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합시다, 선진 교통신호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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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9.11.02. 00:00

수정일 2009.11.02. 00:00

조회 4,255



시민기자 한우진




지금 정부는 교통신호체계 선진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교통신호체계가 세계표준(1968년 UN 비엔나협약)과 달라, 교통사고, 교통 혼잡 등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는 데 문제의식을 갖고, 교통신호체계를 세계 표준에 맞추어 교통의 국제화를 실현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 방안의 세부적인 내용은 비보호좌회전 확대, 회전교차로 도입, 점멸신호제 활용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교통신호체계는 신호등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자동차 이용자들이 스스로 원칙을 갖고 자율적으로 교통질서를 지켜나가는 체제다. 교통량이 적은 교차로의 경우, 기계적으로 신호등을 도입하면 오히려 더 불편해질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신호체계는 자동차 상호간의 통행우선권을 명확히 하여, 신호 없이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교차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새로운 신호체계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많이 쓰이지 않는 신호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새로운 신호체계는 전국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변하고 있는 곳들도 많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모든 시민이 새로운 신호체계를 공부하여, 선진화된 교통신호운영체계에 안전하고 빠르게 적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길거리에서 점점 더 많이 보게 될 표지판은 바로 ‘비보호 좌회전’이다. 비보호 좌회전이란 좌회전을 지시하는 별도의 신호등이 없으며, 신호등이 녹색일 때 앞에 오는 직진 차량을 적절히 피하여 좌회전을 하는 것을 말한다. 비보호 좌회전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언제 좌회전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어떤 분들은 비보호 좌회전은 신호와 상관없이 재주껏 다른 차를 피해서 좌회전을 하는 것이라고 아는 분들도 있고, 심지어는 적색 신호일 때 좌회전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분도 있다. 오히려 녹색신호일 때는 앞에서 차가 오는데 어떻게 좌회전을 하느냐고 되묻는 사람조차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비보호 좌회전은 녹색신호일 때 하는 것이다. 물론 녹색신호에서는 맞은편에서 직진 차량이 오고 있긴 하지만, 한가한 도로에서는 직진 차량 사이에 틈이 있기 때문에, 이 틈을 이용하여 좌회전을 하는 것이다. 오히려 적색신호의 경우에는, 좌우방향 차선에 녹색이 들어오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앞으로 또 늘어날 것은 회전교차로이다. 회전교차로는 둥근 원안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들어가 원하는 방향에서 나오는 것이다. 회전교차로는 사망사고가 줄어들고, 신호대기시간이 없으며, 처리용량이 큰 장점이 있다. 회전교차로에서 중요한 것은 차량의 우선순위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회전교차로를 두려워하지만, 차량의 우선순위만 미리 정해져 있다면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사고가 났다고 해도, 우선순위를 안 지킨 사람이 책임을 지게 된다. 현대식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미 회전하고 있는 차량(좌측차량)이 우선순위를 갖는다. 회전교차로에 들어가는 차량은 이미 회전중인 차량을 피해서 회전교통류에 들어간 후, 원하는 곳에서 빠져나오면 된다.

특히 회전교차로처럼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필요한 교통표지가 바로 ‘일시정지’와 ‘양보’다. 우리나라에서 이 두 교통표지는 그냥 권장사항 정도로 여기지고 있지만, 무신호 교차로에서 이 표지는 교통신호등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지키지 않았다면 범칙금을 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일시정지란 해당 지점에서 일단 정지한 후 다시 출발하는 것이고, 양보란 우선권이 본인도로(부도로)가 아닌 주도로에 있음을 인정하고, 서행으로 주의해서 지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두 신호는 병존할 수가 없다. 두 신호가 같이 붙어 있다면 모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는데 교통신호 운영자나 이용자나 모두 이 신호를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이 두 신호는 회전교차로, 무신호 교차로에서 신호등에 버금가는 중요한 신호가 될 테니 꼭 알아두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점멸신호가 있다. 앞으로 교통신호 효율화를 위해서 교통량이 적은 교차로의 야간에는 신호등을 점멸신호로 바꿀 예정이다. 점멸신호에는 황색과 적색이 있는데, 황색은 그 지점에서 속도를 줄여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고, 적색은 일단 완전히 정지했다가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지키는 사람이 드물다. 밤이 되면 점멸신호를 아랑곳하지 않고 속도를 유지하며 그대로 통과하는 차량들이 있다. 앞으로 이것은 명백한 범칙금 대상이다. 더구나 점멸신호에서 차량이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지 않으며, 밤에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지날 수가 없게 된다. 점멸신호란 맘대로 달리라고 신호등을 꺼놓는 게 아니다. 오히려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되는 낮의 녹색보다 더 불편할 수 있는 것이다. 밤에는 그만큼 더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점멸신호의 의미를 다시 파악하고 이를 따라야 모두에게 안전한 교통신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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