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마다 축제로 풍성했던 한 해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서형숙

발행일 2012.10.31. 00:00

수정일 2012.10.31. 00:00

조회 1,798

청책콘서트도 1000인의 원탁회의도 희망온돌프로젝트도 마을공동체도 희망서울 1년의 핵심 시정은 시민리포터의 레이더에도 고스란히 잡혔다. 이에 서울 곳곳에서, 서울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지켜봐온 리포터들이 희망서울 1년의 변화를 짚어 보기로 했다. 그 두 번째, 서형숙 리포터가 보고 느낀 희망서울 1년의 변화는 '마을공동체'이다.

[서울톡톡] 작년까지만 해도 주말이 되면 아이를 데리고 어디로 놀러갈까를 고민했다. 이제 일곱 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입장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아마도 비슷한 처지의 부모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 봐도 아이들이 만족할 만한 곳을 찾아 나들이를 가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들어야만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 볼 수 있는 곳이 체험활동장이나 놀이공원, 공연장이다보니 체험비와 관람료는 물론이고 교통비와 간식비도 부수적으로 따라야했던 것.

그런데 올 한 해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별 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이와 가 볼 만한 장소가 참 많았다. 그것은 각 자치구에서 열리는 마을축제와 체험놀이 행사들이 부쩍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각종 체험과 문화생활도 무료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이제 주말이 되어도 아이랑 어디로 가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를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서울시민으로서 느낀 서울의 가장 큰 변화는 마을공동체 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그 시너지 효과로 발생한 각 자치구의 다양한 문화체험과 각종 축제행사들을 꼽아보고 싶다.

올해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인 '마을공동체만들기 사업'이 본격화 됐다. 그에 따라,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가 올해 6월에 설치되었고 마을만들기 사업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서울시는 올 한 해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 토대를 구축하여 주거, 복지, 문화, 경제공동체 등 5개 시책 68개 사업에 1,340억 원을 비용을 투입했다고 한다.

서울생활 20년을 넘어섰지만, 과연 이 사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의문이었다. 그동안 옆집은 물론이고 같은 건물 2,3층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을공동체 사업이 전파되면서 이런 낯선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마을공동체 인식이 잘 자리잡은 곳은 그저 '이웃사람', 또는 '지역주민'에 불과했던 서먹했던 관계가 '이웃 아저씨', '이웃아줌마', '이웃집 할머니', '이웃집 아이'가 되어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친분을 나눌 수 있는 사이로 변화된 것이다.

서울시 시민리포터로 활동을 하면서 만난 각 지역의 마을과 그들 공동체가 만들어낸 성공적인 사업, 그리고 멋진 축제들을 몇 개 소개해 보고 싶다. 

금천구의 '암탉 우는 마을'

금천구의 '암탉 우는 마을'이 생겨난 배경은 이러했다. 개발지역인 마을의 성격상 고치지도 못하고 살아가다보니 방치된 폐건축물, 생활쓰레기, 허물어져가는 콘크리트벽이 난립했다. 그런 마을을 바꾸기 위해 생겨난 마을공동체가 '암탉 우는 마을'이었다. 김혜숙 대표는 뜻을 같이한 주민들과 함께 자치구의 여성보육과, 공원녹지과, 환경과, 치수방재과 그리고 자치센터의 협조를 받아 마을을 차츰차츰 개선해 나갔다. 덕분에 칙칙했던 골목길이 여성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 주민과 자치구가 함께 힘을 모아 개선하니 지금은 마을주민들에게 생활의 기쁨이 되고 보람이 되었다.

동작구의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안전한 마을 만들기'

동작구에는 여성과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마을공동체가 있다. 바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민의 힘으로 안전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동네한바퀴'를 돌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과 함께 주말 저녁 근린공원에서 주민과 함께 평화인권축제를 연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십대 학생들에게는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누고 이들의 고민도 풀어준다. 가족이 함께 하는 '풀씨모임' 이라는 주제로 꿈틀이 텃밭도 꾸려나가며 아이들이 직접 지렁이도 구경하고 흙도 만져보는 자연학습체험을 통해 정서적인 함양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동작구 상도3·4동 일대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성대골마을'은 2009년 아름다운 가게의 지원을 받아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다. 이 도서관을 통해 마을 주민들과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했는데 아동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왜냐하면 어린이 특기적성 교육, 부모교육, 학교세우기 운동, 인조잔디 반대운동 등을 실시하며 자녀교육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한 '성대골절전소'도 설치하였다. 성대골 발전소는 가정별로 절약한 에너지를 합산해 눈으로 확인하는 운동으로서 이를 시작으로 에너지 자립마을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영등포구의 서울여성문화축제

지난 9월에는 직장인 서울여성문화축제가 있어 문래근린공원을 찾았다. 이 행사는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행사였지만, 마을공동체가 하나가 되어 가족 성평등 실현을 알리고 몸에 좋은 우리 농산물 등을 알린다는 의미가 있다. 동네 곳곳의 위험지역을 수시로 돌면서 여성과 아이들에게 안전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마을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활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위험지역도 표기하여 전시되어 있었다. 주민들은 이런 전시를 통해 더 살기 좋고 편안한 마을을 만들어보자고 마음을 모았다. 이렇게 유익한 마을프로그램들이 더 홍보가 많이 되어 타지역 주민들도 함께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악구의 평생학습축제와 골목예술전

지난 10월 13일 관악구에서는 평생학습축제와 함께 다문화가족이 함께 하는 골목예술전이 열렸다. 평생학습축제는 관악구청 앞 광장에서 관악구청 골목예술전은 관악구청 청사 맞은편 골목길에서 진행됐다. 이 모든 행사 역시 지역주민들이 동아리를 만들고 지역단체의 협찬을 받아 연 것이다. 구청, 보건소, 학교, 건강가정지원센터, 마을봉사단체, 지역도서관과 마을공동체의 주민들이 하나를 이뤄 축제를 진행하니 더없이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골목예술전에서는 그림과 도기작품 전시 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담벼락에 세워져 있는 오래된 기타, 악보나 엽서 크기의 유화작품부터 제법 큰 사이즈의 유화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몇가지 예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마을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이룬 마을 공동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여성과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서울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를 앞세우며 개인주의가 팽배했던 서울 사람들이 이제는 '우리', '우리마을', '우리동네'를 다시 찾으면서 도시의 축제도 더욱 다양해지고 매력도 가득해지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것이 더 확산되어 내가 거주하는 지역뿐 아니라 지역간, 세대간의 문화적 통합을 전파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몇몇 성공 사례에 만족할 게 마을공동체가 더 폭넓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주민과 지역단체, 그리고 행정기관이 단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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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축제 #마을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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