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야? 도서관이야? 성곽길을 품은 '다산성곽도서관' 개관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06.03. 14:00

수정일 2021.06.11. 13:23

조회 13,841

입구에서 바라 본 다산성곽도서관 모습
입구에서 바라 본 다산성곽도서관 모습 ⓒ김윤경

성곽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누구나 꿈꾸는 도서관이 탄생했다. 서울시 중구 최초의 자연친화 숲속형 도서관이다. 다산공영주차장 지상을 리모델링해 3층 전체를 도서관으로 사용하고 야외공간도 새 단장했다. 지난 5월 26일 개관한 ‘다산성곽도서관’을 찾았다. 
입구에 개관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입구에 개관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윤경

초록빛 물씬! 원형 책장 따라 만나는 1, 2층 서가

다산성곽도서관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2층과 연결된다. 2층은 안내데스크와 일반자료실, 실내정원으로 구성돼 있다. 왼편으로는 싱싱한 식물로 꾸며진 '실내정원'이, 오른편으로는 '긴 원형 책장'이 가장 먼저 반겨준다. 이 원형 책장은 공영주차장의 둥근 곡선을 살려 만들어졌다.  
책장 사이에 놓인 길을 따라가 본다.
책장 사이에 놓인 길을 따라가 본다. ⓒ김윤경

원형 구조의 책장 사잇길을 걷다 보면 군데군데 예쁜 모습들이 포착된다. 책장 사이 빈틈으로 엿보이는 초록빛 도서관 모습이다. 책장에도 초록빛이 가득하다. 이번 도서 테마인 식물에 관련된 책들이 전시돼 있고, 옆에는 싱그러운 화분들이 놓여 있다. 책장을 따라가다 보면 1층까지 연결된다.
1층 폴딩도어를 접으면 야외로 연결되며 탁 트인 느낌을 준다.
1층 폴딩도어를 접으면 야외로 연결되며 탁 트인 느낌을 준다. ⓒ김윤경

1층은 유아‧어린이 자료실과 노트북 등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실, 실내정원이 자리한다. 설계 당시 좁은 공간을 고려해, 중앙에 폴딩도어를 놓아 야외와 연결했다. 문을 열면 실내에서도 성곽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 좋은 날은 환한 햇살을 내부에서 누릴 수 있다. 공간이 협소하다 해도 앞에 성곽길이 펼쳐지니 어떤 곳보다 넓게 느껴진다.
1층 도서관 실내정원
1층 도서관 실내정원 ⓒ김윤경

찬찬히 둘러 보면 예쁜 느낌의 장소가 꽤 많이 보인다. 책 한 권 들고 앉아 읽으면, 소풍 온 느낌이 들 것 같다. 
책을 대여해 야외공간에서 읽으면 즐거움이 한층 더할 듯하다.
책을 대여해 야외공간에서 읽으면 즐거움이 한층 더할 듯하다 .ⓒ김윤경
여기저기 책 읽을 예쁜 공간이 보인다.
여기저기 책 읽을 예쁜 공간이 보인다. ⓒ김윤경

어디선가 부는 바람, 새소리마저 들리는 듯싶다.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도 좋겠다. 책이 주는 치유의 힘과 공간이 주는 힐링이 만나 상쾌함은 배가 되지 않을까.

전망이 좋은 3층엔 청소년 자료실과 프로그램실

3층 공간에는 청소년들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인근 장충중, 장원중학교 학생들이  의견을 더했다.빈백에 눕고 싶고, 좀 더 쿠션이 많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그대로 수렴했다. 앞으로 진행할 프로그램은 물론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배경음악도 들려줄 계획이다. 
3층 청소년 자료실 모습
3층 청소년 자료실 모습 ⓒ김윤경

다산성곽도서관은 계획부터 주민과 청소년의 다양한 의견들을 모았다. 7명의 주민으로 시작했으나 25명으로 확대된 주민추진단은 정기적 회의를 통해 도서관 운영에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또한 청소년들은 앞으로 동아리 활동과 자원봉사를 함께 해나갈 예정이다. 
다락방처럼 아늑한 3층 창가. 창밖으로 다산성곽길이 펼쳐진다.
다락방처럼 아늑한 3층 창가. 창밖으로 다산성곽길이 펼쳐진다. ⓒ김윤경
3층에서 바라본 풍경이 아름답다.
3층에서 바라본 풍경이 아름답다. ⓒ김윤경

“아이들은 저 위쪽엔 좀 더 큰 매트를 깔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또 책을 빽빽하게 꽂지 않았으면 했어요.”
담당자가 가리킨 곳은 긴 창가 다락방처럼 돼 있는 곳으로 신발을 벗고 올라가게끔 돼 있었다. 올라가 보니 굽이굽이 성곽길이 내려다 보인다. 매트에 편안하게 앉아 전망을 감상해도, 책을 보아도, 마냥 상념에 빠져도 그저 좋을 곳이다. 
1층 커뮤니티실(왼쪽)과 3층 프로그램실(오른쪽) 전경
1층 커뮤니티실(왼쪽)과 3층 프로그램실(오른쪽) 전경 ⓒ김윤경

“뷰 맛집이랄까요(웃음). 사실 낮보다는 저녁 경관이 더 멋져요.”
다산성곽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전망이다. 남산을 비롯한 서울 시내가 보이는 다산성곽길은 한양도성을 둘러싼 약 1㎞ 구간이다. 이런 이유로 주말에는 멀리서 찾아오기도 하는데 그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야외로 나오면 삼색의 캐노피 아래 조명이 보인다. 밤이라면 진짜 더 근사할 공간이다. 원래는 계단이었는데 일부를 평상으로 만들어 좀 더 편하게 책을 읽고 독서캠프나 북 콘서트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옆에는 주민 텃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텃밭에서 씨앗이 자라는 걸 보면서 책을 읽으면 어떤 기분일까.  
야외에서 독서와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일부를 평상으로 만들었다.
야외에서 독서와 공연 등을 할 수 있도록 일부를 평상으로 만들었다. ⓒ김윤경

성곽길이라 조금 오르긴 하지만, 무더운 날이 아니라면 운동 삼아 걷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올라오기 힘들다면 중구 시설관리공단 충무 스포츠센터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 (4호차 성곽공영주차장 승차)를 이용해도 좋다. 코로나19 상황이라 이용하기 전 확인하는 것도 잊지말자. 
다산성곽길 모습
다산성곽길 모습 ⓒ김윤경

어느 시간에 빈손으로 누구든 편하게 들러볼 만한 곳이 바로 도서관이 아닐까 싶다. 특히 실내정원까지 갖춘 다산성곽도서관은 꼭 책을 읽지 않더라고 자주 가보고 싶은 곳이다. 사방에 초록빛이 가득한 다산성곽도서관, 그 안에서 책을 읽다 보면 아무리 일찍 가도 어두워질 때쯤이나 나오게 되지 않을까. 

■ 다산성곽도서관

○ 주소 : 서울시 중구 동호로17길 173(신당동)
○ 가는법 : 지하철 3·6호선 약수역 8번 출구에서 9분
충무스포츠센터 셔틀버스 안내
○ 운영시간 : 화~일 10:00~20:00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문의: 02-2230-2966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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