를 겁니다”라고 말한다.
  • 용산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곳을 촬영한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윤혜숙
    용산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곳을 촬영한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윤혜숙
  • 한겨울에 얼어붙은 한강에서 얼음을 자르는 흑백사진이 이곳이 서빙고였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윤혜숙
    한겨울에 얼어붙은 한강에서 얼음을 자르는 흑백사진이 이곳이 서빙고였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윤혜숙
  • 용산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곳을 촬영한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윤혜숙
  • 한겨울에 얼어붙은 한강에서 얼음을 자르는 흑백사진이 이곳이 서빙고였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윤혜숙

우리동네 컬쳐살롱 프로그램을 마치고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를 둘러봤다. 마중누리에서 나오니 용산공원이 조성되기 전 이곳을 촬영한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1947년 한강에서 얼음을 채빙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지금처럼 제빙기가 없었던 시절의 모습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한강이 얼어붙으면 그 얼음을 잘라서 서빙고나 동빙고에 보관했다가 한여름에 꺼내 먹었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주변은 조선 시대 서빙고가 있었던 곳이다.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야외 놀이터 ⓒ윤혜숙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야외 놀이터 ⓒ윤혜숙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실내 놀이터 ⓒ윤혜숙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실내 놀이터 ⓒ윤혜숙
  • 실내 놀이터에 볼풀장도 있다. ⓒ윤혜숙
    실내 놀이터에 볼풀장도 있다. ⓒ윤혜숙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어린이도서관 ⓒ윤혜숙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어린이도서관 ⓒ윤혜숙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야외 놀이터 ⓒ윤혜숙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실내 놀이터 ⓒ윤혜숙
  • 실내 놀이터에 볼풀장도 있다. ⓒ윤혜숙
  • 어린이 누리마당에 조성된 어린이도서관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남녀노소 누구든 방문해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청년 창의마당, 어린이 누리마당, 시니어 은빛마당, 청소년 푸른마당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 마중누리 우측에 있는 어린이 누리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휴식을 취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야외 놀이터, 실내 놀이터, 어린이 도서관 등이 있다. 방학을 맞아서 부모님이 자녀들과 함께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 오픈하우스 오순도순에서 미군장교 가족이 거주했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윤혜숙
    '오픈하우스'에서 미군장교 가족이 거주했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윤혜숙
  • 본국으로 되돌아간 미군장교 가족들의 당시 생활과 문화를 볼 수 있다. ⓒ윤혜숙
    본국으로 되돌아간 미군장교 가족들의 당시 생활과 문화를 볼 수 있다. ⓒ윤혜숙
  • 오픈하우스 오순도순에서 미군장교 가족이 거주했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윤혜숙
  • 본국으로 되돌아간 미군장교 가족들의 당시 생활과 문화를 볼 수 있다. ⓒ윤혜숙

오픈하우스 오순도순도 있다. 과거 장교숙소 5단지에서 생활했던 미군 가족들의 집안과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당시의 생활과 문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형태로 연출했다.
  •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산공원 전시공간이 나온다. ⓒ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산공원 전시공간이 나온다. ⓒ윤혜숙
  • 용산공원 전경을 축소한 모습 ⓒ윤혜숙
    용산공원 전경을 축소한 모습 ⓒ윤혜숙
  • 용산공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3D 투어로 볼 수 있다. ⓒ윤혜숙
    용산공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3D 투어로 볼 수 있다. ⓒ윤혜숙
  •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용산공원 전시공간이 나온다. ⓒ윤혜숙
  • 용산공원 전경을 축소한 모습 ⓒ윤혜숙
  • 용산공원의 과거, 현재, 미래를 3D 투어로 볼 수 있다. ⓒ윤혜숙

출입구에서 가장 먼 곳의 건물에 용산공원 전시공간이 있다. 지금의 용산공원이 있기 이전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용산공원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 볼 수 있다.

용산공원의 드넓은 부지에는 지금 용산공원 갤러리, 전쟁기념관, 용산문화원, 용산 도시기억전시관, 용산공원 플랫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 국립한글박물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미국의 주택가를 옮겨놓은 듯 이국적이다.ⓒ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는 미국의 주택가를 옮겨놓은 듯 이국적이다.ⓒ윤혜숙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에서 진행하는 <우리동네 컬처살롱> 강좌를 수강하기 위해서가 아니어도, 따로 시간을 내어 방문해 봐도 좋겠다. 철조망이 쳐진 담장 너머에 있어서 멀게만 느껴졌던 이곳이 다시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중산층이 거주하는 주택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국적인 풍경에 많은 청년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청년뿐 아니라 전 연령층이 방문하면 좋을 곳이다. 오늘의 여유로운 시간과 지난 역사의 시간을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

○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동 235-5
○ 교통 :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1번 출구에서 337m
○ 운영일시 : 화~금요일 09:00~17:30, 토~일요일 09:00~ 21:00(운영시간 1시간 전에 입장 마감)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
우리동네 컬처살롱
○ 문의 : 070-4224-1708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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