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독서할까요? 비대면 일상에 떠난 '온라인 북 캠프'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1.10.05. 11:00

수정일 2021.10.05. 15:48

조회 562

서울시민대학 온라인 북 캠프 참관기

필자는 지난 주말 아주 진귀한 경험을 했다. 거리두기로 당분간 꿈도 꿀 수 없을 것 같던 단체 캠프에 참여한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는지 궁금했지만, 근 2년간은 주변 사람들만 보고 다니던 곳만 다녔던 터였다. 공통의 관심사를 지닌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시국에 ‘100여 명이 모이는 단체 캠프가 가능한가’ 싶겠지만, 완전 가능했다.
사전신청을 한 참여자 100명에게 독서키트가 도착했다. 캠프 활동에 필요한 일정표와 책갈피, 펜, 노트, 스트레칭 밴드 등이 담겨있었다.
사전신청을 한 참여자 100명에게 독서키트가 도착했다. 캠프 활동에 필요한 일정표와 책갈피, 펜, 노트, 스트레칭 밴드 등이 담겨있었다. ⓒ박지영

독서하기 좋은 계절에 열린, 온라인 북 캠프

필자가 참여한 캠프는 ‘서울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 온라인 북 캠프’였다. 서울시민의 독서의욕을 고취시키고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시민대학 동남권 캠퍼스에서 추친하는 사업이었다. ‘오늘 하루 동안 온라인에서 같이 책 읽어요!’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주말 하루 동안 함께 책을 읽을 신청자 150명을 약 한 달 전부터 모집했다. 그중 선착순 100명에게 캠프 활동 시 활용할 수 있는 독서키트를 보내줬다. 필자 역시 서둘러 접수했고 추석 전 택배로 캠프 일정 안내지, 펜, 책갈피, 스트레칭 밴드, 종이 테이프, 노트, 스티커가 들어간 키트를 받았다.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책과 관련한 행사 및 소그룹 활동이 이뤄졌다.
점심 시간을 제외하고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책과 관련한 행사 및 소그룹 활동이 이뤄졌다. ⓒ박지영

캠프 당일 일정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오전과 오후에 주어진 개별 독서 시간을 제외하고는 함께 강연에 참여하고, 그룹별 소모임을 갖고, 교수의 인생 책 추천 및 이벤트 시간으로 꾸며졌다. 심지민 아나운서가 전 일정 진행자 역할을 맡아 행사를 이끌었고, 긴 일정에 제재하는 사람도 없으니 이탈자도 많지 않을까 싶었지만 부득이 출근하게 된 참가자들 외에는 모두 카메라를 켜고 적극적으로 행사에 임했다. 
사람의 말과 글이 따뜻하게 전해진 정재찬 교수의 강연. 서울시민대학 유튜브에서 현재도 볼 수 있다.
사람의 말과 글이 따뜻하게 전해진 정재찬 교수의 강연. 서울시민대학 유튜브에서 현재도 볼 수 있다. ⓒ서울시민대학

줌(ZOOM)과 유튜브를 통해 진행된 온라인 북 캠프에서 참가자들은 자신이 설정한 책 속 캐릭터 혹은 의미 있는 단어로 조합한 애칭으로 서로에게 불려졌다. 처음엔 낯설고 어색해 쭈뼛거렸던 참가자들도 소그룹으로 나뉘어 대화를 하면서 좀 더 친근해졌고, 서로의 말을 경청했다. 화면을 통해 하루 종일 보다보니 꽤 서로에게 익숙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읽었던 책, 몰랐던 책, 읽고 싶었던 책들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의 생각과 설명을 듣고 소개받으니 하나씩 지혜를 얻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참가자들이 소그룹 모임을 통해 추천한 인생책들. 장르도 주제도 다양했다.
참가자들이 소그룹 모임을 통해 추천한 인생책들. 장르도 주제도 다양했다. ⓒ서울시민대학

