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에 진심인 편! 청년이 일하기 좋은 '서울형 강소기업' 방문기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11.10. 11:00

수정일 2022.03.29. 18:26

조회 2,094

2021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AI 신약 벤처 기업을 방문하다

최근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온코크로스를 방문하기 위해 고층빌딩 숲으로 복잡한 공덕역 오거리를 찾았다. ㈜온코크로스는 AI(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회사다. 김대하 인사재무 팀장을 통해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비결을 들어봤다. 
서울형 강소기업은 청년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서울형강소기업
서울형 강소기업이란 서울시와 공공기관이 인증한 청년이 일하기 좋은 기업이다. ⓒ서울형강소기업

‘서울형 강소기업’은 서울시와 공공기관이 인증한 서울 소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역량, 정규직 비중, 임금, 근무환경 등 일자리 질을 꼼꼼하게 따져 선정한다. 

심사기준에는 ▴일자리 창출 실적 ▴근로자 처우 수준 ▴기업 우수성 ▴고용안정성 및 임금 수준 ▴복지제도 및 일 생활 균형제도 운영 ▴초과근무 및 휴일근무 등의 항목이 있다.

특히 청년층이 중요시하는 일과 생활의 균형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지를 고려한다. 공고가 나간 뒤 1차 서류심사, 2차 현장실사, 3차 면접 심사를 거쳐서 올해는 최종 53개의 기업을 선정했다. 온코크로스는 서울시가 발표한 ‘2021년 서울형 강소기업’ 중 한 곳이다. 
(주)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기업이다. ⓒ윤혜숙
(주)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기업이다. ⓒ윤혜숙

대부분 제약회사는 신약을 개발하려고 오랜 시간과 큰 비용이 들인다. 이 가운데 온코크로스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암을 비롯한 난치성 질환에 어떤 성분의 약이 효과적인지 등을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기술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기업이지만 동종 업계 제약회사로부터 인정받고, 스타트업 투자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기업이다. 내년 코스닥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왜 서울형 강소기업에 지원하게 됐을까? 지난 2015년 회사 설립 당시 임직원이 합심해서 회사를 잘 운영하자고 다짐했다. 당연히 근로기준법 준수, 주 40시간 근무, 육아 휴직제도, 전 직원 스톡옵션, 전 직원 정규직 채용 등을 원칙대로 지켜나갔다. 그 결과 직원들의 퇴사율은 한 자리 수 미만, 창업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퇴사가 거의 없다. 
(주)온코크로스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출퇴근시간을 정해서 근무하고 있다. ⓒ윤혜숙
(주)온코크로스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출퇴근시간을 정해서 근무하고 있다. ⓒ윤혜숙

온코크로스는 지난 8월부터 선택적근무제를 시작했다. 직원들은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한 달 기간 내 정해진 시간을 자율적으로 근무하면 된다. 직원들의 출퇴근이 자유롭고, 회의 등 업무 협의가 필요할 때면 부서에서 업무를 공유하도록 자율에 맡겼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회의할 때면 최소한 3일 전에 공지해서 임직원들이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한다. 

선택적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 각자의 개인적인 상황에 맞춰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니 육아나 학업을 병행하는 직원들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일과 생활의 균형이 가능해진 것이다. 시행 초기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중에 의무적으로 근무하는 시간을 정했지만, 선택적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오히려 성과가 좋아져서 의무 근무시간도 없앴다. 
(주)온코크로스 바이오연구소는 실험에 필요한 약품 및 도구들이 많다. ⓒ윤혜숙
(주)온코크로스 바이오연구소는 실험에 필요한 약품 및 도구들이 많다. ⓒ윤혜숙

담당자는 서울형 강소기업에 지원하기 전 서울시에서 제시하는 심사기준을 확인했다. 기준에 맞춰 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터라 별다른 준비는 없었다. 김대하 팀장은 “서울형 강소기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그동안 없던 제도를 갑작스레 마련해서 시행할 수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하면서 “지금까지 제도화되어서 시행하고 있는 것들을 점검하는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중소기업의 구인난, 청년층의 실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청년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서울형 강소기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정된 585개 기업을 포함해 총 638개 기업이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됐다.
연구원이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윤혜숙
연구원이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윤혜숙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① 청년 정규직 채용 시 최대 4,500만 원까지 지급해 사내 복지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② 육아휴직자 대체 청년인턴 인건비를 최대 23개월 간, 월 최대 235만 원을 지원해 업무 공백 해소를 돕는다. ③ 일·생활 균형 조직문화의 확산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과 청년 채용을 지원한다.

김 팀장은 서울형 강소기업이 받는 직접적인 혜택도 많지만, 지원 과정에서 객관적 시각으로 당사의 수준을 진단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서울시가 제시하는 평가지표와 비교해서 당사의 미비점을 보완해 나감으로써 사내 인사 및 복리 제도를 개선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직원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대외적으로도 ‘서울시의 인증을 받은 우수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좋아진다. 
회의실을 겸한 휴게실에는 직원들이 마실 커피 등 음료가 구비되어 있다. ⓒ윤혜숙
회의실을 겸한 휴게실에는 직원들이 마실 커피 등 음료가 구비되어 있다. ⓒ윤혜숙

이러한 혜택과 기대 효과 덕분에 서울형 강소기업에 지원하려는 기업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 지 조언을 부탁하자, 김 팀장은 “매년 서울형 강소기업을 선정한다. 상반기에 공고가 나올 때 지원 절차를 숙지해서 거기에 맞춰서 점검하고 준비하면 된다”면서 “미리 전년도 평가지표를 확인하고 아직 도입하지 못한 제도가 있다면 하나씩 도입하라"고 전했다. 특히 "근로기준법 준수는 기본"이라고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정되는 게 당장 기업의 매출이나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임직원이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주는 정서적인 효과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온코크로스를 방문해서 비결을 들어보니 ‘역시 서울형 강소기업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소재한 중소기업이라면 서울형 강소기업에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취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이라면 청년이 일하기 좋은 서울형 강소기업을 주목해 봐도 좋겠다.

☞ 서울형 강소기업 홈페이지: http://www.seouljobnow.co.kr/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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