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가 온다! 전세가 하락세는 언제까지?

채상욱 애널리스트

발행일 2022.10.05. 13:30

수정일 2022.11.02. 16:40

조회 3,784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3) 역전세가 온다
애널리스트 채상욱의 내 손안에 부동산

임대차법 개정, 제로금리화 정책…'전세-매매가 고공행진'으로

2020년 8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임대차법은, 임차인에게 2+2년을 거주할 수 있는 갱신권한, 또 갱신 시 5% 이내로 임차료를 올리도록 하는 상한제를 모두 도입했다. 직관적으로도 2년 거주 대비 4년 거주의 장점이 매우 크기 때문에, 임대차법을 통해서 임차권이 보강되는 형태로의 개정이라면, 자연스럽게 임차료가 상승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간은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멈춰서면서, 전 세계 각국이 제로금리화 정책을 사용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은, 가령 전세금 5억원의 임차인을 두고 있는 소유주 입장에서 2% 예금금리 기준 1,000만원의 환산수익을 올리고 있었다면, 예금금리가 1%가 되는 상황에서 같은 금액의 환산수익을 올리기 위해선 전세금이 10억원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동일했다.

이런 국면에서 2020년 8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방안 및 금리상승 압력이 나타나기 시작한 2021년 12월까지의 약 1년 반 동안, 전세가가 고공행진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높아진 전세가는 매매가격을 밀어올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2020년 주택가격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나타나는 계기가 되었다. 요약하면 ‘제로화금리→전세가격급등→전세-매매 동조화’의 흐름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가 하락세' 내년 12월까지 이어질 가능성 높다

2022년은 이와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차료가 하향하는 ‘역전세’ 장이 시작된 것이다. 임차료 하향화는 임차인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데, 이유는 대출로 임차료를 조달하기 어려워서다. 이제 작년의 전세 10억 주택을 들어가기에 필요한 금액은 3%로 빌릴 수 없으며 6%로 빌려야 하기에, 전세금이 5억으로 낮아져야만 입주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임대인들도 10억 전세를 1%로 예금하는 환산임차료가 1,000만원이었다면 지금은 2% 예금만 해도 2,000만원이고 3~4%를 하면 3~4,000만원이나 되므로 임차료 수익이 급증했고, 따라서 임차인이 요청하면 임차료를 낮춰줄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이런 과정 속에 2020년 8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있었던 ‘전세대란’발 전세가 상승과 매매가 동조화(상승) 흐름이 정반대로, 2022년 8월부터 ‘역전세’발 전세가 하락과 매매가 동조화(하락)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제로금리화 기간 치솟았던 임차료가 정상화 되는 수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할 것인데, 그 기간이 바로 한국 임차료가 정점인 2021년 12월부터 2년이 경과해서 임차인이 갱신을 요청할 수 있는 2023년 12월이다. 이 기간까지 앞으로 역전세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이 기간 동안 전세와 관련된 사건사고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전세대출로 쌓아올린 매매가 초강세, 이제는 착륙을 준비해야…

과거 전세는 임차인들의 보증금 성격이었고 예금적 성격이었다면, 2019년부터 전세는 금융기관의 전세대출을 활용한 대출적 성격을 띠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도 2019년 이전까지는 전세대출 통계를 따로 시중에 공개하지 않았으나, 전세대출자의 증가와 규모의 증가로 인해서 통계를 공개했다. 2019년에 최초로 누적 100조 원을 돌파, 이후 매년 약 40조 원씩 늘어서 2021년 말 기준 약 180조 원에 육박하는 전세대출이 발생했고, 이것이 역전세 기간 동안에 ‘미반환’ 혹은 ‘전세사기’ 등과 결합하면서 현재의 다양한 전세 문제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서 만약 '역전세' 장세가 본격화한다면, 사기는 아니어도 미반환 사례가 지금보다 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고 그 피해금액도 지금의 월 몇백억원대 수준을 상당히 상회할 가능성이 열렸다 할 것이다.

이러한 전세를 레버리지로 하는 주거 방식이 그간 쌓아올린 ‘레버리지의 레버리지’라는 매매가격 초강세가 ‘공급부족론’을 등에 업고 2년간 활개쳤지만, 이제는 다시 착륙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과정에서 서민주거인 전세 보증금 지키기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가적 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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