모두가 즐거웠던, 온라인 북 캠프

참가자들의 연령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30, 40대 참가자들이 가장 많았다. 소모임을 하면서 각자 캠프에 참여한 동기, 애칭 선정 이유, 인생책, 캠프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등 다양한 생각을 나누었다. 무엇보다 소통의 제약을 느끼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과정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여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완독을 목표로 한 총 240분의 자율독서 시간에도 카메라는 켜둔 채로 운영진에서 틀어주는 잔잔한 음악을 배경삼아 책을 읽었다. 가끔 책이 지루해지거나 늘어질 땐 화면 속 정자세로 책을 읽고 있는 다른 참가자들을 보며 자세를 고쳐 앉고 다시 집중해서 목표한 분량까지 책을 읽어나갔다. 후에 소그룹 소통시간에 한 참가자가 “평소 읽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안 읽을 거 같아서 일부러 그 책을 캠프에 가져왔다”고 말하는 걸 들으며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살짝 웃음도 났다. 
운영진은 개별 독서 시간은 물론 매 활동마다 각각의 이미지를 마련해 분위기 전환은 물론 캠프 참여에 도움을 줬다.
운영진은 개별 독서 시간은 물론 매 활동마다 각각의 이미지를 마련해 분위기 전환은 물론 캠프 참여에 도움을 줬다. ⓒ서울시민대학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책을 읽은 후엔 서로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 속의 글을 책갈피에 적어 공유했다. 책 속의 다양한 글귀들을 공유하며 짧은 사색에 빠지기도 하고, 앞으로 읽을 책 목록을 적어보기도 했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과연 이런 행사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서로가 관심 있는 것들을 나누고 공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었다. 당연히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고, 필자 역시 내년에도 이 행사가 열린다면 꼭 다시 참여하고 싶을 정도로 알차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매 시간이 유익했고 온라인이지만 서로간의 정감이 그대로 전해져, 오프라인 캠프보다 나은 점도 분명 있었다. 중간중간 이벤트를 마련해 참가자들에 소정의 상품을, 또 끝까지 참여한 모두에게 커피 쿠폰을 선물하기도 했다.
개별 독서시간에 필자가 읽은 책. 100페이지 읽기를 목표로 삼았고, 분위기에 힘입어 목표치 이상을 읽었다.
개별 독서시간에 필자가 읽은 책. 100페이지 읽기를 목표로 삼았고, 분위기에 힘입어 목표치 이상을 읽었다. ⓒ박지영

서울도서관, 전자책 및 오디오북 구독 서비스

책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도구다. 온라인 북 캠프는 끝났지만,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혹은 혼자 책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다. 각 지자체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독서모임도 있고, 각 도서관 홈페이지에서는 꾸준히 추천 도서를 업데이트 해주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도서관 내에서 책을 읽긴 힘들어도 예전처럼 대여가 가능하고, 혹시 모를 접촉이 불안하다면 책 소독기로 걱정을 말끔히 씻어내면 된다.
도서관마다 책 소독기가 설치됐고, 비대면 전시나 온라인 독서모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도서관마다 책 소독기가 비치됐고, 비대면 전시나 온라인 독서모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박지영

여러가지 제약에 도서관에 가기 힘들다면 서울도서관의 전자책 및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도서관 홈페이지 내 전자도서관을 접속하면 통합 전자책 8,400여 종, 국내 전자책 15,000여 종 구독, 국내 오디오북 3,000여 종 스트리밍 구독, 영문 전자책 2,000여 종을 구독할 수 있다. 우수 문학작품 및 영화 드라마 원작이 된 책 등을 몇 번의 클릭으로 간단하게 무료로 대여 가능하다. 
서울도서관 전자도서관 페이지. 회원 가입만 하면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서울도서관 전자도서관 페이지. 회원가입만 하면 전자책, 오디오북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서울도서관

거리를 두고 지내야 하는 지금도 가까워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단순히 제약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기회라고 생각하면 가능한 일들도 많다.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 선수가 팀을 독려하며 외쳤던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는 말처럼 계획해 둔 일들이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행동으로 옮겨보면 어떨까.

☞ 서울도서관 전자도서관 바로가기 : https://lib.seoul.go.kr/rwww/html/ko/eLibHome.jsp
☞ 서울시민대학 온라인 북캠프 강연(정채찬 교수) 바로가기 : https://youtu.be/pLGP1PZLQtk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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