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덕후 맞춤형 서울 나들이! 도심 명소 3곳, 여기 어때?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4.03.14. 13:05

수정일 2024.03.14. 16:28

조회 10,804

서울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고 있다. 세계적인 유행을 민감하게 따르고 일정 부분 선도하는 한편, 민족의 뿌리를 단단하게 하는 고유 문화와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곳도 일상에서 접할 수 있다. 서울의 일상 명소를 나들이 삼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역사를 쉽게 배울 수 있다. 

민족저항기에도 멈추지 않은 교육의 힘, 서울교육박물관

'서울교육박물관'은 삼국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대한민국 교육의 발전사를 주제 전시로 다루는 곳이다. 교육 제도, 교육 과정, 교육 기관, 교육 활동을 <전통기>, <개화기>, <민족저항기>, <해방과 6.25전란기>, <교육 과정기>로 나눠 1,300여 점의 자료, 사진, 모형을 통해 각 시대의 교육 상황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다.

전시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세대가 다른 가족이나 어렸을 때 경험한 교육 환경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부모 등 옛날 수업 방식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이 꾸준히 찾아 “옛날엔 말이야~”로 대화를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곳이다. 살아보지 못한 시대의 교육 과정과 정경을 보고 이해하고 알아가는 게 관람 포인트지만, 지난 40년 동안 교육의 변화를 보여준 교과서, 모형이나 세트로 재현한 학교 주변 문방구, 운동회, 옛 교실의 모습은 관람객의 발걸음을 멈추고 인증샷을 찍고 가게 하는 필수 인증 장소이기도 하다.
  • 서울교육박물관 입구. 오른쪽은 우리나라 최초 여자 비행사 권기옥을 상징하는 블록 모형 ⓒ박지영
    서울교육박물관 입구. 오른쪽은 우리나라 최초 여자 비행사 권기옥을 상징하는 블록 모형 ⓒ박지영
  • 상설전시실 내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지영
    상설전시실 내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지영
  • 설명과 함께 모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흥미롭다. ⓒ박지영
    설명과 함께 모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흥미롭다. ⓒ박지영
  • 모형이 있어 시대상을 이해하기 쉽다. ⓒ박지영
    모형이 있어 시대상을 이해하기 쉽다. ⓒ박지영
  • 현재와는 다른 옛 교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꾸몄다. ⓒ박지영
    현재와는 다른 옛 교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꾸몄다. ⓒ박지영
  • 서울교육박물관 입구. 오른쪽은 우리나라 최초 여자 비행사 권기옥을 상징하는 블록 모형 ⓒ박지영
  • 상설전시실 내부. 아이와 함께 온 부모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박지영
  • 설명과 함께 모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흥미롭다. ⓒ박지영
  • 모형이 있어 시대상을 이해하기 쉽다. ⓒ박지영
  • 현재와는 다른 옛 교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꾸몄다. ⓒ박지영

서울교육박물관엔 상설전시실 외 특별전시실도 있다. 현재 임시정부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독립운동가 김호에 대한 전시를 진행 중인데, 기자도 이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독립운동가 김호(1884-1968)의 이름을 알았다. 그는 1900년 우리나라에서 설립한 최초의 근대식 중학교인 관립중학교(현 경기고 전신)의 제 1회 입학생이자 제 1회 졸업생으로, 본명은 김정진이다.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자 해외로 망명하여 노동 현장에서 고된 생활을 하며 독립 의연금을 모금하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해 노력했다. 독립운동을 위한 확실한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에서 김형제상회를 열어 큰 성공을 거두고, 이를 바탕으로 재미 한인들을 위한 한인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함과 동시에 독립운동과 동포기관 운영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꽤 젊은 감각으로 전시실이 꾸며져 있고 자료나 설명도 보기에 편하다.
  • 블록으로 조립된 '대한독립만세'는 언제 봐도 뭉클하다. ⓒ박지영
    블록으로 조립된 '대한독립만세'는 언제 봐도 뭉클하다. ⓒ박지영
  • 전시실 입구 ⓒ박지영
    전시실 입구 ⓒ박지영
  • 젊은 감각으로 꾸민 전시실 내부 ⓒ박지영
    젊은 감각으로 꾸민 전시실 내부 ⓒ박지영
  • 블록으로 조립된 '대한독립만세'는 언제 봐도 뭉클하다. ⓒ박지영
  • 전시실 입구 ⓒ박지영
  • 젊은 감각으로 꾸민 전시실 내부 ⓒ박지영

서울교육박물관은 작년 8월부터 공간 환경 개선을 위해 임시 휴관했고 작년 12월 초 공사를 마무리하고 재개관했다. 연령, 성별, 국적과 관계없이 흥미롭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역사 현장들이 전시로 이해하기 좋게 풀어져 있으니 삼청동이나 북촌, 인사동을 산책하며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서울교육박물관은 상시 무료 관람이고, 특별전시는 4월 30일까지 진행한다.

다채로운 도시 서울의 성장사,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도시 서울의 생성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역사를 전시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도시 서울’을 주제로 2002년 개관 이후 20년이 넘는 동안 꾸준히 서울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정리하여 보여주고 있어, 서울 시민은 물론 외국 방문객들에게도 서울을 이해하기 위해 꼭 들러야 하는 박물관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시대의 서울>,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일제 강점기의 서울>, <대한민국수도 서울>, <도시모형관>으로 구성된 상설 전시실을 순서대로 보다 보면 서울 시민과 도시가 함께 겪은 역사가 가깝게 다가오는데, 전시중인 유물과 자료가 많아 꼼꼼하게 보려면 하루도 부족하다. 비교적 가까운 시대인 <대한민국수도 서울>부터는 영화나 텔레비전, 교과과정을 통한 자료들이 많아 더 몰입하며 보게 된다.

