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겨울, 미술 작품과 함께 한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전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4.02.07. 09:00

수정일 2024.02.07. 18:11

조회 907

문익환 목사가 거주했던 빨간 벽돌집 '통일의집' 박물관 외관 ⓒ김수정
문익환 목사가 거주했던 빨간 벽돌집 '통일의집' 박물관 외관 ⓒ김수정

독실한 신앙인이자 시인이며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문익환 목사. 그가 떠난 지 30년이 되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부인 박용길 장로는 함께 살았던 강북구 수유리의 작은 빨간 벽돌집에 ‘통일의 집’이라는 현판을 써 붙이고 일반에 공개하였다. 이후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됐고,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18년 시민들의 후원으로 집을 복원해 박물관으로 재개관했다. 현재 문익환 통일의집 박물관에서는 30주기 특별전 ‘생명과 평화 - 밥알들의 양심’을 진행하고 있다.
1970년부터 문익환 목사 가족이 살았던 가정집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거실을 지나 나오는 안방 ⓒ김수정
1970년부터 문익환 목사 가족이 살았던 가정집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거실을 지나 나오는 안방 ⓒ김수정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내부로 들어서면 1970년부터 문익환 목사 가족이 살았던 가정집의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다. 거실을 지나 안방부터 안내를 받았다. 부부의 침실이자 서재, 손님 접대실로 사용되던 방이다. 문익환 목사는 이 방에서 성서를 번역하고 시를 썼으며 3.1민주구국선언문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심장마비로 눈을 감았다. 
옥중에서 아내와 주고 받은 편지 ⓒ김수정
옥중에서 아내와 주고 받은 편지 ⓒ김수정

책장에는 그가 읽었던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고 액자에 담긴 사진들이 놓여있다. 방의 중앙에는 그가 옥중에 있을 때 아내와 주고 받았던 편지들이 전시되어 있고, 편지지에 벼 한 줄기를 붙여서 옥중 남편에게 보낸 박용길 장로의 편지가 유독 눈길을 끕니다.
특별전에 참여한 김운성 작가의 작품 ⓒ김수정
특별전에 참여한 김운성 작가의 작품 ⓒ김수정

곳곳에는 조각과 그림 등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수유리에 사는 작가들과, 문익환을 기억하는 작가들 17명의 작품으로 30주년 특별전의 볼거리와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안방 옆은 기도방이다. 부모님이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후 서재와 기도실로 사용했던 방이다. ⓒ김수정
안방 옆은 기도방이다. 부모님이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후 서재와 기도실로 사용했던 방이다. ⓒ김수정

안방 옆은 기도방이다. 부모님이 지내시다가 돌아가신 후 서재와 기도실로 사용했던 방이다. 1918년에 태어나 해방되기 전까지 살았던 북간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던 윤동주와 찍은 사진도 볼 수 있다.
1970년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당시, 호근, 의근, 성근 세 아들이 지냈던 방 ⓒ김수정
1970년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당시, 호근, 의근, 성근 세 아들이 지냈던 방 ⓒ김수정

거실을 가로질러 아들방에 들어섰다. 1970년대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에는 8명의 대가족이 함께 살았다. 당시 이방에는 호근, 의근, 성근 세 아들이 북적거리며 지냈다. 이후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내셨으며 박용길 장로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이 방에서 지냈다고 한다.
문익환 목사 일생을 담은 영상 ⓒ통일의집
문익환 목사 일생을 담은 영상 ⓒ통일의집

박용길 장로가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입었던 '여름 수의'와 문익환 목사의 제자가 베를린에 다녀오며 선물한 '베를린 장벽 조각' 등이 전시되어 있다. 물론, 이곳에도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되어 있고, 벽에 걸린 모니터를 통해 문익환 목사의 일생을 담은 짧은 영상도 볼 수 있다.
외부에도 이어지는 미술전시 ⓒ김수정
외부에도 이어지는 미술전시 ⓒ김수정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전 초청작가 미술전시는 통일의집 외부에서도 이어진다. 마당의 커다란 나무에 달려 있는 썬캐처와 못 더미 위에 올려진 예수상, 통일의집 주변의 트릭아트처럼 그려진 벽화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 숨은그림찾기 하듯 재미도 있지만 '생명과 평화'라는 특별전의 주제도 더욱 와닿는다.
통일의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근현대사기념관'에서도 연계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수정
통일의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근현대사기념관'에서도 연계전시가 진행 중이다. ⓒ김수정

통일의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근현대사기념관'에서도 연계전시가 진행 중이다. 근현대사기념관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전 ‘다시 오는 늦봄’에서는 그의 일생을 돌아볼 수 있어 함께 관람하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아직은 봄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늦겨울, '늦봄'의 사상의 뿌리이자, 평생의 화두였던 생명과 평화에 대한 전시들을 둘러보니 따뜻한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전 <생명과 평화 : 밥알들의 양심>

○ 전시기간 : 2023년 11월 24일 ~ 2024년 7월 31일
○ 관람시간 : 월~ 금 오전 10시 ~ 오후 5시, 토요일 오후 1시 ~ 5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북구 인수봉로 251-38 문익환 통일의집
누리집
○ 문의 : 02-902-1623

근현대사기념관 - 늦봄 문익환 30주기 특별전 <다시 오는 늦봄>

○ 전시기간 : 2023년 12월 27일 ~ 2024년 7월 31일
○ 관람시간 : 화~일 오전 9시~ 오후 6시 (종료 30분전까지 입장),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시 강북구 4.19로 114 근현대사기념관
누리집
○ 문의 : 02-903-7580

시민기자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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