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햇살 같아" 따스하고 편안한 돌봄공간 '봄터'를 만들다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4.03.22. 13:29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23) 봄날 같은 공간을 만들다, ‘봄터’
같이 봅니다. 키워 봅니다.
놀며 봅니다. 도우며 봅니다.
성장하며 봅니다.
우리는 서로 돌봅니다.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에 돌봄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필자는 건축가로서, 돌봄이 집단적인 훈련처럼 그 대상을 수동적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중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사회적 합의가 바탕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봄은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돌봄은 꼭 아이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돌봄을 지원하는 공간
돌봄의 축
‘봄터’가 어떨까요?
‘돌봄지원센터’라는 초기 기능적 명칭에서 줄이다보니 ‘봄터’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내부 논의에서 정하시겠지만 설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 시설적인 명칭보다 좀 따뜻한 이름이면 좋겠네요. ‘봄터’는 어떨까요?”라고 의견을 드렸다. 바로 온 답신에서 너무 직관적이지 않고 각 영역의 명칭을 들어봄, 바라봄, 서로봄 같이 응용해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반기셨다.
이러한 따뜻한 느낌의 ‘봄터’에는 식재가 필요했다. 타일로 마감한 ‘단단한’ 느낌과 대조적으로 푸릇푸릇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식재가 공간에 스며들 수 있도록 공간을 파서 식재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벤치나 파티션의 역할을 겸하게 하여 단지 바라만 보는 관상용이 아닌 공간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돌봄의 공간학
그래서 두툼한 벽이면서 걸터앉을 수 있는 벤치가 되고, 식재 공간이면서 벤치 그리고 안내판이 이어지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쓸 수 있게 폴딩도어로 설치하여 넓은 행사와 소규모 활동에 모두 대처할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구분되어야 하는 곳도 높은 창으로 빛이 이어지게 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아이와 같이 온 이용자를 위한 어린이 놀이공간도 안내데스크와 가장 가까이 배치하여 안심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창가 공간에는 캐주얼 함을 반영한 미니카페를 배치했다.
돌봄으로 마을이 만들어진다면
학교에서의 일반 교실과 돌봄 교실이 만날 때
돌봄 공간의 효시
건축의 사회적 참여와 공동체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그를 위한 건축으로 풀어내려 애쓰셨던 건축가 고 이일훈은 방치된 동네의 아이들 누구나 들어와서 공부하고 휴식하고 여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오밀조밀하게 다양한 공간을 구성하고 전망을 위한 옥상 마당까지 설계하여 동네를 조망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는 듯한 공간을 만들었다. 수동적인 돌봄을 넘어, 서로 돌보고 서로 보고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체 문화의 회복에 기여했기에 아직도 남아서 활용이 되고 있다.
2024년 봄날, 돌봄이 봄날 같은 공간으로 확산되어 21세기의 주도적인 공동체의 마을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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