상설전은 자주 바뀌지 않지만, 로비에 있는 기획전시실 A와 B에서 진행하는 기획전시는 몇 달을 주기로 새롭게 선보인다. 현재 기획전시실 A에서는 이달 31일까지 <낙이망우樂以忘憂-망우동이야기>가 기획전시실 B에서는 이달 10일까지 임인식 기증유물특별전 <그때 그 서울>이 열리고 있다.

특히 기획전시실 A의 <낙이망우樂以忘憂-망우동이야기>는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의 망우동의 성장사를 돌아보고 현재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바뀐 망우리 공동묘지에 묻힌 유관순, 방정환, 이중섭 등 역사 명인들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다. <그때 그 서울>에서는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남대문시장, 시청, 고궁 등 서울의 주요 공간의 옛 정경과 일상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6·25전쟁 종군 기자인 임인식 작가의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2013년 기증 받은 사진 1,003점 중 1945년부터 1965년까지 격동기 서울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 애환을 담은 140여 점이 공개되고 있으니, 꼭 놓치지 말기 바란다.
  •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안장된 28명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인물 카드 ⓒ박지영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안장된 28명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인물 카드 ⓒ박지영
  • 유관순이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 훈장과 일제 감시 대상 인물 카드가 인상깊다. ⓒ박지영
    유관순이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 훈장과 일제 감시 대상 인물 카드가 인상깊다. ⓒ박지영
  • 임인식 기증 사진 유물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박지영
    임인식 기증 사진 유물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박지영
  •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안장된 28명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인물 카드 ⓒ박지영
  • 유관순이 받은 건국훈장 대한민국 훈장과 일제 감시 대상 인물 카드가 인상깊다. ⓒ박지영
  • 임인식 기증 사진 유물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박지영

아이나 외국인 친구와 함께 방문 예정이라면, 무료 제공되는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좋다. 해설은 시대별 해설, 일반 해설, 어린이 대상 해설로 구분되어 있으니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되고, 외국어 해설의 경우 영어, 중국어, 일어에 한해 특정일, 특정 시간만 진행되고 있으니 자세한 사항은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 관람 안내를 살펴보기 바란다.

외국어 해설을 제외하고 다른 예약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사전 예약을 하면 편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체험 활동 및 교육 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되니 누리집이나 기관 SNS를 참고해서 참여하면 된다.

조선의 서울을 사랑했던 대한 외국인 부부의 집, 딜쿠샤(DILKUSHA)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이란 지정 명칭보다 ‘기쁜 마음’이라는 뜻의 페르시아어 딜쿠샤(DILKUSHA)로 더 유명한 종로구 행촌동의 붉은 벽돌집은, 역사 덕후라면 이미 최소 한 번쯤은 가봤을 만큼 명소다. 앨버트 W. 테일러와 메리 L. 테일러 부부가 살던 집으로, 이들은 1917년부터 1942년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그들의 아들이 태어날 땐 조선에서 3.1 운동이 있었는데, 앨버트 테일러는 고종국장, 3.1운동, 제암리 학살 사건 등 조선에서의 독립운동과 일제의 잔학상을 기사에 실어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이다. 이들 부부는 1923년에 공사를 시작해 1924년에 딜쿠샤를 완공했지만, 1926년에 화재가 발생했고 1930년에 재건해 거주하다가 1942년 일제에 의해 추방당했다. 현재 앨버트 테일러만 서울 양화진 외국인 묘원에 안장되었다.

2020년 원형 복원을 통해 2021년 3월 1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된 딜쿠샤는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등록문화재다. 내부 거실은 테일러 부부가 살던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되었고,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부부의 생활상과 앨버트 W. 테일러의 언론 활동 등을 주제로 한 전시실로 사용 중이라, 당시 서울에 거주했던 외국인 부부의 내밀한 공간과 그들의 이야기를 언제든 들여다볼 수 있다.
  • 딜쿠샤 외관 ⓒ박지영
    딜쿠샤 외관 ⓒ박지영
  • 1층 거실.  테일러 부부가 지인들과 일상을 나눈 공간이다. ⓒ박지영
    1층 거실. 테일러 부부가 지인들과 일상을 나눈 공간이다. ⓒ박지영
  • 테일러 부부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2층 거실 ⓒ박지영
    테일러 부부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2층 거실 ⓒ박지영
  • 딜쿠샤 외관 ⓒ박지영
  • 1층 거실.  테일러 부부가 지인들과 일상을 나눈 공간이다. ⓒ박지영
  • 테일러 부부가 여가 시간의 대부분을 보낸 2층 거실 ⓒ박지영

딜쿠샤는 무료로 사전 예약 없이 자유롭게 전시 관람할 수 있다. 단, 전시 해설을 원할 경우엔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사전 예약을 해야한다. 수요일과 목요일 4회차(16:30~17:30)엔 각 영어와 중국어 해설이 진행되는데, 외국어 해설은 최소 일주일 전 전화 예약이 필수이고, 외국어 해설 시 내국인은 참여가 불가하다. 외국어 해설을 실시하는 수요일, 목요일 4회차에는 한국어 해설을 진행하지 않으니 관람에 참고하자.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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