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람 11일까지 연장! 주변 관광명소도 놓치지 마세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2.05.18. 14:23

수정일 2022.05.19. 10:50

조회 10,952

74년 만에 청와대 문이 활짝 열렸다. 개방된 청와대 경내에는 유모차에 탄 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 등 많은 시민들이 어우러져 활력이 넘쳤다. 그동안 국내에는 표시되지 않았던 지도 앱에서도 출입문 위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김윤경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 ⓒ김윤경

청와대는 본래 취임식이 있는 5월 10일 12시부터 5월 22일까지 관람 신청을 받았고, 총 231만 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했다. 뜨거운 관심에 개방 행사는 6월 11일까지 연장됐고, 기존과 동일하게 신청 받은 후 추첨을 통해 당첨자가 정해진다.

신청은 방문 날짜 9일 전까지 가능하며, 앞으로 6월 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일일 2시간씩 6회, 회당 최대 6,500여 명이 관람하게 된다. 예약 사이트에서 시간당 관람 인원수를 알 수 있어 신청 인원이 비교적 적은 날을 골라 선택할 수 있다.
영빈문은 다른 문에 비해 입장객이 적어 출입이 수월했다. ⓒ김윤경
영빈문은 다른 문에 비해 입장객이 적어 출입이 수월했다. ⓒ김윤경

필자는 대통령 취임식 이튿날인 5월 11일로 관람을 신청했다. 오후 시간을 택한 건 필자보다 아이가 더 가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오래전 청와대를 견학하고 받았던 기념품을 보며 다시 가고 싶다는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었다. 함께 신청한 필자의 어머니도 아이만큼 즐거워 보였다. 초반 경쟁률이 높아 당첨이 될까? 싶었는데, 관람 8일 전 당첨 알림이 왔고, '국민비서' 문서함을 통해 입장용 바코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람 당일, 청와대 내부는 주차가 되지 않기에 승용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경복궁역 등 곳곳마다 안내원이 친절하게 청와대 방문 안내를 돕고 있어 편리했다. 청와대는 총 세 군데의 문을 통해 입장할 수 있고, 필자는 '영빈문'으로 들어갔다. 정문은 좀 더 많은 사람이 대기한다는 이야기에 영빈문을 이용했는데 생각보다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용 바코드 인식 후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김윤경
입장용 바코드 인식 후 바로 입장할 수 있다. ⓒ김윤경
입장용 바코드가 없는 경우에 이용하는 현장 등록 데스크 ⓒ김윤경
입장용 바코드가 없는 경우에 이용하는 현장 등록 데스크 ⓒ김윤경

혹시 몰라서 신분증을 가져갔는데, 당첨 시 받은 입장용 바코드를 제시하면 입장이 가능하다. 단 65세 이상이나 장애인으로 신청한 경우에는 신분증이 필요하다. 바코드가 없는 경우에는 현장 등록 데스크에 가서 신분증 등을 확인한 후 입장용 팔찌를 발급받아 입장할 수 있다. 퇴장할 때에도 바코드를 찍으며, 재입장은 불가능하다.

관람 신청은 최대 4인이지만 다자녀 가족의 경우에는 인원 제한이 없다. 현장 데스크에서 아이가 세 명인 다자녀 가족이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여주고 입장하고 있었다. 노약자 등을 위한 휠체어 대여 서비스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청와대 경내의 대정원 ⓒ김윤경
청와대 경내의 대정원 ⓒ김윤경

화창한 날씨 속 북악산 아래 청와대의 모습은 선명하고 아름다웠다. “엄마 아직 많이 가야해? 여기 어린이는 나밖에 없는 거 같아.” 한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툴툴거리자, 옆에서 걷던 어르신이 “장차 대통령이 될 사람이면 이 정도는 걸을 수 있다”며 토닥여 준다. 그 말에 아이는 힘을 낸듯 다시 발걸음을 내디뎠다.
출입문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 ⓒ김윤경
출입문에서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 ⓒ김윤경

“여기 왔으면 이 문을 찍고 가야지.”, “옆으로 좀 더 가 봐. 무궁화 표시가 나오게 찍어야지.” 곳곳에서 사람들은 인증샷을 찍고 함께 방문한 일행을 찍어 주느라 분주했다. 특히 청와대 본관과 각 출입문, 녹지원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동영상을 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청와대 경내의 연못 ⓒ김윤경
청와대 경내의 연못 ⓒ김윤경
경내에 장식되어 있는 조형물 ⓒ김윤경
경내에 장식되어 있는 조형물 ⓒ김윤경

