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하늘공원'으로! 은빛 억새 품은 정원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3.10.16. 13:35

수정일 2023.11.09. 16:43

조회 1,809

'2023 서울정원박람회'가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개막했다. 2015년에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은 서울정원박람회는 ‘바람, 풀 그리고 정원’을 주제로 다양한 정원 전시, 정원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14일부터 시작되는 '2023 서울억새축제'와도 연계하여 진행된다. ☞ [관련 기사] 인생샷 명소로 강추(秋)! 억새 넘실 '서울정원박람회' 가자

'정원 도시 서울'의 위상을 알리고자 하는 서울정원박람회는 오는 11월 15일까지 진행된다. 작년 북서울꿈의숲에서 진행된 정원박람회보다 기간과 규모가 크게 확대되었다.

이번 서울정원박람회는 초청정원과 작가정원, 학생정원, 모아정원, 포토가든 등 5개 구역의 정원디스플레이가든, 메인무대, 올인원가든센터, 야외조각전 등 다양한 볼거리도 함께한다. 가을을 대표하는 식물인 ‘억새’가 가득한 하늘공원의 모습도 관람할 수 있다.
하늘공원을 수놓은 아름다운 억새들 ⓒ조송연
하늘공원을 수놓은 아름다운 억새들 ⓒ조송연

하늘공원 주차장에서 맹꽁이 열차를 타고 하늘공원 입구로 향했다. 맹꽁이 열차는 하늘공원을 왕복하는 친환경 전기 자동차로, 왕복 3,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과거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에 조성한 공원인 하늘공원은 주차장에서 공원까지 약 2km를 걸어야 한다. 교통약자의 경우 맹꽁이 열차를 추천한다.

하늘공원에 도착한 순간,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억새다. 하늘공원은 마치 강원도 대관령 등 깊은 산속처럼 하늘과 초원이 맞닿은 느낌을 준다. 특히 지금과 같은 가을에는 은빛 억새꽃이 드넓게 펼쳐져 마치 푸른 초원의 네덜란드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가을 하면 떠오르는 꽃 코스모스와 시민들 ⓒ조송연
가을 하면 떠오르는 꽃 코스모스와 시민들 ⓒ조송연
올인원가든에서는 장미원을 만날 수 있다. ⓒ조송연
올인원가든에서는 장미원을 만날 수 있다. ⓒ조송연

은빛 억새들의 환영을 뒤로 하면, 하늘공원에 설치된 다양한 야외 조각전을 만난다. 야외 조각 작품들은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다. 깊게 생각해야 할 의미를 던지기도 한다.

전신덕 작가의 ‘Station’이라는 작품은 글라이더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작가는 이 전시를 통해 현대인의 삶 속 획일적인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평범한 일상을 표현했다. 글라이더를 타고 날아가는 모습은 미래의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나는 모습 같았다.

이송준 작가의 ‘쉬어가소’는 일상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그릇을 활용해 다양한 일상을 표현했다. 소의 모양을 한 의자로, ‘쉬어가소’라는 작품명과 작품이 100% 맞아떨진다.

박재석 작가의 ‘사랑의 정령’도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이 작품명과 작품이 들어맞는다. 사랑의 큐피트 모습의 작품이 누가 봐도 사랑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야외 조각적에서 만난 전신덕 작가의 ‘Station’ ⓒ조송연
야외 조각적에서 만난 전신덕 작가의 ‘Station’ ⓒ조송연
박재석 작가의 ‘사랑의 정령’ ⓒ조송연
박재석 작가의 ‘사랑의 정령’ ⓒ조송연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진덕제 작가의 ‘어머니의 보석지갑’으로, 작가는 구슬로 보석지갑을 만들었다. 점점 동전과 화폐가 사라져 가는 사회에서 동전지갑을 들고 행복해하던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는다.

야외 조각전은 나무로 만든 거대한 반달가슴곰을 끝으로 하고, 다시 끝없는 억새밭을 걷는다. 곧 탄성과 함께 서울정원박람회의 메인무대가 보이고, 메인무대를 시작으로 포토가든과 모아정원, 학생정원, 작가정원, 초청정원 등 정원박람회의 백미(白眉)를 만나게 된다.
진덕제 작가의 ‘어머니의 보석지갑’ ⓒ조송연
진덕제 작가의 ‘어머니의 보석지갑’ ⓒ조송연
서울정원박람회에 나타난 반달가슴곰 ⓒ조송연
서울정원박람회에 나타난 반달가슴곰 ⓒ조송연
억새로 만든 예쁜 곰 ⓒ조송연
억새로 만든 예쁜 곰 ⓒ조송연

먼저 포토가든은 말 그대로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은 작은 정원들의 모임이다. 개당 5㎡, 약 1.5평 남짓한 공간에 12팀의 이벤트 성격 느낌이 담긴 포토존을 관람할 수 있다. 포토가든은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기도 하다.

