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지나도 먹을 수 있어요!

시민리포터 김수희

발행일 2013.02.14. 00:00

수정일 2013.02.14. 00:00

조회 9,838

[서울톡톡] 바쁜 아침, 직장인 이신정씨는 밥 대신 우유 한 잔을 데워 마시기 위해 냉장고를 연 순간 우유팩 상단에 쓰여 있는 유통기한을 보고 잠깐 망설이다가 우유도 입에 대지도 않고 빈속으로 회사로 향한다.

주말, 주부 김수현씨는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칼국수를 먹기 위해 전에 사다둔 칼국수 면을 꺼내다 국수 포장지 앞면에 있는 이틀 지난 유통기한을 보고 먹어야할지 말지 고민하다 집 앞 외식집으로 향한다.

직장인 이씨와 주부 김씨처럼 유통기한이 지났는지의 여부에 따라 식품을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아직 상하거나 음식 맛이 변질되지 않았어도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는 것이 꺼려져 쓰레기통에 버려지기 마련이다.

한국식품공업협회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버려지는 음식이 연간 수천톤에 이르고 발생하는 손실 비용은 연간 6500억원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유통기한'을 놓고 고민해야하는 소비자들의 문제와 낭비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지난해 7월 도입된 '소비기한' 표시제도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추진하는 사업으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을 제품에 같이 표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유통기한이다. 이 기한이 지나면 못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유통기한(sell by date)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뜻한다.

소비기한(use by date)은 유통기한과 달리 보관기준을 잘 준수할 경우 식품의 안전에 이상 없이 섭취가 가능한 기간을 말한다. 그러다 보니 통상 유통기한이 소비기한보다 짧게 설정된다.

즉, 유통기한이 초과된 제품은 판매가 되지 않지만 소비기한이 초과되지 않은 제품은 섭취하는데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제도이다.

리포터가 직접 매장에 나가 소비기한 표시 제품이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봤다. 현재 선정된 제품은 총 18개 정도로 주로 면류나 과자류로 구성돼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평소 라면을 즐겨먹는 한 대학생은 "밥 대신 라면을 자주 먹기 때문에 컵, 봉지 할 것 없이 한꺼번에 사다두는 편"이라며 "친구가 집에 놀러와 컵라면에 물을 부으려는데 날짜가 지났다며 버렸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들이 기호식품인 라면을 박스로 많이 구입하는데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도 탈날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으니 유용할 것 같다. 다만 다양한 라면을 구매해봤지만 아직 소비기한을 본 적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유은영씨는 샐러드를 소스에 뿌려서 자주 먹는데 냉장고에 넣었다고 해도 유통기한 지난 건 왠지 꺼림칙했었다. 하지만 "소비기한 표시가 있는 소스는 언제까지 먹어도 되는지 확실히 알 수 있어 마음이 편할 것 같아, 앞으로 쉽게 상할 수 있는 소스류 등 많은 제품에 소비기한이 표시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식품안정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이달까지 시범기간을 두고 소비자들의 인식 및 효과를 모니터링해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기한 표기 시범제도는 유통기한의 만료가 반드시 식품의 변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줬다. 이를 통해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버리거나 새로운 식품을 재구매해 가계 부담을 증가시키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긍정적 효과가 생겼다.

하지만 정부가 가공식품에 대한 안전을 위해 이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한지 반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두 표기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통해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 문제인 쓰레기 줄이는데도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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