휴식 공간이 좀 더 있으면 하는 바람은 들었지만 등산로 구간을 오르지 않으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가끔 동행한 필자의 어머니가 걱정됐으나 천천히 걸으시는 걸 보니 안심됐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을 비롯한 곳곳에 간이화장실이 있어 화장실 이용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청와대 자연 속 공기를 마음껏 마시기 위해 벗은 모습도 간혹 보였다. 예상했던 것보다 붐비지는 않았지만, 훗날 더 조용한 분위기에서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빈관 전경 ⓒ김윤경
영빈관 전경 ⓒ김윤경

“여기에 모든 대통령들이 다 사셨었나?” 어르신들은 지금까지 청와대가 거쳐온 세월을 이야기하고, 연인들은 기와 색깔과 녹지가 어울린다는 대화를 나누며 지나갔다. 나무가 푸르게 잘 가꿔져 있다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았다.

청와대 개방 행사 리플릿에는 청와대 관람 추천 경로가 3코스로 표시돼 있었다. 사실 리플릿이 없어도 바닥과 곳곳에 세워진 입간판이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도 좋다. 필자는 리플릿에서 추천하고 있는 가장 긴 코스를 돌아보기로 했다. 영빈관-본관-수궁터-관저-침류각-상춘재-녹지원-춘추관을 돌아 정문으로 나오는 코스이다.

“여기가 외국서 손님 오면 행사하던 곳이잖아.” 영빈관은 해외 국빈을 맞이하거나 대규모 회의 등 공식행사가 열리던 곳이다. 1978년 지어진 이곳은 18개의 돌기둥이 건물 전체를 받드는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청와대 본관 전경 ⓒ김윤경
청와대 본관 전경 ⓒ김윤경
청와대 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 ⓒ김윤경
청와대 본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시민들 ⓒ김윤경

이어 뉴스에서 늘 보았던 풍경, 청와대의 상징인 본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본관을 마주한 다른 시민들도 이제야 청와대에 온 실감이 난다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본관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경복궁 후원이었던 시절 왕궁을 지키는 수둥들의 자리였던 수궁터 ⓒ김윤경
경복궁 후원이었던 시절 왕궁을 지키는 수둥들의 자리였던 수궁터 ⓒ김윤경

현재 청와대가 있는 곳은 본래 조선 시대 경복궁의 후원 자리였다. 수궁터는 왕궁을 지키는 수궁들이 있었던 자리로, 일제 강점기 총독의 관사, 광복 이후에는 미군정 사령부 하지 중장의 거처로 사용된 곳이다. 1991년 청와대 본관이 새롭게 건축되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건물을 철거했다.
대통령 관저 입구 ⓒ김윤경
대통령 관저 입구 ⓒ김윤경
대통령 관저 건물 ⓒ김윤경
대통령 관저 건물 ⓒ김윤경

대통령 관저는 대통령과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대문은 전통 한옥 분위기인 삼문이며 전통적인 목조 구조로 지어졌다. 고요한 관저 내의 빗물받이가 특히 운치 있게 느껴졌다. 등산로길 앞에 있는 작은 연못 앞에 조성된 화단은 아기자기했다. “내부 개방하면 또 오자.” 연인들이 약속을 하며 지나간다. 
상춘재 전경 ⓒ김윤경
상춘재 전경 ⓒ김윤경

상춘재는 국내외 귀빈에게 우리나라 전통가옥 양식을 소개하고 의전행사와 비공식회의 등에 사용된 곳이다. 녹지원은 어린이날 하면 떠오르는 곳으로,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대정원에서 국빈행사가 많았다면, 녹지원에서는 국내 여러 행사들이 열렸다. 다양한 청와대 개방 행사 프로그램들도 녹지원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 녹지원 ⓒ김윤경
청와대 경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져 있는 녹지원 ⓒ김윤경
녹지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연 ⓒ김윤경
녹지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연 ⓒ김윤경

