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향과 함께 즐긴 전통의 소리 '우리 소리 톡톡 콘서트'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03.13. 10:00

수정일 2023.03.16. 18:17

조회 447

매화꽃 피는 우리소리박물관 ⓒ이선미
매화꽃 피는 우리소리박물관 ⓒ이선미

우리소리박물관에서 열린 산조 강연

우리소리박물관에서 봄맞이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관람을 신청했다. 강연뿐만 아니라 돈화문국악당의 공연까지 이어서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하여 더욱 기대가 컸다.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는 3월에는 ▴산조 속에 우리소리, 4월에는 ▴국악기로 듣는 우리소리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제 막 피어나는 매화향이 그윽하게 퍼지고 있는 우리소리박물관 누마루에는 신청한 시민들이 벌써 자리를 잡았다. 전시실은 문을 닫은 시간이었지만 몇몇 시민들은 소리 체험 공간에서 우리소리를 헤드폰으로 듣고 있었다.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에 온 시민들이 헤드폰으로 우리소리를 듣고 있다. ⓒ이선미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에 온 시민들이 헤드폰으로 우리소리를 듣고 있다. ⓒ이선미

거문고 연주자이기도 한 허윤정 서울대 교수가 ‘산조 속에 우리소리’ 강연을 시작했다. 이날은 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2023 산조대전’ 첫날로, 강연자는 올해 산조대전의 예술감독이기도 했다.

산조대전은 올해로 3년째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첫해에는 우리나라의 산조 음악을 취합했고, 두 번째 해에는 새로운 산조 음악으로 구성하면서 그 원류도 찾아보았다고 한다. 허 감독이 붙인 올해 산조대전의 주제는 ‘성음(聲音)’으로, 부제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를 덧붙였다.
'2023 산조대전' 음악감독인 허윤정 교수가 산조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이선미
'2023 산조대전' 음악감독인 허윤정 교수가 산조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이선미

성음(聲音)은 우리 전통음악의 소리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속성 중 하나로, 산조를 가르치고 배우고 연주할 때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한다. 장단과 가락, 음색과 이면, 감정 등이 다 맞아떨어지는 성음이 완성되면 득음의 경지에 다다른다고 하는데, 아무리 좋은 가락을 짜도 연주의 성음이 좋지 않으면 좋은 산조 연주였다는 평을 듣기가 어렵다고 하는 중요한 개념이었다.

산조가야금과 거문고, 해금이나 대금 등의 독주곡으로, 예를 들어 노동요라거나 의례 등 어떤 목적 아래 만들어진 음악이 아니고 오롯이 연주를 위한 순수음악이다. 허 감독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장단과 선율로 표현해온 산조는 ‘가사 없는 판소리’라고 이해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산조는 좋은 연주자 못지않게 성음을 즐기는 좋은 관객, 즉 ‘귀명창’이 함께해야 완성되는 음악이라며 산조대전의 첫 공연을 즐겁게 함께해 달라고 청했다.
'2023 산조대전'은 돈화문국악당에서 3월 한 달 동안 열린다. ⓒ이선미
'2023 산조대전'은 돈화문국악당에서 3월 한 달 동안 열린다. ⓒ이선미
우리소리박물관에서 공연 관람을 위해 돈화문국악당으로 이동했다. ⓒ이선미
우리소리박물관에서 공연 관람을 위해 돈화문국악당으로 이동했다. ⓒ이선미

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는 '2023 산조대전'

우리소리박물관에서 강연을 들은 후 길 건너 돈화문국악당으로 이동했다. 산조대전 첫날 공연을 찾아온 시민들이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허윤정 감독이 '2023 산조대전'의 시작을 알렸다. 공연은 가야금과 아쟁 연주로 막을 열었다. 3월 한 달 내내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열리는 산조대전은 청년들이 앞서서 포문을 열고 중진 연주자들이 공연을 이어간다고 한다. 한 시간이라는 짧은 강연이었지만 앞서 산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어서 연주를 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였다. 산조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졌다.
날이 풀리면 야외공연이 기대되는 돈화문국악당 마당 ⓒ이선미
날이 풀리면 야외공연이 기대되는 돈화문국악당 마당 ⓒ이선미
허윤정 예술감독이 '2023 산조대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선미
허윤정 예술감독이 '2023 산조대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이선미

장삼수 가야금 연주자와 배호영 아쟁 연주자는 오직 가야금과 아쟁을 앞에 두고 홀로 연주를 이어갔다. 연륜이 묻어나는 명고 이태백이 젊은 연주자들의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었다. 산조 연주에는 장구 반주가 필수적이다. 산조는 느린 진양조로 시작해 점차 빠른 장단으로 바뀌어 갔다.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좀 특별한 분위기를 느꼈다. 크지 않은 국악당 안이 어떤 동질감을 바탕으로 사랑 어린 공간이 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관객들을 둘러보니 저마다 연주에 몰입하여 표정과 손짓과 몸짓으로 연주자에게 호응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 연주자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분위기였다. 국악인들에게는 무척 크고 즐거운 '대전'에 함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국악을 전공하고 평생 한길로 선택한 이들이 함께 즐기고 있었다.
이태백 장구 명인이 산조 연주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선미
이태백 장구 명인이 산조 연주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선미

매화 향기 번져오는 봄밤의 산조는 생각보다 좋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우리소리박물관이 우리 소리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전해진 소리도 중요하지만 현재에 다시금 되살리고 물려 주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다. 우리 문화의 뿌리가 튼튼할수록 미래 세대가 창의적으로 발전할 자양분이 된다. 우리소리박물관의 강연과 돈화문국악당에서의 공연은 두 기관이 연대해서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마련해 준 것 같았다.

4월에도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는 계속된다. ‘국악기로 듣는 우리소리’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4월 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우리소리박물관 누마루에서 대금과 가야금 연주를 듣고, 흥미로운 국악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 프로그램으로 준비됐다고 한다. 또 한 번 봄밤의 선물 같은 시간이 될 것 같다.

우리소리 톡톡 콘서트

○ 장소 : 우리소리박물관 및 돈화문국악당
○ 기간 : 2023년 3월~ 4월
○ 참여비 : 무료
○ 신청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바로가기 (3월 예약 마감. 4월 예약은 4월 3일부터 신청)
우리소리박물관 누리집
○ 문의 : 02-742-2600

2023 산조대전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102 (와룡동) 돈화문국악당
○ 기간 : 2023년 3월 9일 (목) ~ 3월 26일 (일)
○ 시간 : 목·금 19:30 / 토·일 18:00
○ 관람료 : 20,000원
돈화문국악당 누리집
○ 문의 : 02-3210-7001, 1544-1555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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