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VIP존이 있잖아요! 아이와 함께하는 문화 나들이

발행일 2022.12.14. 15:14

수정일 2023.05.24. 19:25

서울시는 엄마, 아빠의 편리한 외출을 돕기 위해 '서울엄마아빠VIP존'을 운영한다. ⓒ김윤경

지난 가을,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홍보 부스를 보았다. 장난감 등을 대여해 주며 관련 정책을 홍보하고 있었는데, 육아를 겪어본 필자는 아이를 데리고 온전한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지원하는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가 무척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다. ☞ [관련 기사]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만든다…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명동에서 본 '서울키즈 오케이존' 스티커가 붙은 매장 ⓒ김윤경

얼마 전에는 명동을 지나다 한 음식점에 ‘서울키즈 오케이존’이라고 붙여진 스티커를 보게 되었다. '서울키즈 오케이존'은 노키즈존과 달리 아이와 함께 가기에 편한 환경으로 조성된 음식점, 카페다. '엄마아빠 행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장에는 아이를 위한 메뉴와 아이용 의자, 수저·포크 등이 비치해 놓는 등 부모들이 아이를 데리고 식당이나 카페에 갈 때마다 다른 고객의 눈치를 보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도록 해주는 장소다. ☞ [관련 기사] 아이 환영합니다! '서울키즈 오케이존' 350곳 첫 지정

또한 서울시는 '서울엄마아빠VIP존'도 추진 중이다. 아직 어린 조카를 생각하며 '서울엄마아빠VIP존'을 방문해 보기로 했다.

서울엄마아빠VIP존 1호점 '서울아트책보고'

서울엄마아빠VIP존 1호점은 지난 11월 중순 오픈한 서울아트책보고 안에 위치해 있다. 서울아트책보고의 아트북체험존인 ‘즐겨보고’를 서울엄마아빠VIP존으로 조성했다.

서울아트책보고에 조성된 '서울엄마아빠VIP존' ⓒ김윤경

서울아트책보고는 고척스카이돔 지하에 새로 생긴 문화공간이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은 아이들 대상 참여 프로그램 진행 중에는 문이 잠겨 있었지만 통유리창으로 살짝 엿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열중하며 설명을 듣고 있었다.

같은 시간 바로 옆 카페에서는 엄마, 아빠가 음료를 마시고 아트북을 감상하면서 전시회를 즐기고 있었다. 또 프로그램에 따라 엄마,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도 있었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편하게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김윤경

예전에는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는 휴게실이나 복도에서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보는 게 전부였는데 부럽기도 했다. 이곳 담당자는 "아이들이 좋아하고 자신만의 공간 가질 수 있도록 ‘서울엄마아빠VIP존’을 꾸몄다"고 답변했다.

'서울엄마아빠VIP존' 2호점은 세종문화회관 내 서비스 프라자에 위치하고 있다. ⓒ김윤경

서울엄마아빠VIP존 2호점 '세종문화회관'

'서울엄마아빠VIP존' 2호점은 도심 한가운데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에 위치한다. 기존 놀이방이었던 라바키즈를 새로 단장해 문을 열었다.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 위 서비스 프라자에 위치하고 있으며, 당일 공연 입장권과 신분증을 지참해 방문하면 이용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엄마아빠VIP존' 입구 ⓒ김윤경

'서울엄마아빠VIP존'에서 활동 중인 장현자, 김미란 전문보육교사 ⓒ김윤경

“아이들이랑 열심히 뛰놀다 보니 이름표가 돌아갔는지도 몰랐나 보네요.” 장현자 전문보육교사가 동료의 이름표를 매만져 주며 이야기를 건넸다. 그는 2006년도에 처음 이곳에 와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 함께 있는 김미란 전문보육교사도 이곳에서 만 9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이 되고, 리모델링을 하면서 놀이기구는 물론, 시청각 미디어와 수유실 등을 구비했어요.” 그는 각 구역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장난감, 도서는 물론 안전하게 모서리에 보호대 등을 붙였고, 새로 청소 인력을 보강해 안전과 청결에 더 신경을 썼다고.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는 모니터가 부착돼 있다. ⓒ김윤경

무엇보다 눈에 띈 건 벽에 붙은 공연 실황 모니터였다. 볼풀장 앞 벽에 걸려 있는 모니터를 통해 공연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가끔 청중석을 비추면 제가 '우리 OO 엄마, 아빠 찾아볼까' 말하거든요. 그럼 아이들이 열심히 찾아보면서 집중하며 듣더라고요.”