“마스크를 쓰셨어도 따라 불러 주세요. 박수 많이 주시고요.” 한없이 푸른 녹지원에서 '푸른 봄, 푸른 향기'라는 제목의 퓨전음악 연주가 신명나게 들려왔다. 구경하던 한 어르신은 “내가 청와대에서 덩실덩실 춤을 출 줄 몰랐네.” 하고는 어깨를 들썩인다. 개방 행사 공연 프로그램은 미리 알아두고 가면 더 좋다. 넓은 청와대 경내에서 공연을 보는 건 또 다른 묘미다. 청와대 개방 행사 보기☞ 클릭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가 심은 나무 ⓒ김윤경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가 심은 나무 ⓒ김윤경

중간중간 전 대통령의 기념 식수도 보이고, 곳곳에 자리한 등과 조형물들도 근사해 보였다. 무엇보다 나무와 꽃들이 잘 가꿔져 있다. 청와대 관람은 예전에도 단체 예약을 받았지만 인솔자를 따라 견학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제는 완전 개방인 만큼 많은 인원이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도 하며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개방 행사 퍼레이드, 화려한 모습을 따라가며 구경하는 시민들 ⓒ김윤경
개방 행사 퍼레이드, 화려한 모습을 따라가며 구경하는 시민들 ⓒ김윤경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사자춤, 탈춤, 풍물, 진도 북춤 등으로 성대하게 축하하는 퍼레이드 행진을 볼 수 있었다. 기수가 들고 있는 커다란 깃발이 펄럭거리는 것을 눈앞에서 보는 건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활기찬 기운을 전해 줬다. 

시민들은 퍼레이드 뒤를 따라 함께 걸어가고, 아이도 어르신도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청와대 관람자뿐 아니라 청와대 외부에서도 멀리 청와대 본관을 바라보며 길을 따라 펼쳐지는 국악 퍼레이드 공연을 구경할 수 있다.
청와대 정문을 나오면 경복궁 신무문으로 이어진다. ⓒ김윤경
청와대 정문을 나오면 경복궁 신무문으로 이어진다. ⓒ김윤경

청와대 정문을 통해 나오면 경복궁 신무문이 이어진다. 경복궁 내의 국립민속박물관 등과도 이어져 있어 이곳저곳 둘러보기 좋다. 특히 5월 22일까지 궁중문화축전이 진행되니 청와대 관람 후 함께 보아도 좋겠다.

청와대와 함께 전면 개방된 북악산 등산로를 따라가 보는 것도 좋겠지만, 경복궁을 거쳐 고궁박물관을 둘러보고 대한민국역사박물관까지 둘러봤다. 쉬엄쉬엄 걸으니 힘들지 않았다. 그밖에 청와대 사랑채를 구경하거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구경해도 좋겠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 ⓒ김윤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 ⓒ김윤경
고궁박물관의 전시 안내 ⓒ김윤경
고궁박물관의 전시 안내 ⓒ김윤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현재 어린이날 100회 기념 특별전 '우리 모두 어린이'가 열리고 있어 특히 아이와 함께 왔다면 들러 봐도 좋겠다. 고궁박물관은 현재는 상설전시만 진행되나 5월 19일부터 특별전시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현판'이 예정되어 있으니 함께 보길 추천한다. 

청와대를 비롯하여 경복궁, 광화문광장, 삼청동과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까지 연결되어 있는 이곳은 향후 내외국인에게 더욱 사랑받는 관광명소가 될듯싶다.
경복궁에서 보이는 서울정부청사 ⓒ김윤경
경복궁에서 보이는 서울정부청사 ⓒ김윤경

푸른 하늘이 더없이 맑았던 날이다. 관람을 신청하지 못해 아쉬웠다면 6월 11일까지 연장된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온전히 돌아온 만큼, 필자도 내부 관람이 가능해지는 날 다시 찾고 싶다. 푸르른 청와대가 그동안 코로나19로 힘들었던 국민 모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기대한다.
☞[관련 기사]청와대 개방행사 가실 분, 교통·관광 정보 미리 챙겨보세요!

청와대 관람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 1번지
○ 교통: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4번 출구 도보 15분, 안국역 1번 출구 도보 20분
○ 관람신청
☞ 청와대, 국민 품으로 관람 신청 페이지
○ 문의: 개방행사 안내센터 1522-7760 / 다산콜 02-120 / 국민콜 110 / 관광통역안내 1330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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