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으로 제2의 힙지로를 꿈꾸는 곳 어디?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3.03.28. 14:07

수정일 2023.11.09. 15:30

조회 5,194

골목상권활성화 사업을 통해 탄생한 은평구 '불광먹자골목' 캐릭터 ©심재혁
골목상권활성화 사업을 통해 탄생한 은평구 '불광먹자골목' 캐릭터 ©심재혁

산업 전 분야에서 ‘마케팅’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소비자에게 자신의 가치를 판매해야 하는 마케팅은 기업의 성공 요소로 평가되며, 현재는 다양한 마케팅 방법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는 현대의 전통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통 시장마다 ‘특화된 이야기’ 혹은 ‘정체성(Identity)’을 가지고 홍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종로구 통인시장‘엽전 도시락’을 만들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도깨비’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점포 수가 많은 전통시장은 마케팅 요소를 활용하기 쉽다. 왜냐하면 많은 예산이 지원되고, 상인회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먹자골목’과 같은 골목형 점포가 수십여 개 정도 모인 골목 상권은 정체성을 발굴하거나 홍보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골목상권활성화 사업’을 실시, 총 85개 골목 상권에 대해 2,400여 건의 컨설팅과 2,600여 건의 노후 시설 개선을 완료했다. 특히 2022년부터는 단순 컨설팅 또는 노후 시설 개선을 넘어 골목의 정체성을 부여할 수 있는 조형물·캐릭터 개발과 홍보,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다.
은평구 토박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점과 선술집들이 즐비한 불광먹자골목 ©심재혁
은평구 토박이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음식점과 선술집들이 즐비한 불광먹자골목 ©심재혁

대표적으로 2022년에는 은평구 '불광먹자골목'과 강북구 '장미원 골목시장'의 정체성을 살리고자 브랜드아이덴티티(BI)캐릭터 개발을 진행했다. 또한 관악구 '행운동먹자골목'에는 거리 공연과 1일 강습 등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을 파고들어 MZ세대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과연 서울시의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돼 있는지, 먼저 불광먹자골목을 둘러봤다. 불광동 인근 연신내 주민과 동행했는데, 불광역 인근에서 북한산자락으로 향하는 300m 길이의 골목이 먹자골목으로 지정돼 있었다. 은평구는 지역 예술가와 골목 상권의 만남을 통한 ‘불광동 길거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역 예술가들이 불광동 먹자골목 상인들의 이야기를 예술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지역 예술가가 불광먹자골목 상인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한 작품 <매하> ©심재혁
지역 예술가가 불광먹자골목 상인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한 작품 <매하> ©심재혁
'불광동 길거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운 족발집 앞 <고마운 사람들> 작품 ©심재혁
'불광동 길거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운 족발집 앞 <고마운 사람들> 작품 ©심재혁

‘불광동 길거리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예술 작품은 총 7점으로 불광먹자골목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작품은 <매하>이다. 이 작품은 상인회장으로 헌신하면서도 매사에 용기를 갖고 임하는 주인장의 ‘도전 정신’을 담아냈다.

다음 작품은 족발집에 걸려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가족의 한 사람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사람의 참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렇듯 가게 앞에 작품이 걸려 있어 색다른 느낌을 더한다.

북한산 인근 먹자골목임을 고려해 불광먹자골목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캐릭터로는 다람쥐를 선택했다. 다람쥐 캐릭터를 활용해 불광먹자골목을 홍보하고 있었다.

강북고 장미원 골목시장 입구, 장미꽃 조형물로 디자인했다. ©심재혁
강북고 장미원 골목시장 입구, 장미꽃 조형물로 디자인했다. ©심재혁

다음으로 강북구에 자리하고 있는 장미원 골목시장을 찾았다. 우이신설선 가오리역에서 도보 5분 정도 떨어져 있는 장미원 골목시장은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조그만한 골목시장이다. ‘장미원’이라는 이름을 따 입구를 장미꽃 모양으로 꾸몄다. 해가 저물 무렵, 장미원 골목시장은 장미꽃 색으로 밝게 빛을 낸다. 모두 장미원 골목시장의 정체성을 살려 조명까지 ‘장미꽃’ 이미지를 활용한 것이다.
장미원 골목시장 안내 지도 ©심재혁
장미원 골목시장 안내 지도 ©심재혁

또한 입구에는 장미원 골목시장의 점포를 안내하는 지도를 만들어 놓았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주민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과 함께 성장한 지 오래됐지만 주택가에 자리해 비교적 조용한 장미원 골목시장. 서울시의 골목상권활성화 사업을 통해 ‘장미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장미꽃이 탄생했다.
특색 있고 통일성 있는 상권 이미지를 만들어낸 장미원 골목시장 ©심재혁
특색 있고 통일성 있는 상권 이미지를 만들어낸 장미원 골목시장 ©심재혁

서울시는 골목상권을 활성화해 '제2의 힙지로'를 키워 자치구별로 1곳씩 총 25개의 골목상권을 선정하고, 연말까지 골목당 1억 원을 투입해 매력적인 상권으로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장 상인의 목소리를 반영해 일회성이나 단순 시설 지원 대신, 불광먹자골목이나 장미원 골목시장과 같이 체계적이고 정교한 지원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시민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도록 편의시설과 쉴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고, SNS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 시민들이 찾는 골목 상권을 조성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누리집 또는 서울신용보증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고, 사업과 관련된 문의 전화는 서울신용보증재단 상권지원센터(02-2174-5718)로 하면 된다.

작지만 소중한 골목상권. 천천히 그리고 조금씩 형성됐기에 지역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독자적인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 각 골목 상권의 정체성을 발굴해 더 많은 골목시장이 시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불광먹자골목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281-109
○ 교통 : 지하철 3·6호선 불광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장미원 골목시장

○ 위치 : 서울시 강북구 삼양로 464
○ 교통 : 우이신설선 가오리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시민기자 심재혁

함께 성장하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