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골목과 시장 사이에서 매력 폴폴~ 종로신진시장
서울사랑
발행일 2023.03.23. 14:20
골목과 시장 사이의 매력
답을 말하자면 종로신진시장은 1952년도에 생긴 유서 깊은 시장이다. 종로의 대로 안쪽에서 동서로 이어져 있다. 오래된 장터답게 시장 바깥으로 실핏줄 같은 골목길을 가지고 있다. 이게 종로신진시장의 매력이다. 본 시장과 골목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삐뚤빼뚤한 골목이 시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종로신진시장은 ‘먹자골목’으로 유명한데 과거에는 등산용품과 책방골목, 천막가게들과 군용 물품도 유명했다. 아직도 그 여운을 가지고 있다. 책방골목은 과거에 중고 서적을 많이 취급했는데, 요새는 인기 신간 서적이 많다. 드나드는 연세 있는 시민을 겨냥해서인지 시사월간지 2종이 크게 전시되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등산 용품을 파는 곳은 늘 좋은 물건을 세일해서 나도 자주 가서 이용한다. 얼마 전에는 질이 뛰어나고 예쁜 바람막이 재킷을 싸게 샀다.
가벼운 주머니로 만나는 푸짐한 한 상
요새는 전문점으로 바뀌어 많은 가게가 성업하고 있다. 이곳의 돼지곱창은 ‘야채곱창’이 기본이다. 양배추를 비롯해 파, 마늘, 깻잎을 푸짐하게 넣어 즉석에서 볶는데 매운 연기를 맡으면 침이 저절로 솟아난다. 내 기억으로는 한 접시에 1천 5백 원 했던 때도 있었다. 30년도 넘은 시간의 저편이다. 그러고도 오랫동안 1만 원을 넘지 않았다. 게다가 당면을 함께 넣어 배를 불릴 수 있었다. 생각만 해도 구미가 당기는 종로신진시장의 야채곱창이여!
아는 사람만 아는 맛, 닭 한마리
우리나라의 전성기를 배불린 시장
그렇게 길을 조금 걸어 동쪽으로 가면 유명한 생선구이 집들이 보인다. 연탄을 피워 놓고 생선을 굽는 방식은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70년대 그대로다. 이 골목이 종로는 물론이고 청계천 건너 평화시장의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평화시장은 한국인의 매출을 올려 주는 굉장한 산업지대였다. 한국의 패션은 여기서 시작됐다. 전태일도 이 동네에서 밥을 먹었다. 이 골목의 푸짐하고 싼 밥값은 과거의 유산이다. 시장에서 일하는 배고픈 이들이 밥을 먹으러 왔다.
이 동네 오래된 집은, 과거 하루에 생선만 1천 마리를 구웠다고 한다. 밥 1천 상을 팔았다는 전설 같은 얘기다.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소방차가 출동한 적이 있다고도 한다. 지나가던 행인이 뭉게뭉게 피어나는 연기에 놀라서 신고를 했다는 얘기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과거와 생선의 구색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등어, 임연수, 삼치가 주력이다. 이 골목은 멀리서도 생선구이 집들이 몰려 있다는 걸 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냄새가 고소하고 낮게 번져 나온다. 종로신진시장에 땅거미가 진다. 사람들이 몰려오고 있다.
맛도 인심도 일품! 종로신진시장 맛집
손이 가는 담백한 생선구이 ‘나주식당’ 50년 전통의 생선구이 전문 식당. 연탄불에 구워 담백한 생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생선 하나를 시켜도 국과 반찬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그야말로 밥 한 상을 대접받는 기분이다. 생선구이뿐 아니라 찌개, 조림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가격 고등어구이 9,000원·갈치구이 11,000원
주소 종로구 종로40가길 19-1
문의 02-2267-6838
넉넉한 인심에 이끌리는 곱창 ‘소문난 광주곱창’ 어머니의 손맛을 전수받아 2대째 운영하고 있는 곳. 맛있는 야채곱창을 먹고 싶다면 이곳이 제격이다. 씹을수록 고소한 곱창에 깻잎, 양배추, 파 등 건강한 식재료가 가득 들어가 그야말로 일품인 야채곱창! 한 그릇 가득 나오는 넉넉한 인심에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가격 곱창 12,000원·막창 15,000원
주소 종로구 종로40가길 31
문의 02-2279-1829
뜨끈한 국물, 든든한 밥심 ‘신진순대국’ 신진시장 주변 토박이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순댓국 집. 직접 고아 만든 육수는 물론 주문 즉시 짓는 가마솥밥에 그야말로 밥심이 절로 난다. 뜨끈한 국물에 윤기가 흐르는 밥을 말아 한입 가득 먹으면 없던 힘도 생길지 모른다.
가격 신진순대국 9,000원·얼큰순대국 9,000원
주소 종로구 종로40가길 28
문의 02-2266-7091
감자가 들어간 진짜 옛날짜장 ‘덕성각’ 동대문 종합시장 상인들에게 소문난 맛집으로 꼽히는 중화요리 전문점. 내부에 ‘옛날짜장전문’이라고 걸려 있을 만큼 맛을 자부한다. 감자가 들어가서 부드럽고 맛있는 ‘옛날짜장’은 한 입 먹는 순간 달큼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즉석에서 튀겨 나오는 탕수육까지 일품이다.
가격 옛날짜장 8,000원·탕수육小 18,000원
주소 종로구 종로 258 덕성빌딩 2층
문의 02-2265-2626
1966년 서울 출생. <백년식당>, <노포의 장사법> 등의 책을 쓰며 ‘글 잘 쓰는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울이 사랑하는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찾아내 널리 알리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글 박찬일 취재 임산하 사진 박찬혁
출처 서울사랑 (☞ 원문 바로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