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혔던 가락시장 정수탑, 거대한 공공미술작품으로 돌아오다

시민기자 조수봉

발행일 2024.06.03. 14:50

수정일 2024.06.05. 11:40

조회 1,554

송파대로 가락시장 교차로를 지나다 보면 가락시장 쪽으로 과일·채소가 그려진 깔때기 모양의 우뚝 솟은 시설물을 볼 수 있다. 1986년에 축조돼 2004년에 가동이 중단된 폐정수탑이다. 현재 서울시에 유일하게 남아 있으면서 존폐 논란이 많았던 이 정수탑이 공공미술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나 지난 5월 31일 개장식을 가졌다. [관련 기사] 가락시장 폐정수탑이 공공미술로…개장식 할인 행사도

서울시는 정수탑 구조물을 공공미술작품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난해 일반공모와 지명공모를 병행하는 ‘국제복합공모’를 진행했다. 4명의 지명작가와 29팀의 국내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미국의 설치미술가인 네드 칸(Ned Kahn)의 작품이 최종 당선됐다. 이후 1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5월 31일 개장식과 함께 작품 내외부를 시민에게 선보인 것이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건축가인 네드 칸은 자연현상과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추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의 인공폭포 <레인 오큘러스(Rain Oculus)>(2011), 미국의 뉴욕 아쿠아리움(2018) 등이 있으며 이번 파리올림픽에 즈음하여 파리 Maison Blanche역에 대형 작품(River of Air)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가락시장 정수탑 공공미술 프로젝트‘SAM(Seoul Aqua Monument)-932’이 작가 네드 칸과 손잡고 추진한 이 작품은 물과 관련된 정수탑의 과거 쓰임새를 되살리고 물의 소중함을 알린다. 크게 정수탑 외부와 내부 두 개의 작품으로 나뉘어 제작됐으나 결국 두 개를 합체해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정수탑 외부 작품인 ‘비의 장막(Rain Veil)’은 높이 32m, 상부 지름 20m, 하부 지름 8m의 정수탑 상하부를 100개의 선으로 연결해 거대한 물줄기 장막을 형상화 했다. 교차되는 선들의 마름모 공간에는 33만 여개의 작은 듀라비오(Durabio) 조각을 달아 바람이 불면 햇빛에 반짝이며 일렁이는 윤슬이 된다.

듀라비오는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을 가공해 만든 친환경 바이오 소재로 일반 플라스틱보다 강하고 투명도가 높아 자동차용 내외장재에 사용된다. 작가는 작품형태, 움직임과 재료를 구성함에 있어 최대한의 자연스러움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정수탑 내부 작품인 ‘바다의 시간(Time of the Sea)’은, 바다는 지구의 생태 균형과 생명을 품은 중요한 자원임을 알려준다. 지난 30년간 높아진 바다의 수위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6단계로 조색된 레진 블록을 제작해 바다의 깊이에 따라 나누어 붙였다. 7m 높이로 쌓아 만든 이 작품의 470개 레진 블록은 100명의 시민들과 ‘팀 코워크’가 함께 참여해 제작했다.

