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처음 배운 39세 엄마의 시

하이서울뉴스 조선기

발행일 2011.09.29. 00:00

수정일 2011.09.29. 00:00

조회 2,188

교육 참여자의 일기, 방문 컴퓨터교실, 한글교실 초급(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남 앞에서 부끄럼 타는 것도
책상이 어지러우면 공부가 안되는 것도
족발과 갈비를 뜯는 걸 좋아하는 것도
다 닮았다. 양순이와 승안이는
한 번 마음먹은 일을 끝장 보는 것까지도
그러나 꼭 한 가지
닮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사람을 무서워하는 것이란다.
어린 시절
세상을 너무 무서워하며
혼자 시간을 보냈던 옛 생각이 떠올라
엄마는 가슴이 아프단다.

- 김소리 씨의 자작시 '양순이와 승안이' 중에서

서울시, 올 3월부터 여성장애인 교육 사업 ‘해나무아카데미’ 프로그램 지원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했던 여성장애인들이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교육받기 어렵다는 말이 실감나지 않지만, 일부 여성장애인들은 주변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필요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김소리 씨(가명, 39세, 지체2급) 역시 서른 살이 넘도록 한글을 배우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한글을 배우면서 자신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글을 배운 후 아이들을 제목으로 자작시를 썼다. 위 시에는 엄마로써 양순이와 승안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걱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녀가 한글을 배울 수 있었던 건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해나무아카데미'를 통해서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성장애인을 위한 교육사업으로, 현재 8개 교육과정에 32명의 여성장애인이 한글교실(초급, 중급), 영어교실, 컴퓨터교실, 검정고시 교육 등을 받고 있다.

한글교실은 초급·중급 2개 과정으로 수준별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수업에서는 한글학습 뿐만 아니라 수 개념, 시계 보기, 마트 전단지 보기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능력도 함께 배운다. 
영어교실은 전문강사가 알파벳, 영어단어, 기초문법 등 영어기초학습을 통해 실생활에서 필요한 회화를 가르친다. 컴퓨터교육은 컴퓨터 기기활용 기술, 한글 타자 연습, 정보검색, 이메일 사용법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정보를 교육하고 있다.

특히 중증장애로 인해 학업이 어려웠던 여성장애인을 대상으로 1:1 방문 검정고시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 고입검정고시 1명, 대입검정고시 4명 등 총 5명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해나무아카데미'는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교육사업으로, 올해 교육 신청은 마감된 상태. 그러나 내년 교육을 미리 신청할 수 있다. 교육대상자는 서울시 등록 여성장애인으로, 저소득저학력 여성장애인을 우선 지원한다. 교육 받기를 희망하는 여성장애인은 사업수행기관인 성프란치스꼬장애인종합복지관(☎ 02-830-6500)으로 신청하면 된다. 

 

■ 여성장애인교육사업 '해나무 아카데미'

□ 교육기간 : 2011. 3월 ~ 11월
□ 교육대상 : 서울시 거주 여성장애인
□ 교육장소 : 성프란치스꼬 장애인종합복지관 및 중증장애여성 가정
    - 위치 : 구로구 정든2길 1-2 (가리봉1동 131-2)
□ 교육과정 : 8개 과정 운영
    - 기본교육 : 한글교실(초급), 한글교실(중급), 영어교실, 컴퓨터교실
    - 방문교육 : 한글교실, 영어교실, 컴퓨터교실, 검정고시 교육
□ 교육관련 문의사항
    - 성프란치스꼬장애인복지관 (☎02-830-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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