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골목에 숨겨진 달콤 쌉싸름한 멋과 맛!

발행일 2022.04.13. 09:50

수정일 2022.04.13. 15:31

[골목원정대] 걱정 근심, 스트레스로 지친 일상에 달콤한 활력을 선사하기에 알맞아요!

봄이다. 어느새 나무에 새순이 돋고 길가엔 개나리꽃이 탐스러운 노란 빛깔을 뽐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햇볕은 따스한데, 유독 내게 불어오는 바람만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인생이 뜻대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혹은 정말 의도치 않은 곳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하지만 행복은 주어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삶이 씁쓸하게 느껴진다면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달콤한 디저트로 마음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 순간의 고비만 잘 넘긴다면 꽃샘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 당신 곁을 지나갈 것이다.

방배동 하면 원조 카페거리답게 카페골목을 떠올리기 쉽지만, 서울 곳곳에 디저트 골목 등이 다양하게 형성되며 지금은 카페뿐 아니라 반짝이는 작은 맛집들도 많아졌다. 또한 카페거리는 인도 폭을 넓히고 자전거 도로 등을 설치하며 걷기 좋은 도심 속 문화거리로도 재정비를 거쳤다. 예전만 못한 유명세일지라도 그곳에서 맛있는 커피 그리고 홍차와 함께 한다면, 지쳤던 일상에 잠시나마 활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인생이 씁쓸하다면 디저트는 달콤하게 Ⓒ전주영

럼과 함께 하는 달콤한 프랑스 디저트가 끌리는 날엔….

꺄늘레는 ‘홈이 파진’, ‘주름이 잡힌’ 정도의 의미를 가진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전통 디저트다. 정식 명칭은 꺄늘레 드 보르도(Canelés de Bordeaux). 보르도 지방의 수도원인 ‘안농시아드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만들어서 즐기던 음식인데, 수도원의 허락을 받은 민간의 제빵사들이 수도원 밖에서 만들어져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꺄늘레의 특징은 잘못 구워서 타버린 듯한 진한 표면색과 그에 대비되는 뽀얀 속 색, 그리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커스터드 크림이나 푸딩을 먹는 듯 부드러운 식감이 매력이다. 또한 여러 향료를 써서 매우 향기로운 디저트인데, 일부에서는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을 위해 럼을 빼기도 하지만, 주로 럼주(술)과 바닐라빈, 이 두 가지가 반드시 들어간다.

카페 림이티드는 다양한 디저트를 판매하지만 그중 꺄늘레가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꺄늘레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필자는 이 집의 꺄늘레 중 바닐라 꺄늘레, 밤 꺄늘레, 얼그레이 꺄늘레를 추천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적당한 단맛으로 당신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사라지게 할 마법을 느껴보시라.

카페 림이티트 외관 Ⓒ전주영

프랑스의 구움 과자가 궁금하다면?

프랑스의 구움 과자란 별도의 발효과정이 없이 오븐에 구워내는 작은 과자류를 뜻한다. 프랑스에선 구움과자를 '갸또 드 보야쥬(Gâteaux de voyage)'라고 부른다. 크기가 작으면서 달걀과 설탕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칼로리가 높은데다 비교적 유통기한이 길어 여행식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꾸꾸(CCOUCOU)는 실내에 들어서면 흐르는 샹송부터 작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마치 프랑스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작은 디저트 가게다. 작지만 알찬 프랑스 구움과자 디저트를 보고 있으면, 무엇을 먹어야 할 지 고민하느라 방금 전까지 괴로웠던 근심이 싹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가게라고 할까. 적당한 단맛과 입안 가득 차오르는 풍미. 나른한 봄날 오후에 따뜻한 커피 혹은 차와 함께라면 근심이 사라지지 않을까?

아기자기한 실내 전경, 꾸꾸(COUCOU) Ⓒ전주영

다양한 피낭시에. 무화과 피낭시에를 추천한다. Ⓒ전주영

피곤한 오후 카카오 갈레트 브르통 한 입이면 힘이 번쩍! Ⓒ전주영

케이크에도 찾아온 봄바람

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향긋한 쑥과 함께 새콤달콤 상큼한 딸기를 케이크로 만나면 어떨까? 사당역 근처 방배동에 위치한 '오우아'는 다양한 케이크가 유명한 작은 카페다. 시즌마다 다양한 케이크가 나오는데, 봄에는 단연 쑥이 어우려진 단호박 케이크와 시즌 한정 메뉴인 딸키 케이크가 인기가 높다. 따스한 조명과 함께 아늑한 공간에서 봄 느낌 물씬나는 케이크 한 입, 입 안에 넣으면 마음에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지 않을까.

쑥이 어우러진 단호박케이크, 딸기케이크와 함께 봄 느낌이 물씬~ Ⓒ전주영

홍차와 함께 하는 도심 속 짧은 영국 여행

티에리스는 홍차를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유명한 홍차 전문점이다. 방배2동에서 오래 영업하고, 최근 방배3동으로 이전하여 간단한 다과와 함께 차를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직접 만들어 정성스레 준비한 스콘과 쿠키 그리고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향기로운 홍차 한 잔이라면 여기가 바로 도심 속 영국! 열심히 일하느라 지친 일상, 아기자기한 다과와 함께 향긋한 애프터눈 티 세트로 여유로운 일상을 되찾아보는 건 어떨까?

홍차 전문점, 티에리스 내부. Ⓒ전주영

다양한 스콘이 있다. Ⓒ전주영

정성으로 내놓는 최상의 커피

Q커피향은 미국 커피 품질평가기관 CQI의 커피품질평가사, Q그레이더 자격을 취득한 바리스타가 직접 손으로 원두를 하나씩 골라 꼼꼼하게 원두의 품질을 관리하며 로스팅을 하는 작지만 알찬 카페다. 뿐만 아니라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얼음은 커피를 얼려 만드는 섬세함까지 갖췄다.

그래서 그럴까? 동네 주민과 인근 회사 직원의 사랑을 한껏 받으며 십 년 이상 자리를 지킨 방배동의 터줏대감 같은 카페다. 원두의 좋은 품질 덕에 이사간 사람들도 원두를 사러 방배동에 다시 온다고. 하와이안 코나부터 과테말라, 예멘 모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까지 다양한 원두를 구비하고 있어 골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하루의 활력과 더불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정성 듬뿍 담긴 커피 한 잔으로 눈부신 봄날을 더욱 아름답게 장식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