정수탑을 둘러싸고 조성된 ‘거울 연못’은 정수탑과 하늘을 반영해 예술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더불어 둘레에는 가로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이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개장식에는 부대 행사로 가락시장 유통 상인들이 주축이 된 ‘가락×아트마켓’이 펼쳐졌다. 이곳에서는 30% 저렴한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판매하고 농수산물을 소재로 한 제품을 판매하는 부스도 운영됐다. 또한 서울시의 수돗물 ‘아리수’를 알리는 홍보 트럭에서는 시민들에게 아리수를 비롯한 각종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가락시장 폐정수탑이 공공미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조수봉
가락시장 폐정수탑이 공공미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조수봉
정수탑 둘레는 가로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새로운 쉼터가 생겼다. ©조수봉
정수탑 둘레는 가로정원을 조성해 시민들의 새로운 쉼터가 생겼다. ©조수봉
가로정원 내에 설치된 퍼걸러(pergola) ©조수봉
가로정원 내에 설치된 퍼걸러(pergola) ©조수봉
정수탑과 가로정원에서는 가락시장이 직접 연결된다. ⓒ조수봉
정수탑과 가로정원에서는 가락시장이 직접 연결된다. ⓒ조수봉
일몰 즈음 정수탑이 실루엣을 보여준다. ©조수봉
일몰 즈음 정수탑이 실루엣을 보여준다. ©조수봉
정수탑 외부 작품인 ‘비의 장막’은 상하부를 100개의 선으로 연결하고 33만 여개의 친환경 소재인 듀라비오 조각을 달았다. ©조수봉
정수탑 외부 작품인 ‘비의 장막’은 상하부를 100개의 선으로 연결하고 33만 여개의 친환경 소재인 듀라비오 조각을 달았다. ©조수봉
정수탑 내부로 통하는 출입구 ⓒ조수봉
정수탑 내부로 통하는 출입구 ⓒ조수봉
정수탑 외부 작품인 ‘비의 장막’을 덮고 있는 듀라비오 조각은 바람에 따라 움직여 물결이 이는 형상을 보여준다. ©조수봉
정수탑 외부 작품인 ‘비의 장막’을 덮고 있는 듀라비오 조각은 바람에 따라 움직여 물결이 이는 형상을 보여준다. ©조수봉
정수탑과 듀라비오 설치 부분 사이에는 보행로를 조성해 가까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수봉
정수탑과 듀라비오 설치 부분 사이에는 보행로를 조성해 가까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조수봉
밑에서 본 정수탑 상층부 ⓒ조수봉
밑에서 본 정수탑 상층부 ⓒ조수봉
정수탑 밖에서 출입구를 통해 내부 작품을 볼 수 있다. ⓒ조수봉
정수탑 밖에서 출입구를 통해 내부 작품을 볼 수 있다. ⓒ조수봉
야간에 본 정수탑 하부와 출입구 ⓒ조수봉
야간에 본 정수탑 하부와 출입구 ⓒ조수봉
정수탑 내부 작품인 ‘바다의 시간’ ⓒ조수봉
정수탑 내부 작품인 ‘바다의 시간’ ⓒ조수봉
‘바다의 시간’은 6단계로 조색된 470개 레진 블록을 제작해 7m 높이로 쌓아 붙였다. ⓒ조수봉
‘바다의 시간’은 6단계로 조색된 470개 레진 블록을 제작해 7m 높이로 쌓아 붙였다. ⓒ조수봉
‘바다의 시간’을 구성하고 있는 레진 블록은 시민 100명과 ‘팀 코워크’가 함께 참여해 제작했다. ⓒ조수봉
‘바다의 시간’을 구성하고 있는 레진 블록은 시민 100명과 ‘팀 코워크’가 함께 참여해 제작했다. ⓒ조수봉
정수탑을 둘러싸고 조성된 ‘거울 연못’은 작품과 하늘을 반영해 예술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수봉
정수탑을 둘러싸고 조성된 ‘거울 연못’은 작품과 하늘을 반영해 예술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조수봉
개장식 부대 행사로 가락시장 유통 상인들이 주축이 된 ‘가락×아트마켓’이 펼쳐졌다. ©조수봉
개장식 부대 행사로 가락시장 유통 상인들이 주축이 된 ‘가락×아트마켓’이 펼쳐졌다. ©조수봉
‘가락×아트마켓’에서는 30% 저렴한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판매했다. ⓒ조수봉
‘가락×아트마켓’에서는 30% 저렴한 가격으로 농수산물을 판매했다. ⓒ조수봉
개장식에서는 ‘아리수’ 홍보 트럭이 시민들에게 아리수를 비롯한 각종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조수봉
개장식에서는 ‘아리수’ 홍보 트럭이 시민들에게 아리수를 비롯한 각종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조수봉

가락시장 정수탑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양재대로 932(가락시장 교차로)
○ 교통 
⁲- 지하철 8호선 송파역 3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지하철 3·8호선 가락시장역 2번 출구에서 도보 8분

시민기자 조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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