서울엄마아빠VIP존 2호점 내부 ⓒ김윤경

이 날도 공연장의 아름다운 선율이 '서울엄마아빠VIP존' 2호점 안에도 퍼져나갔다. 엄마, 아빠와 함께 같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아 보였다. 한 어린이가 아빠 손을 잡고 들어오자 두 교사는 부리나케 달려나가 아이를 반겼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서울엄마아빠VIP존 내부 ⓒ김윤경

“여기 오면 오히려 집에서 잘 못 놀던 아이들도 편하게 논다고 해요. 처음에는 낯설어서 부모와 안 떨어지려고도 하는데, 마치고 나서는 오히려 집에 안 돌아가려고 하죠.”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장난감과 교구들이 가득하다. ⓒ김윤경

장현자 교사는 "한번 이곳을 찾은 부모들은 또 다시 아이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종종 형제나 자매끼리 오는 경우도 있다. 단, 36개월 미만이면 보호자가 동반해야 한다.

라바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친근감을 제공한다. ⓒ김윤경

“부모는 아이를 돌봐주니 안심하고 공연을 볼 수 있어 좋아하세요.” 아이들 화장실이 키즈존 내부에 있지만, 놀이에 집중하다 보면 옷에 대소변을 실수할 때가 있다. 그렇다고 공연 중간에 부모를 부를 수 없으니, 다 씻겨 갈아 입히기도 하는데 나중에 알게 된 부모가 무척 고마워하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는 말도 했다.

12월의 계획. 매달 계획을 짜서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윤경

장현자 교사는 이번 달 만들기 프로그램 일정표를 보여준다. 공연이 끝나고 아이들이 만든 작품을 보여 주면, 부모들이 무척 흐뭇해 하고, 아이들도 뿌듯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런 서울엄마아빠VIP존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서울엄마아빠VIP존은 편의를 위한 기본형과 휴식을 위한 충족형, 돌봄을 위한 완성형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서울아트책보고와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아이가 VIP존에서 놀이, 체험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 엄마, 아빠는 아트책이나 공연을 보게 되지요. ”서울시 김소현 담당자가 말했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의 기본형에는 아빠도 이용 가능한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가 있으며, 충족형에는 양육자와 아이가 함께 머물 수 있는 휴식공간을 갖추고 있다. 또 완성형은 엄마, 아빠의 힐링타임을 위한 시설 내 돌봄서비스도 제공한다.

'서울엄마아빠VIP존' 1호가 있는 서울아트책보고와 2호가 있는 세종문화회관

‘서울엄마아빠VIP존’은 아이와 함께 엄마, 아빠가 편안하게 문화생활을 만끽하고 장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엄마아빠VIP존’은 2022년 서울아트책보고와 세종문화회관 2곳을 시작으로 2023년 15개소, 2024년 이후 총 49개소를 예정하고 있다. 올해는 문화시설에만 설치됐지만, 앞으로는 이촌한강공원, 스페이스살림, 서울숲 등 공원이나 체육시설, 공공시설은 물론 전통시장에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엄마아빠행복프로젝트를 통해 '가족화장실'과 '서울엄마아빠택시'를 운영할 예정이며 '서울형키즈카페'와 '서울키즈오케이존' 등을 운영하고 있다.

육아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서울시의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가 반갑다. 한편으로는 필자가 아이를 키울 때보다 지금은 조근 더 육아가 편하고 행복해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또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 엄마아빠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육아의 고충을 겪는 모든 엄마, 아빠들이 진심으로 행복한 서울시가 되길 바란다.

서울엄마아빠 VIP존 '서울아트책보고' 1호점

○ 주소 :구로구 경인로 430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 아트책보고 ‘즐겨보고’
○ 시간 : 평일 11:00~20:00, 주말 10:00~20:00(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및 1월 1일, 설날 연휴, 추석 연휴)
○ 누리집
○ 문의 : 02-2066-4830

서울엄마아빠 VIP존 '세종문화회관' 2호점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문화회관 중앙 계단(2층) 서비스플라자 안
○ 누리집
○ 문의 : 02-399-1593, 1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