먼저 살펴본 부스는‘찰칵, 나’라는 작품이다. 포토 부스라는 콘셉트를 가진 이 작품은 실내에서만 이뤄지던 즉석사진의 감성을 드넓은 억새밭을 배경으로 연출했다. ‘너의 소식이 닿기를 ‘바람’’이라는 작품은 창문 앞에 앉아 사랑하는 사람의 소식을 기다리는 모습을 담았다.
포토가든의 ‘찰칵, 나’ ⓒ조송연
포토가든의 ‘찰칵, 나’ ⓒ조송연

‘하늘이의 새물’은 포토가든 중 금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가는 ‘더러움’으로 느껴지는 모습을 ‘빨래’에 비유하고, 억새와 함께 빛과 바람이라는 자연적인 요소와 어우러지는 정원을 만들고자 했다. 그 정원은 바로 하늘공원으로, 하늘공원은 과거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였던 터. 매립지가 멋진 억새밭으로 바뀐 것처럼 작가는 빨래를 통해 바뀐 하늘공원의 의미를 말하고자 한 것 같았다.
포토가든 중 금상을 받은 작품 ‘하늘이의 새물’ ⓒ조송연
포토가든 중 금상을 받은 작품 ‘하늘이의 새물’ ⓒ조송연

학생정원대학생들이 꾸민 정원으로, 총 10개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포토가든보다 2배 넓은 10㎡, 약 3평 정도의 공간이다. 학생정원에서 첫 번째로 본 정원은 ‘피어 오르다.’라는 작품이다. 빛과 바람을 맞이하는 하늘공원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어두운 기억을 품고 있지만, 찬란한 풀들이 아픔을 감싸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학생정원 중 금상을 받은 작품은 ‘마음이 부는 바람에 : 풀처럼 눕기로 했다’로, 정원에서 풀처럼 몸을 뉘어 하늘을 보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마음에 바람이 불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 또한 담고 있어, 작은 정원이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어 주는 것 같았다.

작품 ‘풀은 정원의 本(근본 본)이다’는 풀과 자연의 의미에 대해 말하는 정원이다. 이 작품은 동네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던 초본류를 통해 옛 추억을 소환하고, 집에서 정성스럽게 키우는 초본류를 통해 정원이 지닌 본연의 가치를 말하고자 했다.
‘피어 오르다.’ ⓒ조송연
‘피어 오르다.’ ⓒ조송연
‘마음이 부는 바람에 : 풀처럼 눕기로 했다’ ⓒ조송연
‘마음이 부는 바람에 : 풀처럼 눕기로 했다’ ⓒ조송연
‘풀은 정원의 本(근본 본)이다’ ⓒ조송연
‘풀은 정원의 本(근본 본)이다’ ⓒ조송연

작가정원은 총 7개 작품이 전시됐고, 개소당 100㎡ 내외, 약 30평의 공간이다.

은상을 받은 박아름, 조아라 작가의 ‘하늘 바람 수영장’은 하늘공원의 넓은 하늘과 맞닿아 무한히 펼쳐진 초원의 매력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생명의 초원에 몸을 맡기고, 바람의 속삭임을 듣고, 햇살을 쐬고, 풀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는 행위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수영장처럼 꾸며진 정원에서 ‘물’은 억새들이다. 넘실거리는 억새들과 함께 아름다움에 ‘다이빙’할 수 있는 체험을 선물한다.

하늘공원과 서울정원박람회를 천천히 둘러보니 약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사진에 다 담기지 않을 만큼 하늘공원은 아름다웠다. 특히 노을 가득한 오후에 하늘공원을 찾으면 억새와 정원의 모습이 장관을 이룰 듯하다. 하늘공원 자체도 아름답지만, 꿈과 희망, 상상력이 들어간 정원까지 관람할 수 있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박아름, 조아라 작가의 ‘하늘 바람 수영장’을 즐기는 시민들 ⓒ조송연
박아름, 조아라 작가의 ‘하늘 바람 수영장’을 즐기는 시민들 ⓒ조송연

10월 14일부터 20일까지'2023 서울억새축제'가 하늘공원에서 함께 개최된다. 억새와 함께 정원박람회까지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청명한 가을 하늘과 선선한 날씨가 예상되는 이번 주말, 하늘공원을 찾아 서울억새축제와 서울정원박람회 모두 즐겨 보고, 행복한 추억을 남겼으면 좋겠다.

2023 서울정원박람회

○ 기간 : 2023. 10. 6.(금) ~ 11. 15.(수)
○ 장소 : 서울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95 월드컵공원 하늘공원
○ 교통 :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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